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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 집행위원장 정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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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 템플 - 최현태 2011년 02월 348호
머리 좋은 사람이 노력하는 사람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운 좋은 사람 이기지 못한다 했던가. 여기 한 문장 보태본다. 운 좋은 사람도 진짜 즐기는 사람은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마음먹은 일마다 척척 이뤄내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니 약간의 긴장과 스트레스쯤은 잠시 접어놓을 줄 아는 유쾌한 일 중독자 정종인, 넥타이 풀어내듯 긴장을 덜어내며 필자를 무장해제 시켜버린 그이는 금년 9월에 개최될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 조직위원회 정종인집행위원장이다.
천년의 고려대장경 세상과의 소통을 준비하고
매일 아침 성공축전을 위한 마음으로 하루를 연다는 정종인 위원장의 근무처는 전투를 앞둔 사령관사무실을 연상케 한다. 창원시 용호동 경남발전연구원 305호, 참모회의가 열릴 것 같은 긴 테이블과 의자는 말할 것도 없고 축전준비상황과 점검표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눈길을 잡는 것은 역시 천년! 축전 주요행사가 천년의 설레임, 천년의 사랑, 천년의 약속 등이다. 천년의 의미는 무엇일까?

“불교용어로 ‘영겁’이란 한없이 오랜 세월을 의미합니다. 영원을 의미하는 ‘영겁’속에서 천년은 ‘찰나’처럼 짧은 시간일 수 있습니다만 빛나는 가치를 품은 고려대장경에 있어 천년은 그 가치를 이어가는 ‘선명한 찰나’의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문화가 국격國格인 이 시대에 간행된 지 천년인 고려대장경은 지나간 천년이 아닌 앞으로 살아갈 원동력의 천년이 될 것입니다.\"

천년을 이어온 고려인의 숨결이 다시 살아날 2011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은 가야산 주행사장과 해인사, 창원컨벤션센터에서의 45일간대장정을 예비하고 있다. 천년을 이어온 대장경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대장경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위한 토론과 강연, 그리고 다양한 문화공연으로 소통과 체험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에rps 고려인의 지혜가 나눠질 것이다.
-대장경은 어느 한 종교의 유산으로 평할 수 없는 한민족 문화의 정수입니다. 불자가 아닌 타 종교인이 거부감 없이 접근할 수 있는 통로는 어떻게 마련하고 있는지?

“고려대장경은 단순히 불교유물이라기보다는 기록문화, 정신문화를 상징하는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입니다. 따라서 종교인, 한국인만이 아닌 21세기를 살고 있는 전 인류의 문화축전으로 자리매김하고자 스토리텔링기법을 도입하려 하지요. 대장경은 단순한 불교유물이 아닌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가르쳐줄 것이라며 말 걸기를 시작할겁니다. 그리고 마음이 치유되는 가야산 테마로드에서 행복열쇠를 찾도록 가이드역할을 제가 해야지요. 그리하다 보면 사람들이 대장경을 보편적 진리로 함께 하리라 생각합니다.”

모든 고려인의 은근과 끈기, 화평에의 의지로 탄생한 국보 제 32호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 고려대장경은 존재 그 자체로 우리의 무한한 잠재력을 상징한다. 단 한자의 빠짐도, 틀림도 없는 5천2백여만 자, 81,350장의 경전 속에는 천년의 역사와 미래가 담겨있다. 그 천년의 지혜가 이 어려운 시절에 되살아났으면 좋겠다.

“ 우리는 고려대장경을 매개로 지난 천년을 딛고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축전을 통해 해인사와 합천군, 경상남도를 찾는 외국인과 관광객이 늘어나면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이고 고용창출도 이루어집니다. 문화가 경쟁력인 이 시대에 인류문명의 위대한 유산인 고려대장경의 대중화, 세계화 또한 이루어 질것이구요.”
올 가을 펼쳐질 인류지성의 위대한 상징이자 아시아문화의 자부심 ‘2011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이 설렘으로 다가온다.

