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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친구 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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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야기 - 정해운┃대구거주 2010년 10월 344호
편집국장 스님의 반가운 전화를 받았습니다.
삼사일언을 주제로 글을 써달라는 말씀에 한번 생각할 겨를도 없이 \"네\"하고 대답을 해버렸습니다.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요 근래 화두처럼 저를 괴롭혀온 자책감 같은 말빚들에 대한 경책의 말씀을 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으로 조금 일찍? 한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봅니다.
그 순간은 최선의 말이었던 선택의 말들이 오늘에 와선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말빚이 되어 버렸습니다.
살다보면 말이 하기 싫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태껏 해온게 있다 보니 하루아침에 말을 끊을 수가 없고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입을 꾹 닫고 있으면 얄미워 보이거나 어두워 보이기 십상이지요.
겉모습에 예민하다 보니 무난한 사람으로 보이려 대화에 동참하고 나면 말의 속성상 의도하지 않아도 어딘가에 내 말이 박히게 되고 내 가슴을 향해 부드러운 깃털을 단 화살촉이 날아오기도 합니다. 쏘고 막다 보면 금세 피로해 지는데 더 힘든 건 그 다음입니다.
내 가슴에 박힌 쇠촉을 뽑는 일보다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헤매는 일이 더 괴롭습니다. 때론 내 이중성을 실현하는 도구가 되는 것도 점점 참기 힘들어 집니다.
그래서 요즘 들어 말 없는 말에 더 끌리는 것 같아요. 내면의 소리에 좀 더 충실할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 마음에 말을 달리게 하는 유목민이 될 수 있을까요?

가만 생각해 보면 말의 상처를 가장 많이 주고받는 관계가 바로 가장 가까우면서도 서로 필연적인 관계인 부모와 자식, 형제, 자매, 가까운 친구들이 아닐까 합니다.
성장기에 가장 큰 사랑과 관심을 보여줬던 부모님과 친구들조차도 되짚어보건대 사랑의 표현이지만 가슴 아픈 기억을 안겨준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몇 십년이 지난 말의 독이 아직도 생각나는걸 보면 지그문트 프로이드가(1856년 유대인으로 출생, 오스트리아의 신경과 의사, 정신분석의 창시자. 히스테리환자를 관찰하고 최면 술을 행하며, 인간의 마음에는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과정, 즉 무의식이 존재한다고 하였다.)
가장 중요시 했던 유아기의 말의 중요성을 150여년 후인 지금도 새삼 확인 할수가 있습니다. 칼보다 더 무서운 펜대를 가지고 활자화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책임감 또한 가볍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형체도 보이지 않는 말이 공기를 가르고 다른 사람의 귀를 통해서 말의 씨앗을 뿌리고 그 씨앗이 분노의 열매든, 사랑의 열매든 눈에 보이는 결과를 반드시 낳고야 맙니다.

화려한 미사여구를 좋아하는 세상이다 보니 말을 못하면 강단에 서는 선생님의 실력과 능력이 평가절하 되며, 말을 못하면 팔 물건의 값어치가 떨어지고, 말을 못하면 정치도, 초등학교 반장도 못하는 세상에 우린 지금 살고 있습니다. 그 말의 화려함 속에는 진실함이 과대포장 되어있고 논리도 숨 막혀 눈을 감아 버렸습니다. 진정성이 외면당하여 거짓에 불과할 뿐인데도 우린 번번이 그말에 속고 번번이 가슴을 칩니다.

그래서 결혼 하신 분들이 꿈처럼 아름답고 달콤했던 연예시절의 말들을 믿고 결혼해서 그 약속들과 천지차이 나는 현실에 속았다고 과거를 그리워들 하시는 게 아닐까 합니다.
때론 사랑하기 때문에 진심으로 염려해주는 말들도 실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몇십년을 가슴에 담아두고 살아가야 하는 아픔이 될 수도있겠지요~
아는 스님께 제가 \"외로움은 상처보다 견디기가 쉬울까요?”하고 여쭤 본적이 있었는데 스님께서 그 외로움도 상처도 즐기라 말씀하셨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상처가 되고, 독이 되는 그 말들을 즐길 수 있는 경지를 아직은 체득하진 못했지만. 어울려서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공업중생이기에 그 삶 속에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하심 하는 마음에 공부를 지어 나가 보도록 노력하며 살고 있는 요즘 행복합니다.

믿음이 아닐 수도 있는데 믿음 일지도 모른다고 제 앞에 항상 계셔 주시는 부처님께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삼사일언을 정말 잘 지키는 친구와 인연을 맺고 있다는 것 또한 큰 복이 겠지요~제 친구이기도 하고 모든 분들의 친구이기도 합니다.
혹시 아세요? \"모모\" 친구 \"베포\" 라고.
사람들은 도로 청소부 베포가 약간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 무엇을 물어 보면 빙그레 웃기만하고 대답을 바로 하지 않습니다.
베포는 곰곰이 생각을 하고 대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면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대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면 두 시간 혹은 하루 종일 걸려 대답을 합니다.
그동안 당연히 상대방은 뭘물어 보았는지조차 잊어버립니다. 베포는 모든 불행은 의도적인 혹은 의도하지 않은 수많은 거짓말, 단지 급하게 서두르거나 철저하지 못해서 저지르게 되는 수많은 말들에 의해서 생겨 난다 믿습니다.

저 또한 성격이 급하고 빨리빨리를 수시로 반복하며 살아온 인생 이였습니다. 모든 남들보다 빠른 것이 좋은 것이라 여기며 살아왔던 인생 이였습니다. 세 번 아니 찰나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무수한 말들을 상대방 마음은 헤아려볼 겨를도 없이 쏟아내며 살아온 인생 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입을 벌려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말을 들을수 있다는 것을요. 말을 힘껏 타고 가다 잠시 서서 제 영혼이 가까이 올 때까지 기다려 줄줄 아는 인디언처럼 마음의 고요함이 그 정적이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를 알고 살아가는 요즘 정말 행복합니다.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신 편집국장 스님께 감사의 삼배를 드립니다.
모든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그 귀한 시간 주심에 그 마음 나누며 살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