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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각 나라의 비자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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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 - 정은진/프리랜서 포토저널리스트 2011년 10월 356호
몇 달 전 칼럼에 아프리카에 가기 전에 꼭 그 나라와의 비자협정을 잘 알고 있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고 썼지만, 막상 여러 나라를 동시에 여행하다보면 제대로 비자를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 수 있다. 도착비자가 가능한 나라가 있는가하면 한 달 전부터 비자신청을 해야 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미리 비자가 필요한 나라들은 초청서가 필요하며, 그 초청서를 받은 후에도 비자가 나오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런 나라일수록 비자가 없으면 입국을 못하는 것은 자명한 일. 공항에서 되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필자가 처음 아프리카로 간 나라는 콩고민주공화국이었는데, 그 나라를 가게 된 나름대로의 에피소드가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3년여 전, 나는 아프리카의 어디론가 가야했다. 그 전 아프가니스탄에 갔었던 사실을 부모님께 알리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나는 언론에 그 기사내용이 나오기 전 집을 탈출(?)해야 했었다. 그 전 프랑스의 페르피냥이라는 곳에 가서 나이지리아출신 로이터 사진기자인 ‘아킨아이 아킨툰데’를 만나게됐고, 그가 나에게 초청서를 써 주었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나이지리아 대사관에 비자신청을 했는데, 한 달이 됐는 데도 깜깜무소식이었던 것. 그래서 연락을 해보니 아직 본국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한다.
나이지리아 비자만 기다리고 있다가 세월이 다 흘러버릴 것 같았다. 다른 서부 아프리카 국가들 중 코트디부아나 토고, 베냉 등의 국가 비자협정을 문의해보니 프랑스 대사관에 연락해야 하는 데, 수수료도 너무 비쌌고, 그 절차가 꽤나 복잡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콩고민주공화국 대사관에 물어보니 출장설명서를 제출하면 3박4일내로 비자가 나온다는 것이었다! 3개월 비자에 36만원 정도였으니, 가격은 아주 많이 셌지만 그래도 기적적으로 비자가 나왔고, 드디어 콩고행 비행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아프리카 첫 여행은 그렇게 이루어졌던 것이다.
콩고민주공화국에 한 달 정도 있다 보니 르완다를 통해서도 콩고 동부로 입국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그 다음 해에는 그렇게 하기로 했다. 일단 케냐의 비자협정은 입국시 도착비자료 50 달러를 내면 90일 체류가 가능했다. 그리고 미리 나이로비와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 행 비행기 표를 예약했지만 문제는 르완다 비자를 제 시간에 받지 못한 데에 있었다.
그 전에도 르완다에 가 본적이 있었지만 잊어버렸다. 인터넷으로 최소한 이틀 전 신청을 했어야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때 마치 주말이 끼고 해서 본의 아니게 비자 신청하는 데 시간이 걸렸고, 이틀정도 머물 줄 알았던 나이로비에서 나흘인가 닷새인가를 보내게 됐다. 역시 아프리카는 도 닦는 곳이다. 그 때문에 비행기 일정도 변경해야 했으며, 벌금도 냈다.
도를 닦더라도 아프리카는 돈이 하늘로 증발하면서 도를 닦는 곳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나이로비에서 머물던 집에서 2백 달러 정도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됐다. 청소하던 현지인이 가져갔는지 어땠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냥 함께 머물던 AP (Associated Press) 통신사 나이로비 주재원 기자가 청소원이 그 전에 자신의 시계인지 팔찌를 가져간 적이 있어서 혼쭐을 낸 적이 있었다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증거가 없었다.
어쨌든 각종 우여곡절을 겪은 후 드디어 르완다에 도착했으며, 현지택시기사로부터 약간의 바가지를 먹은 다음 하루를 머문 뒤 그 다음날 드디어 콩고 국경으로 향했다.
작년에 아프리카 서부에 있는 시에라리온에 갈 때에도 비자문제 때문에 한참동안 마음을 졸여야 했다. 국내 웹사이트 그 어느 곳에도 시에라리온 비자에 대한 정보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해외 사이트에도 마찬가지였다. 국내에는 시에라리온 대사관이나 영사대행 업무를 하는 곳도 없었던 터. 이곳저곳 수소문을 하고 검색을 해서 알아보니 시에라리온의 한 여행사 웹사이트를 발견했고, 그 웹사이트를 통해 초청장을 받고 입국 시 도착비자를 받았다. 비행기로 공항에 도착하기 전까지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 지. 만약 이 여행사가 사기 여행사여서 나에게서 돈만 받고 안 된다면? 한국인에 대한 규정이 정확히 없던 나라였고, 한국인이 거의 없는 곳이어서 비자문제에 대한 걱정이 더 심했었다. 다행히 그 여행사가 발부해 준 초청장이 공항에서 통과가 됐고, 무사히 시에라리온에서 머물면서 취재활동을 할 수 있었다.
이제 남부수단이 독립을 했으니 아프리카에는 54개국으로 늘어났다. 바로 옆 나라에 있어도 비자규정이 천태만상인 아프리카. 한국인이 활동하기에 가장 힘든 대륙 중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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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지난달 칼럼에서 리비아가 식민 지배를 받지 않았다고 적었으나, 이는 1955년 지도를 기준으로 해서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리비아는 1911년부터 47년까지 이탈리아로부터 식민 지배를 받았고, 영국과 프랑스의 부분지배에서 벗어나 1951년 리비아 왕국으로 독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