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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을 품어온 해인海印의 소망일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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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굴深蛇窟 - 수월 권상호 2011년 10월 356호

가야산 홍류동 계곡 지칠 줄 모르는 물결 따라
고려인의 갈맷빛 보리심菩提心
오늘도 소리 없이 휘감겨 드는데

팔만 사천의 번뇌 씻고자
천수千手로 지킨 붓이여 칼이여

마음 샘물 길으며
끝 간 데 없이 번지는 먹빛
나뭇결 따라 법문 따라 불꽃 튀는 칼날
마침내 탄생한 세계유산 팔만대장경
장엄한 꽃 한 송이여

강화도 선원사에서 합천 해인사까지
산하 논밭 두루 거쳐
해인삼매의 길목 끝에 자리 잡고
천 년을 시들지 않고 피어온
지혜여 자비여

고려의 하늘빛이 그토록 처연했거늘
옥구슬로 빚은 호국의 염원
경판에다 알알이 새겨둔 채
밤새 잠 못 들고 뒤척인 시간

살청殺靑을 드나드는 여린 바람 한 줄에도
뼛속 깊이 스민
팔만 가지의 소망
생시로는 정녕 가 닿을 수 없는 거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