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적 농사를 지었습니다. 당신은 잡초를 뽑아 본 적이 있나요? 농사짓기도 어렵지만 풀 뽑기도 장난이 아닙니다. 풀도 그리 녹녹하지 않습니다. 더운 날에 비처럼 쏟아지는 땀도 문제지만 풀 뽑기가 얼마나 힘든지는 농부가 아니면 모릅니다. 풀도 뽑히지 않으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힘을 총동원하여 흙을 꽉 움켜쥡니다. 이 \'뽑히지 않으려고 움켜쥐는 힘\'이 바로 업력입니다. 어찌할 수 없는, 자기보다 거대하고 큰 힘 앞에서도, 풀은 흙을 움켜잡고 뽑히지 않으려고 마지막 순간까지 죽을힘을 다해 버팁니다. 풀의 처지에서는 그것은 목숨을 건 싸움일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생물은 끝까지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풀의 살고자 하는 몸부림은 뽑혀나가기 직전 급기야 자신의 씨앗 몇 개를 지상에 살짝 떨어뜨립니다. 생명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남길 줄 아는 것입니다. 모든 업장의 모질기는 풀과 같습니다.
뽑아도 뽑아도 새로 끝없이 나오는 잡풀을 보면서 나는‘제발 풀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풀이 없으면 곡식도 안 된다는 것을, 기름진 땅 일 수 록 곡식도 잘 되지만 잡초도 잘 큰다는 것은 먼 훗날에야 알았습니다.
풀은 \"필요 없는 식물\"입니다. 곡식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뽑아야만 합니다. 풀은 곡식을 괴롭히는 필요 없는 존재일 뿐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지나치게 인간의 생각입니다. 잡풀도 살아야 하고 종족을 보존해야 하는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내 입장에서 필요하건 필요하지 않건 그들도 엄연히 하나의 생명체로서 살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곡식의 입장에서 봤을 때 풀이 살고 싶어 하건 안 하건 뽑힌 풀은 거름이 되어 곡식에게 영양분을 줍니다. 그러므로 풀은 어쩌면 없어서는 안 되는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살기 위하여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한 것만 직업이 아니라 사실은 내가 살아가면서 보고, 보이고, 듣고, 들리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다 직업입니다. 그 업은 반드시 습관을 남깁니다.
우리들이 익힌 습관도 고치기가 풀 뽑는 것만큼이나 힘이 듭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하려고 하면, 즉 술 담배를 끊으려 하면.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려고 하면, 공부를 하려고 하면, 화를 내지 않으려고 하면, 그것들도 죽을힘을 다해 저항을 합니다.
술은 순순히 물러가는 것이 아니라 온갖 핑계를 다 댑니다. 마셔야만 하는 이유를 끝없이 만들어냅니다. 한잔만 더! 한잔만 더! 하고 재촉을 합니다. 술은 그 마지막 저항 수단으로 금단현상까지 만들어냅니다. 이래도 네가 술을 마시지 않겠느냐? 이래도 끊겠느냐? 고 술은 끊으려 하면 할수록 그만큼 더 엄청난 힘으로 저항을 합니다.
그래서 습관은 고쳐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그 습관에 질질 끌려가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전장에서 백만 대군을 무찌르고 승리한 장수보다 자신(의 습관)을 이긴 사람이 더 훌륭하다고 하였습니다.
아침 늦게까지 자던 사람이 1시간만 일찍 일어나려고 하면, 몸은 5분만 더! 5분만 더! 하면서 자려고 합니다. 잠은 몸을 이기려고 갖은 수단을 다 동원 합니다. 한 바탕 몸과 마음의 전쟁이 벌어집니다. ‘오늘은 비가 와서! 오늘은 몸이 찌뿌둥해서! 오늘은 쉬는 날이라서! 에이 내일부터 하지 뭐! 피곤해서!’초저녁에 철석같이 하던 맹세는 어디로 가고 내 몸은 자꾸 약해집니다. 엉덩이를 하늘로 쳐들었다가 거꾸로 누웠다가 온 몸을 비틀었다가 엎드렸다가 별 오두방정을 다 떨다가 그만 흐물흐물 무너져 내립니다. 그러다가 일찍 일어나기는커녕 그만 늦잠을 자고 버리고 맙니다.
이렇게 잡초와 습관은 성격이 같습니다. 그것들도 생명이라고 승부욕이 있어서 패배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을 존경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습관에 패배하였지만 부처님은 그 습관을 이긴 분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무엇이 아니라 자신(의 습관)을 이겼을 때 사람은 보람을 큰 느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습관은 누가 준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누에처럼 내 스스로가 고치를 만들어서, 습관을 만들어서 내 스스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가 만들어 준 것도 아닌. 내 스스로가 만든 업을 내가 고치지 않으면 누가 고쳐주겠습니까? 여러분! 습관이라는 번뇌를 뽑아보시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나도 부처님이나 성공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