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 이야기-옹심이 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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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야기 - 40기 행자
2011년 03월 349호
해인사 행자생활을 한지 이제 6개월 하고도 조금 지나는 날이다.
시작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수계가 내일 모레 앞으로 다가왔다. 이때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굳이 추억이 깊은 것을 얘기하자면 일 년에 한 번 있는 ‘동지’이다.
그 동지 때는 많은 사람이 드시는 팥죽(2,000~3,000인분)을 끓여야 되는데 그 안에 들어가는 옹심이를 만드는 운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는 동글한 모양으로 옹심이를 만드는 행운을 겪진 않았지만, 반죽과 운반을 도맡아 했었는데, 내가 반죽을 하면서 같이 일하는 보살님들이 손재주가 있다고 했다. 반죽은 절대 너무 찰져서는 안되고, 너무 되서는 안 되는 ‘적당히’가 필요했다. 다른 사람들은 힘들어 했지만 왠지 모르게 나는 직감과 손 움직임으로 ‘적당히’를 표현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항상 운력이 있으면 따라다니는 ‘운력의 꽃’, 그건 바로 ‘차담’이다. 어쩌다보니 내가 차담을 가지고 도는 데, 스님들 보살님들 다 나눠 드려도 많이 남았다. 그래서 나와 도반들은 허겁지겁 먹어 해치워버렸다. 게 눈 감추듯 말이다. 그렇게 하여 옹심이 운력을 마무리를 했다. 해인사에서 행자생활을 하면 정말 많은 행사와 운력이 있다. 나는 그중에 특히 동지가 마음에 진하게 남았다. 기회가 된다면, 동지를 하는 일들 중 반죽 등을 도맡아 하고 싶다.
정말 나는 행운아가 된 것 같다. 이 시기에 출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신묘년에 먹을 팥죽이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