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바른길을 닦는 곳이 바로 여기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학사대 - 자광┃해인사승가대학 치문반 2012년 06월 364호

5월10일이면 출가한지가 딱 1년이 됩니다.
1년의 기간은 모두 해인사와 같이 한 날입니다. 해인사로 출가하여 해인사에서 행자생활 그리고 강원까지 같이 한 1년입니다. 아마도 다시 출가 한다해도 해인사로 입산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 해인사로?’ 묻는다면, 보통은 삼보사찰 중의 하나이고 팔만대장경과 장경각, 근현대 유명한 큰스님들의 발자취가 남은 유명한 사찰이라 선택하였을 거라 짐작하여 저에게 묻지만, 사실 전 출가의 마음을 먹을 때는 해인사가 아니었습니다. 경기도의 집과 멀리 떨어진 부산지역의 사찰이나 도로의 접근성이 힘든 전라도 지역의 조용한 사찰을 선택하려 했습니다.

속가 인연을 정리하고 자숙의 시간과 참회를 거치면서 절과 발원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지내다 은사스님과 사형스님의 권유, 그리고 나의 근기를 알 수 있는 곳이 어딜까 생각하다가 해인사로 왔습니다.

출가일은 정확하게 2011년 5월 10일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그날은 비가 많이 내렸고 처음 오는 해인사라 어떻게 산 위로 갈지를 몰라 비 오는 날 걸어 올라갔습니다. 참 많은 비가 왔습니다. 속으로는 괜히 걸어가나? 편하게 택시 타고 갈 것을 생각했지만, 그래도 정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걸어가면서 올라가며 빗물과 함께 제 마음도 씻어지길 생각하면서 올라가니 나름대로 좋았습니다.

처음에 도착하니 슬쩍 나는 생각이, ‘잘 한건가?’ 머슥하고 생소하고 낯설고 경상도의 속은 정감 있지만 서울 측에서 볼 때는 무뚝뚝함. 그렇게 원주실에 찾아가서 “출가하러 왔습니다” 라고 스님께 말씀 드리니, 바쁜 와중이라 출가는 잠깐 멈춘 뒤 후원에서 봉사하고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사실 오기 전에 조금이나마 일손을 돕고 싶었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보통 처음 출가할 때는 3000배 바로 시작하지만, 때가 때인지라 제 속마음대로 저녁까지 봉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 당시 출가를 도와 주신 학인스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나중에 같은 도반행자님들은 제가 자원봉사자나 떡집처사님인 줄 알았다고 합니다. 처음에 한 일이 떡을 나르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오후가 지나고 저녁부터 3000배는 시작되어 다음날 까지 이어졌습니다. 모든 속가 복은 벗어 던지고 회색운동복, 이 운동복까지 벗어 던질려면, 3000배와 삭발식을 모두 끝내야 겨우 행자복을 입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모두 하고 나서 삭발식에 머리를 깎을 때는 어찌나 마음이 시원하던지 왜 이제서야 하는가? 울컥 했습니다.

그렇게 행자님들과 후원소임을 바쁘게 지내나 보니 살이 점점 빠지더니 15Kg이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 모든 이전의 살들이 밖에서의 방일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또한 그렇게 바쁘게 무사히 행자생활을 마친 것도 도반행자님 덕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하루 하루 지나가면서 해인사 어른스님들과 용맹정진 하시는 선원스님, 그리고 멋있게 힘차게 습의 익히는 학인스님, 뒤에서 이 모두 조용히 바쁘게 외호하시는 사중스님, 그리고 신심으로 사중 일을 도와주시는 처사님과 보살님, 이 모든 분들이 저에게 신심과 환희심을 심어주셨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벌써 지금 해인강원의 치문반에 있습니다. 행자생활에서 보던 때와 직접 겪어보니, 제 생각과 많이 달랐습니다.
스님으로 배워야 할 경전과 위의, 계율, 그리고 대중생활 어느 하나 귀중하지 않은 게 없습니다.
저 이전에 여러 스님들, 예전의 생각의 기준이 저였다면, 이제는 완전히 저와 남이 없는 대중을 위한 바른길을 닦는 곳이 여기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생각 하면서도 실제로는 저의 행동은 저만을 위할 때가 많습니다. 대중을 힘들게 할 때는, 너그러운 도반스님들과 여러 스님들이 경책합니다. 그 경책도 그냥 하는 경책이면 편하게 받을 수 있지만, 저를 위한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사실 경책보다는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드니 어찌 신심이 안 나겠습니까?

매일 예불시간을 가지면서 느끼는 점은 부처님과 가르침, 그리고 스님들은 정말 보물인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출가하여 제 모습이 삼보에 누가 되지 않을까? 항상 조심해야 하며 공양을 헛으로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또한 여러 부처님과 스승님, 단월과 부모님 은혜를 겨우 갚는 방법이 무엇일까? 항상 생각하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나중에는 답이 꼭 이루어져 온 세상 모두 행복한 것이 저의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