요즘 매일같이 올라오는 기사들을 읽으면 여기가 한국인지 아프리카 밀림인지 헷갈릴 정도다. 허구한 날 성폭행에 강도, 칼부림... 우리의 조국이 언제 이렇게 법도 규칙도 정의도 없는 동물의 세계가 돼버렸을까. 작년만 해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자랑할 정도로 높은 치안을 자랑했었는데 말이다. 이제는 길거리에서 침 뱉는 사람에게 핀잔을 주었다간 칼부림을 당하기 십상이다.
아프리카 정글에는 오로지 본능에 의해서만 살아가는 짐승들이 살고 있다. 다만 성폭행 문제에 있어서는 인간이 동물보다 못하다. 그러고 보면 지금 대한민국은 짐승보다도 못한 인간들이 득실거리는 곳인 것이다.
최근 국내 한 언론은 우리나라의 성범죄자 통계를 보도했는데, “성폭행(강간)과 성추행 범이 2001년 1만446명에서 2010년 1만9939명으로 10년 새 100% 가까이 늘었다”고 한다. 세계 최악의 성폭행이 자행되고 있는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 (이하 민주콩고) 에서는 연간 1만4천여 건, 하루 평균 약 40건의 성폭행이 일어나고 있다.
4년 전 처음 민주콩고에 가서 동북부의 성폭력 피해자들을 만났을 때는 크나큰 충격을 받았었다. 북 키부주의 ‘고마 (Goma)’라는 도시의 ‘제솜 병원’에서 7살짜리 피해소녀를 보았을 때 ‘도대체 이 아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런 고통을 당하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떻게 어린아이를 보고 성충동을 느낄 수 있는가’라고 생각했을 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고마에 있는 또 다른 병원인 ‘힐 아프리카 병원’의 의사는 자신의 경험담을 내게 전해주면서 “11개월 된 어린아이의 생식기에서 옥수수를 빼내는 수술을 했다”고 증언했다. 민주콩고에서 자행되는 성폭행은 그 잔인성이 극악스러워, 피해자를 강간한 뒤 아예 살해하거나 생식기에 각종 외상을 가한다. 총부리나 칼, 호미, 나뭇가지 등으로 해를 입혀 불임을 유발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때만 해도 민주콩고의 성폭행은 부족 간 혹은 반군간 전쟁의 무기 중 하나로 사용돼 왔다. 성폭행을 함으로써 적에게 수치심을 안겨주고 사기를 떨어뜨리는 한편, 나아가서는 불임을 통해 인종청소까지도 꾀하는 것이다. 이는 고대나 중세 사회에서 중앙아시아나 유럽의 침략역사 속에서도 자행됐던 전술이기도 했다. 남자가 일으킨 대부분의 전쟁에 여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었다.
성폭행 가해자들은 밀림에서 숨어살다가 민가로 내려와 약탈과 강간을 일삼으면서 다시 밀림 속으로 도망친다. 그들은 AK-47 소총으로 무장, 민주콩고 국군의 접근을 막아내면서 반군활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반군소탕을 하려면 한차례 전쟁을 치러야 하는 것이다. 어떤 반군들은 민가에서 소녀들을 납치, 자기네들의 소굴에 가둬놓고 성노예로 부리기도 했다. 이 와중에 살아남는 소녀들도 있고 그렇지 않고 죽는 소녀들도 있다. 살아남더라도 이미 생식기는 망가질 대로 망가져 피스툴라 복원수술을 해야 한다.
서방세계의 한 구호단체 보고서에는 민주콩고의 성폭행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로 ‘가해자에게 주어지는 면죄부’를 이야기했고, 이는 현지의 전문가들도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유전자 검식을 할 수 없는 현지의 기술력으로는 도저히 가해자를 가려낼 수 없으며, 가해자를 제대로 사법처리하기도 힘들다. 고마의 중앙구치소에는 700여명의 재소자가 있는 데, 이들 중 겨우 30여명만이 성폭행 혐의로 복역 중이다. 가해자 검거도 쉽지 않고, 혐의를 씌우기도 힘들다. 대부분은 밀림으로 도망쳤다가 다시 나와 범죄를 계속 저지른다. 그야말로 면죄부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라고 별로 다를 건 없는 것 같다. 요즘 성폭행관련 기사를 읽다보면 우리나라의 형벌이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든다.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아프리카의 가해자들처럼 일종의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 가해자는 전자발찌를 차도 계속 성폭행을 저지르고 있고, 그들에 대한 보호감찰대상 관리도 제대로 돼있지 않다. 몇 년 복역하다가도 사면되거나 형량이 감소돼 출소, 또다시 우리의 딸들과 어머니들을 상대로 몹쓸 짓을 저지른다. 아프리카 밀림처럼 본능으로만 살아가고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는 곳이 바로 2012년 대한민국의 현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