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의 세계유산 주변경관보다 해인사의 경우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더 많이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큽니다. 최근의 한 연구에 의하면, 해인사의 경우는 세계유산으로서 해인사 자체의 자원성, 친밀성, 그리고 자연성이 뛰어나서, 방문객이 재방문의사가 높고, 방문만족도도 매우 높게 조사되었습니다 (이영경, 2009). 한편, 이 조사에서 해인사의 주변환경 보존관리 개선에 대해서는 그 필요성이 매우 높게 분석되고 있습니다. 해인사 자체가 갖는 품격 있는 유산의 진정성에 손색이 없게 하려면, 해인사 주변경관의 품격 개선은 절실한 숙제임을 모두 알고 있고, 이를 위한 노력이 더 구체화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해인사 방문객들을 위해서, 그리고 이 지역에서 생업을 하며 살고 계신 주민분들의 지속적인 번영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만 하는 방식으로는 곧 한계에 이르게 되리라는 것을 이미 알고 계십니다.
세계유산 주변지역의 환경개선은 이전 시대처럼 관 주도의 밀어붙이기 식으로 이루어지지도 않고, 그렇게 이루어질 수도 없다는 것도 알고 계십니다. 이것은 단계별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 간에 추구하는 목표에 대한 상식적인 합의를 이루며,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찬찬히 장기 계획을 세우고, 치밀하게 서로 실행을 할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것을 해인사의 현실에 맞도록 제대로 실천하려면 각기 어떤 일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해야 할지요? 현재 정답을 그 누구도 갖고 있지 못해서, 주변지역의 상인과 주민분들께, 해인사의 스님들께, 그리고 해인사 담당공무원분들께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질문을 우선 드려봅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운영지침에서도 세계유산의 바람직한 보존관리를 위해 여러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소위 ‘보존관리’라는 이름의 행위가 대변하는 내용이나 이의 실행과정이 현대사회의 일상적 요구에 맞도록 현실화된 사항들도 운용지침은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해인사의 현실에 참고가 될 만한 사항은 아마도 보존관리의 실행체계 재정립과 다양한 담당 주체들 간의 역할정의 및 협력체계 구축으로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울러 질 높은 교육과 홍보를 포함하는 지속가능한 유산의 활용원칙도 참고사항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세계유산 운영지침 108조에서부터 119조에 이르는 사항들이 이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2008).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관행적으로 해오던 사적종합정비계획 방식의 문화유산의 보존관리는 유용한 점도 많았지만,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점들을 추가로 더 반영하여 보완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화재청에서도 우리나라 현실에서 보다 잘 작동할 수 있는 우리의 세계유산 보존관리 매뉴얼(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문화재청, 2011). 여기서의 핵심은 아마도, 해당 세계유산의 보존관리에 있어서, 관련이 되는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적극적인 소통을 기반으로 하여, 시간이 걸리더라고 합의를 통해 수립한 참여형의 보존관리 종합계획을 실행할 수 있게 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박소현, 2011)
세계유산 해인사의 주변지역 보존관리에는 장점들도 많이 있습니다. 우선, 주변지역 보존관리의 대상이 비교적 한 곳으로 집중되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기에 적절한 규모의 마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계시는 분들이 공동체적 합의를 이루어 해인사 주변지역으로서 살기좋은 촌락환경과 품격있는 관광프로그램을 스스로 만들고 실천해 갈 수 있도록 조금만 도와드린다면, 다른 세계유산 지역보다 해인사의 경우에 가능성이 더 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올해 11월 3일 4일 양일에 걸쳐 이코모스코리아가 주관한 제3회 세계유산포럼이 해인사에서 이루어졌는데, 이 때 해인사를 담당하는 이 지역 공무원분들의 열심한 노력을 옅볼 수 있었고, 해인사 팔만대장경연구원의 보존국장인 성안스님의 설득력 있는 리더쉽도 감동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해인사의 경우는 이 지역의 바람직한 보존관리에 도움이 될, 의미있는 잠재력 요소가 많습니다. 이러한 장점들을 잘 살려서 주변지역의 보존관리가 현실화되는 과정을 지켜보게 되길 기대해봅니다. 해인사가 주는 큰 감동이 주변지역 보존관리에서도 더 나타나게 되리라 믿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