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2011해인아트프로젝트 회향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이달의 이야기 - 윤지웅┃전시사업 본부장 2011년 12월 358호

45일간의 짧고도 긴 여정을 마친 후, 스님들과 직원들은 이곳 저곳 청소하고, 정리와 복구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창건 이래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단기간에 해인사를 다녀간 적은 1200년 역사 동안 흔치 않습니다. 공식 집계만으로 220만 명의 인파가 해인사를 다녀갔고, 많은 사람들을 안내하느라 해인총림에 계신 많은 분들께서 행사 후에 몸살을 앓기도 했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축전 동안 해인사와 가야산을 방문해주신 관람객 분들과, 여러 행사 현장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축전을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이번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과 해인아트프로젝트는 한 사람의 업적이 아닌 총림에 계신 모든 분들의 공동작품임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초조대장경 천 년을 맞이하여 기획된 현대 미술 전시회 2011 해인아트프로젝트 Haein Art Project는 불교사찰과 현대미술의 만남입니다. 정신을 강조하는 두 문화가 만나 서로 통하는 점을 찾고자 시작되었고, 독창적인 화합을 통해 대장경의 정신을 배우고자 기획되었습니다. 1000년 전 거란과의 전쟁의 속에서도 선조님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호국신념과 불심으로 나라를 지키셨습니다. 적을 향하는 칼 대신, 부처님의 말씀이 새겨진 대장경을 작은 칼로 판각하셨습니다. 평화의 정신이 담긴 대장경 덕분에 전쟁에서 극복 할 수 있었고, 안보, 경제, 예술, 문화적으로도 큰 성과를 거둔 국가적 프로젝트였습니다.

세계 유네스코 유적지 중에서 문화유산과 기록유산이 함께 있는 장소는 법보종찰 해인사가 유일하고, 유네스코 문화유적지에 현대미술이 더해진 해인아트프로젝트 역시 미술사적으로 전례가 없습니다. 독창적이면서도 파격적인 문화간 화합 장을 통해, 선조님들의 평화적 메시지를 여러 현대예술 작가 작품을 통해서 알렸습니다. 총 10여 개국, 35명의 40개 작품이 전시된 이번 전시 제목은 통通 입니다. 공간, 만물, 정신의 통을 주제로 작가들은 서로 각기 다른 해석을 내 놓았고, 가야산과 해인사의 역사에 맞혀서 장소특성적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이 중 20점의 작품은 해인사와 성보박물관의 소장품이 되고, 2012년부터는 그 규모를 축소해서 지속적으로 4-5개 정도의 작품을 발표하는 방향으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젊은 작가에게 작업공간이 지원되는 해인 아트 스테이 Haein Art Stay 프로그램도 지속될 예정입니다.

대장경 1000년 기념으로 시작된 해인아트데이의 대한 엄청난 반응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1200년 만에 오픈 되었던 해인사 오픈 선원데이는 4개 주요 방송사(MBC, KBS, SBS, YTN)의 9시 뉴스에 보도가 되었으며, 대장경 천년 축전을 알리는 큰 홍보효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오후에 열린 전국 강원 법고 대회를 통해 한국 사찰의 음악적 우수성을 널리 알렸으며, 저녁 공연 <해인삼매>에서는 다양한 소리와 움직임들이 서로 다른 장르를 초월하여, 하나로 연결된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해인사스님들께서 선불교의 영향을 받은 작곡가 존 케이지의 4분 33초를 선禪으로 표현하셨을 때는 대장경의 공空사상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사찰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생소한 행사이다 보니, 여러 곳에서 부족한 점들도 발견되었습니다. 작품에 대한 설명이 더 많이, 더 크게 준비가 안됐던 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고, 설명 자체를 더 쉽게 해달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소수의 작품들은 대장경이나 해인사와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많은 방문객들로 전시 안내자료나 전시 지도들도 부족했고, 전시 공간이 워낙 크다 보니 야외작품을 찾는데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소중한 의견들 꼭 받아드려, 추후에는 발전된 전시를 제공하도록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내년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지속적인 연구와 지원을 바탕으로 해인아트프로젝트가 한국을 상징하는 프로젝트로 거듭나기를 희망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