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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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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굴深蛇窟 - 수월 권상호 2011년 02월 348호
신묘한 신묘 새해
마음은 고요하고 몸은 한가로워
눈빛 맑은 향기 따라 미시령을 넘는다.

울산바위는 소한小寒에 더욱 늠름하다.
눈 내려도 하얗지만
눈 내리지 않으면 더욱 하얀 산,
설악산雪嶽山.

신흥사 앞 관광호텔은
오늘도 목탁소리 덤으로 들으며
케이블카에 꿈을 싣고 하늘에 오르고 있다.

초저녁 종소리에 산새 돌아간 뒤
산바람은 내려와 풍경과 도란도란.
붓이 별빛에 귀를 씻고 연지硯池에 다가서자
하이얀 눈밭을 끝없이 달리는 필몽筆夢.

밤새 손끝으로 마시는 황홀한 묵주墨酒 한 사발에
창 너머 나무들도 잠 못 들고
함께 취해버린 야한 밤.

먼 동해에서 먼동이 고개 들면
라이브 쇼는 끝나고 붓이 눕는다.

설다雪茶 한 잔에 바다를 담고
묵향墨香 한 숨에 하늘을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