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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제주에 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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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야기 - 조영숙┃제주거주 2012년 05월 363호

봄 바람 꽃 바람이 나를 흔들고 있다.
아니, 바람이 나를 흔들어 주기를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봄 바람이 블어오면 갈무리 해 두었던 그리움의 보따리를 풀어내고 싶다.
언제나 그리운 곳,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그 곳,
그 곳에 살다가 그 곳에 묻혀야 할 아름다운 섬 제주도.
아름다운 제주섬을 사랑하는 난, 늘 제주 섬 아줌마를 꿈꾸고 있다.

‘벚꽃잎이 눈보라 처럼 흐날리는 풍광을 즐기려 봄 길을 나서야겠다\'고 하신
어느 스님의 글 처럼 ,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을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성시경의 제주도 푸른 밤을 흥얼거리며
아름다운 제주섬으로 즐거운 여행을 떠나요.
자연과 대화하며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자신의 영혼을 산책하노라면 어느덧 길이 생기고
몸과 마음이 상쾌하고 날아갈 듯 가벼워진다.
우리의 삶은 결국 자연으로 돌아감이요, 자연은 우리가 돌아갈 영원한 품속이다.
넉넉한 자연의 품속에서 몸과 마음을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길이 올레 길이다.
올레는 대문에서 마을까지 이어지는 아주 좁은 골목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올레 길로 들어서면 푸른 바다에 넘실대는 파도도, 제주의 곡선미를 자랑하는 오름도
모두가 반가운 나의 옛 친구들이다.
파도와 만나고 오름을 지나, 나의 발길이 닿는 곳이면 모두가 나를 반긴다.
어느 곳이든 새롭지 않은 곳이 없으며 거닐기에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이 있는 올레 1코스를 걷노라면
화산섬의 독특한 돌담을 한 밭들이 모여 있다.
노란 유채꽃의 미소를 품은 돌담 곁에 부드러운 청보리의 초록 물결이 일렁인다.
그 아름답고 아늑한 풍경에서 고흐의 그림이 겹쳐진다.

섬의 중앙에 우뚝서 묵묵히 제주를 지켜주는 한라산
한라산은 늘 같은 자태로 있건만 내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어느 때는 근엄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어느 때는 자애로운 어머니의 모습으로, 때론 동화속 아이들처럼 보인다.
서귀포 위미에서 보는 한라산은 삼신할머니가 목욕하고 편안히 누워있는 모습이다.
한라산은 어머니산 이라 산신 할머니가 계신다고 한다.
아마 산신각(단)에 할머니가 모셔진 곳은 제주도 뿐 일것이다.
성산일출봉을 가는 길엔 해안도로와 어울린 지미봉과 알오름이 보이고,
해안가에는 투명한 오징어가 바람에 말려진다.
돌아서면 병풍을 쳐 놓은 듯한 수직절벽의 말미오름이 나타나고
그 너머엔 우뚝솟은 다랑쉬 오름이 다가선다.
오름은 작은 화산체의 제주 방언으로 368개가 있다.
놀멍(놀면서),쉬멍(쉬면서),먹으멍(먹으면서) 걷고 걸어간다.
놀멍 들꽃들과 이야기 나누며, 오조리 해안가에서 전복죽도 먹으멍 제주도 사투리도 들어보자.

평화로운 섬 우도는
하늘에선 거북이 한 마리, 성산포에선 소가 누워 있는 모습이다.
성산포는 언제나 그리움을 안겨 준다.
시인 이생진님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 때문일까?
\'술은 내가 마시는 데
취하기는 바다가 취한다.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이생진 시인의 시비詩碑도 있다.
태평양 바다와 어우러진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해돋이는 성산일출이라 하여 예로부터 영주십경瀛州十景 가운데 제1의 절경이다.
성산일출봉에서 새벽을 뚫고 붉은 태양이 솟아오르면
그 순간 삼라만상이 다투어 깨어나는 소리가 들려온다.
하늘과 땅과 태평양 바다가 넘실대는 냄새를 맡아보자.
풀잎에 맺힌 이슬의 영롱함을 볼 수 있는 순간이다.
볼에 닿은 상큼한 새벽 바람의 감촉을 느끼며
아침이 시작되면 또 새로운 오늘을 만난다.

성산일출봉을 에워싼 광치기 해안에서 바라본 일출봉은
아름다운 해안선과 어우러진 웅장한 용궁이 넋을 잃게 한다.
바다 냄새를 안고 온 따뜻한 봄 날, 봄 바람에 신발을 실어 보낸다.
맨발로 걷는 백사장, 바닷물에 발을 담궈도 보고. 파도 소리 들으며 광치기 해안을 따라 걷는다.
바다 속에 숨은 초록 해초들이 썰물을 타고 나들이 한다
하얀 백사장은 금새 초록 잔디를 깔아 놓은 축구장으로 변한다.
바닷물에 씻기고 다듬어진 바위와 자갈들, 자연이 조각한 걸작 에술품들이 즐비하다.
모래밭에 앉아 조개껍데기를 주워보자.
소라껍질 속에 담긴 먼 바다의 파아란 소식도 들어본다. 장 꼭도의 시도 흥얼댄다.
내 귀는 소라껍질
바다 소리 그리워한다.
제주의 올레길을 걸으면 시인이 되었다가 화가도 되고, 노래하는 새들도 모두가 하나다.
아름다운 추억과 많은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아름다운 제주도로 오세요.
제주 올레는 ‘제주에 올래?’ 라는 초대의 의미도 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