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라장의 동진보안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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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이야기 - 성안┃팔만대장경 보존국장
2012년 02월 360호
해인사는 설날, 추석과 동지에 각단이 모셔져 있는 모든 전각, 비석거리와 수미정상탑에까지 새벽예불을 마친후 학인스님들이 기도를 하는 오랜 전통이 내려오고 있다. 설날에는 떡국으로 공양을 올리고, 추석에는 새로이 수확한 햇곡식의 백미로 공양을 올리며, 동지에는 새알을 넣은 팥죽 공양을 올린다. 해인사의 사중에는 결제철에 대중이 모두 함께 일을 하는 운력이 있다. 하안거에는 감자운력이 있고, 동안거에는 김장운력과 새알운력이 있다. 감자운력은 구수한 햇감자의 맛에 매료가 되어서 여름의 무더위를 잊고 땀을 흘리며 수확을 하게 된다. 김장운력에는 배추 뿌리의 달콤함에 유혹이 되어서 귀가 뻘겋게 변해도 배추것절이의 맛이 모든 어려움을 잊게 하여 준다. 밤이 일년 중에 가장 길다는 동지의 새알운력에는 입담 좋은 스님의 소참 법문이 기다려진다. 동지에는 선원, 율원, 강원과 종무소의 모든 소임자가 후원에 모여서 새알을 만드는 아름다운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 새알을 누가 이쁘면서 또한 빨리 잘 만드는지 선의에 경쟁에 깊어 가는 겨울밤에 시간이 가는 줄을 모른다. 설과 추석과 동지에는 항상 굳게 닫혀져 있던 수다라장의 왼쪽 건물도 이때는 학인스님에게 개방이 된다. 동진보살이 모셔져 있기 때문이다. 새벽예불을 마친후 후원에 가서 마지를 모시고 온 학인스님의 간절하고 청아한 독경소리는 장경판전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에워싸게 된다. 동진보살은 최근에 조성된 닫집형태의 불단에 봉안되어 있는데 언제 조성되었는지 연도를 알수가 없다. 동진보살은 산스크리트어 쿠마라부타의 한역이며, 구마라부다究摩羅浮多 등으로 음역한다. 대중들이 설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ㆍ조각ㆍ판화 형태로 만들어낸 표현수단인 변상도變相圖에서는 동자童子와 같이 얼굴을 동그랗게 묘사한다. 불교에서는 제석천과 더불어 불법 또는 경전을 수호하는 보살이다. 어디에도 물들지 않은 동진보살은 동자와 같이 천진하고 진실한 성품을 본질로 하는 보살이다. 불법을 수호하는 역할로 볼 때는 위타천韋陀天 · 위천장군韋天將軍 · 위태천신韋汰天神등 이라고도 한다. 4천왕 중에서는 남방 증장천增長天에 있는 여덟 명의 장군 중 하나이며 32천의 수장이기도 하다. 또는 초선천初禪天에 있는 범왕梵王으로 보기도 한다. 동진보살에 대한 신앙은 한국 불교의 신중탱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오른손에 칼을 들거나 합장을 하고, 팔뚝에는 삼지창을 들고 있는 형상으로 그려져 있다. 닭 날개 모양이 양쪽으로 달려 있는 투구를 쓰고 있는 모습도 많이 볼수 있다. 불경을 간행할 때 권두나 권말에 동진보살상을 판각, 경전 수호의 상징으로 삼는 경우도 많이 있다. 수다라장의 동진보안보살은 가로 243cm와 세로 210cm의 크기의 최근에 만들어진 닷집에 모셔져 있다. 먼지가 쌓일 것이 우려되어 특별히 제작된 유리상자에 봉안된 동진보살의 모습은 의자에 앉아 있는 형상으로 가로 53.5cm와 세로 77cm가 되며 오른 손에는 금강저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