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엔 문화를 사랑하는 지인들과 개인적으로 세계의 문화유산 1호, 2호 지역을 방문하여 고대의 문화유산을 감상하는 지복을 누렸다. 우리나라 숭례문(국보 제1호)이 그러하듯 세계의 1호, 2호라하여 세상에서 제일이고 가치롭다는 평가는 아니지만 상징적인 의미는 충분히 함축된 순서 일 것이다. 세계유산 2호인 이집트 룩소(카르낙 신전)를 먼저 방문하고 1호인 그리이스 아테네(파르테논 신전)을 방문하였는데 돌아와서 알았지만 세계유산 1호, 2호를 정함에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단다. 세계유산 심사 위원들이 파르테논 신전을 먼저 1호로 정해놓고 룩소를 방문하였는데 모두가 ‘아이구 우리가 실수 하였구먼’하고 아쉬움을 표했다고 한다. 나일강 중류에 쯤에 위치한 고대 이집트 신왕국(기원전1500년)의 수도였던 룩소에 있는 카르낙 신전은 정말 대단했다. 년도나 규모 그리고 기하학적 건축술에 있어 믿기지 않았다. 해인사 고려대장경판을 인류의 유산 중의 유산이라고 생각하고 설명했던 나의 마음에 수직적 문화 충격으로 다가 왔다. 아뭏던 년수나 크기에 있어 우리는 쨉이 안됨을 단번에 느꼈지만 이내 문화유산나 예술의 우수성과 가치가 년수나 규모에 있는 것만 아님을 동시에 느낀다. 나의 눈을 의심할 정도의 건축물 앞에서 해인사의 대장경판과 희랑조사상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우리의 (성보)유물은 섬세함과 이것에 혼을 불어 넣는 내면의 조형미에 방점이 있음을 보았다. 이런 의미에서 대장경판은 차지하드라도 희랑 조사상의 섬세함과 사실적 조형미는 실로 압권임을 룩소의 문화적 충격에서 다시 되돌림 된 나의 문화적 안목이 되었다. 이것은 내가 곰곰이 생각해보아도 우리 것에 대한 ‘팔은 안으로 굽는다.’ 식의 의미는 아닌 것 같다. 반전된 안목은 해인사 희랑 조사상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희랑 조사상은 스님의 내면적인 정신성까지 조형화한 사실적 표현에서 한국적인 초상 조성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데 이것이 시공을 뛰어넘는 우리 문화유산의 장점이며 우리 장인들의 훌륭함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조사상의 특이한 것은 희랑 대사의 가슴 한가운데 조그마한 구멍이 뚫어져 있는데 이것은 스님이 화엄 삼매에서 방광放光을 한 자취라는 구전이 전해져 내려올 정도로 고려 화엄학의 종장으로써 異蹟이적을 많이 행했던 스님이엇다.
이번 전시행사에는 ‘진품’과 함께 전시되는 ‘복원’된 희랑조사상의 복장 모연 행사를 진행하게 된다. 행사 후 박물관에서 상설 전시되기에 조사상의 점안까지는 아니드라도 복장은 해드리는 것이 성보를 모시는 대중의 소박한 마음이 모아진 결론이다. 복장은 불자들에게는 신앙적인 의미로, 비불자들에게는 자신의 희망을 심는 타임캡술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전시장에서 이루어지는 복장 모연은 다라니 한지에 동참자의 소원과 이름을 적어서 조사상의 몸속에 넣어드리는 형식인데 다라니는 해인사 대적광전 비로자나 복장물에서도 나온바 있는 ‘全身舍利寶篋眞言전신사리보협진언’이다. 이것은 예부터 부처님의 사리를 대신하여 탑이나 불상에 봉안하였는데 그 연유는 이 진언의 본래 이름이 ‘일체여래비밀전신사리보협다라니’ 이기에 모든 부처님의 말씀을 담은 법요가 들어있는 것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복장 모연은 불자들에게는 더없는 성불의 인연과 극락왕생의 공덕이 될 것이요, 일반인들에게는 동시대를 살아온 공동체의 다양한 희망을 담은 타임캡술이 될 것이니 복장 모연 행사도 이번 전시회의 중요한 문화 행사로 승화 될 것이라 확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