젊은 날의 해인사, 그리고 이어지는 인연
도시의 여러 중년들이 해인사를 수학여행지 혹은 추억의 그 곳으로 기억한다. 회갑을 지난 정종인위원장의 인연 또한 청춘의 한 장면이다. 누구라도 빛나던 젊음의 시절이 있었겠지만 총각면서기였던 1974년, 법보종찰 해인사는 청정함으로 그이를 깨웠다. 그리고 워크숍에 동행한 여직원도 있었기에 그 새벽이 아련하다.
-불자들에게 팔만대장경과 해인사는 신령스런 존재입니다. 그 역사적인 유물을 주제로 대형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니 부담스럽기도 하겠지만 복이 참 많으시군요.

“가야산이 품은 해인사를 다시 만난 건 2008년 경상남도문화체육국장 때였죠. 소관업무가 종교담당이라 해인사를 드나들기 시작했고 2009년11월 축전 집행위원장을 맡아 해인사방문이 빈번해지면서 애정이 남다릅니다. 고려대장경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영광스런 책무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사명감을 느끼죠. 성공한 축전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열정을 쏟겠습니다.”

그에게 던진 질문들은 대부분 모범답안을 달고 되돌아 왔다. 하여 살짝 비틀고 싶어졌다. 정종인위원장은 오랜 공무원생활을 해왔기에 문화나 예술에 대한 안목은 어떠하냐를 물었다. 대장경문화축전 아닌가? 그는 솔직하고 당당했다.

“제가 그 부분이 취약합니다. 핸디캡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축전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에요. 저의 부족함을 보완해 줄 예술총감독을 초빙했고 최고의 기획사를 주관대행사로 선정했습니다. 저는 전체를 보는 눈을 갖고 조율하며 추진력이 떨어지면 동력을 일으키는 역할을 하고 있지요.”

최선을 다하는 자만이 이길 수 있다
나는 평소 긍정의 힘을 믿는 사람이다. 그 긍정의 힘은 당연하고 열정으로 가득한 정종인 위원장을 만나는 동안 내 몸속 어딘가에 감춰져 있었을 용기와 인내, 열정의 깃발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최선을 다 한 자만이 이길 수 있다는 제목을 책을 내셨어요. 위원장님의 삶 가운데 최선을 다한 시절은 언제쯤이었는지? 아니면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지?

“1968년 고3재학 중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다음 도청 전입시험, 사무관 특승시험, 서기관 승진까지 열정적으로 살았지요. 면서기에서 도청 국장이 되자면 모두 6번의 승진을 해야 하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저의 무기는 열정입니다. 늘 격무부서 근무를 했지만 방송통신대학을 졸업하고 석사학위도 받았어요. 인생의 85%는 인간관계이고 나머지가 능력이란 말이 있습니다. 저와 인연 맺은 모든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중요덕목으로 생각하고 ‘주어진 기회는 꼭 잡아라. 한 번 놓친 기회는 좀처럼 다시 오지 않는다.’라는 신념을 지니고 있습니다.”
잘 산다는 것은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사람을 많이 버는 것 이라 했던가. 공직생활을 원만히 회향하고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조직위원회집행위원장소임을 맡은 정종인, 그이의 인생2모작은 대 성공이다.

-살아오면서 가슴 뛰게 기분 좋았던 일을 꼽는다면요?

“사무관 특승시험에 합격했을 때, 그리고 40년 공직생활 대과없이 마무리하고 명예롭게 은퇴한 일입니다.”
최선의 노력에도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만날 수 없었음에 아파본 이들은 정종인 위원장의 복됨을 부러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루어 짐작하건대 그이는 ‘운 좋은 사람, 놀라운 사람’임에는 분명하지만 가족이나 친지와 함께 하지 못한 나날에 대한 빚은 지고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모두가 그냥 된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 어릴 적 아이들에게 아빠노릇 못한 부분도 많지만 공부하는 아빠 모습을 보고 자라서인지 다 잘 커주었지요. 또 사무관 시험을 앞두고 출근길에 매일 부처님을 찾아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했어요. 그래서일까요. 지금은 공무로 해인사를 들리더라도 대적광전 부처님께 꼭 3배를 올립니다.”

다시 모범답안 모드로 돌아가지만 꿈보다 먼저 뛰고 도전 앞에 당당한 그가 참 보기 좋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려는데 드디어 빵 터졌다.“키 크고 잘 생긴 정종인이 차 한 잔 더 하고 가라는데 벌써 일어납니까?”분위기조절처방전이라는 그이의 이 한마디에 필자는 도로 주저앉았고 창밖 매운바람은 훈풍으로 급전환이다. 어느새 2월....봄이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