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구니스님이 강원 다닐 때의 일이다.
배고프던 아랫반 시절 용기를 내서 아는 반연께 오징어 한 박스를 보내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그러고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택배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강사스님과 자기가 이름이 같음을 알았다.
들키면 큰일이다 싶어 오후 택배가 도착할 때쯤 종무소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잘못해서 이름이 같은 강사스님께 전달이 되는 날에 큰일 나기 때문이다. 초롱초롱 종무소를 살피다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택배아저씨가 도착을 하여 강사스님께 물건을 전달한 것이 아닌가!
부랴부랴 종무소로 뛰어가 막 물건을 전달받은 강사스님께 “이거 저한테 온 택배입니다” 라고 하였다. 그런데 아뿔싸! 박스에는 큰 글씨로 ‘건어물’ 이라 쓰여 있었고 상자에서는 오징어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강사스님께서는 다 알고 있다는 듯 씩 웃으며 물건을 건네주시곤 이내 모른척하셨다. 스님은 얼마나 떨었던지 오징어 한 마리만 내놓고 나머지는 상자체 마을 아주머니들께 나누어 드렸다.
우연한 배달사고로 본이 아니게 노스님께 승복선물을 한 스님, 배달사고로 하마터면 강당에서 쫓겨날 뻔 했던 스님. 과정이 좋다고 결과가 늘 좋은 것은 아니다. 늘 의외의 결과는 나오기 마련. 마음먹기에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