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에 월간 해인을 인연으로
내 붓 자국을 봐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다행한 일이다.
내 붓길을 따라 끝까지 행간行間을 읽어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는 건
정녕 행복한 일이다.
참선參禪의 여울 따라 노를 저어가다가
혹여 인연이 있어
그이를 편주片舟에 태울 수만 있다면
지금 그이는
머무르고 싶은 사람
호흡하고 싶은 연인
사랑하고 싶은 꽃님
간직하고 싶은 보배
춤추고 싶은 나비
묻히고 싶은 아름다운 진실의 구속.
어느 날 그이는
니르바나의 강가에서
머묾 속에 허전함이 있음을
사랑 속에 미움이 있음을
믿음 속에 분노가 있음을
삶 속에 죽음이 있음을 가르쳐 주고
죽음 속에 염화미소拈華微笑를 깨우쳐 주리니.
아, 마침내
초저녁 강물 위에 떠 오른
해탈解脫이란 이름의 꽃 한 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