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50년 전만 해도 종교나 이데올로기는 그 자체로 연구된 적이 없었다. 그때까지지만 해도 다른 사람의 종교와 이데올로기에 대해서는 적대감과 비난만으로 가득 찬 서술이, 그리고 “우리의” 종교일 경우에는 호감으로만 가득 찬 서술이 전부였다.…아무리 서로의 생각이 다르고 또 일부 잘못된 정치 체제가 눈에 띈다 하더라도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정신을 이해해야 하며, 적어도 무지에서 서로를 공격하지는 말아야 한다. 이것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존중되어야 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종교와 세계관》, 이학사, 16~19쪽)
개신교단체들은 광고에서 “정부의 원칙 없고 무분별한 국가 재정지원이 종교계를 병들게 한다”며 불교계에 지원되는 국고를 문제 삼았다. 이들 단체는 “템플스테이에 6년간 563억 원, 문화재 관리 보수비에 10년간 4570억 원, 대구불교테마공원 조성에 1200억 원이 지원됐고, 문화재관람료로 한해 330여억 원이 징수되는 등 불교계는 이런 저런 명복으로 매년 천문학적인 금액을 국민세금에서 받아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신교계는 “2009년 문화재보호기금법이 제정되면서부터 연간 5000억 원이 문화재관리 명목으로 불교계 등에 흘러들어가고 있다”며 법안을 발의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개신교단체들은 “템플스테이 사업이 불교포교에 사용되고 있다”며 종교편향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에 대해 템플스테이사업단 이민우 팀장은 “템플스테이를 방문한 외국인이 14만명, 내국인도 불자가 아닌 이들이 60~70%가 참여하는 등 템플스테이 사업은 정부와 OECD가 지정한 문화관광자원으로서의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개신교단체들은 태고종이 전통불교문화전승관 명목으로 60억 원을 부정 수령한 사실 등을 예로 들어 마치 불교계가 국고 횡령을 일삼는 부도덕한 단체인 양 매도했다.
개신교 단체들은 “고려불교로 인해 고려 왕조가 망했다”는 해괴한 논리를 앞세우며, “불교계가 국가정책에 압력을 행사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종교행사를 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있어 국가가 위태롭다”는 주장도 펼쳤다.
불교계는 “불교문화가 한국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어 국고지원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개신교계의 템플스테이 사업이 종교편향이라는 지적에는 강원도 횡성에 9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지어지는 바이블파크를 예로 들어 종교적 아이템을 잠재성 있는 관광자원적 측면에서 접근해야한다는 설명이다.
개신교단체들은 “불교계와 안상수 한나라당 의원과의 갈등은 정종(政宗; 정계와 종교계)유착이다. 불교계는 ‘종교편향’이라며 정부를 몰아세우고, 한편으로는 국가의 예산을 더 받아내기 위해 ‘로비’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신교단체들은 불교계 소유 토지를 몰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일제 식민 치하에서 기독교는 필설로 다할 수 없는 핍박을 받았으나 불교계는 조선총독부와 밀착해 엄청난 재산을 얻었다”며 “어떤 경로를 통해 취득했는지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억지를 펼쳤다.
이에 대해 김광식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일제가 한국 불교계에 무엇 때문에 토지를 주겠느냐?”며 개신교계의 주장을 일축했다. 김 연구교수는 “일제 강점기에 근대식으로 법령이 정비되는 과정에서 토지측량을 해 등기한 토지를 개신교계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당시 스님들 중에는 ‘일본 놈에게 토지를 신고하면 빼앗긴다’며 토지소유 신고를 하지 않아 유실된 삼보정재도 많았다. 일본 강점기를 거쳐 불교계 소유 토지가 줄었으면 줄었지 늘어난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현대불교신문, 7월 21일자 3면)
개신교계의 광고에 대해 연경사회문화정책네트워크(이하 연사연)는 7월 22일 조계사 내 산중다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개신교 단체의 악의적인 신문광고는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2004~2008년 종교단체가 설립한 사학법인 및 사립학교에 대한 예산지원 현황’ 자료를 통해 “개신교계 사립학교에 지원되는 정부예산이 매년 4309억 원이 지원된다. 개신교야말로 결국 선교행위를 목적으로 국가의 돈을 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4309억 원이란 규모는 템플스테이, 문화재 보수비, 문화재관람료를 합한 2076억 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연사연은 “유령단체들이 불교계를 비판한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 일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하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이광선 목사가 7월 19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만나 ‘4대강 사업을 혼란이 없도록 중단 없이 시행해달라’는 발언을 한 것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개신교 단체들을 만난 자리에서 불교문화재 예산지원에 관한 부정적인 언급을 한 후, 불교계 비판광고가 나온 것은 4대강을 지지하는 개신교인들이 정권에 편에 서서 불교계를 탄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이 광고를 게재하기 이틀 전 한국교회언론회는 종교별 보도 크기와 성향을 분석한 ‘2010년 상반기 언론별 종교보도 분석’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 대해 취재·편집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지만, 불교계를 비난하는 광고와 종교보도 분석이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앞서 니니안 스마트의 말을 인용한바 있지만, 다른 종교에 대한 비난은 퇴행적인 행보다. 더구나 근거도 없는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공표하는 것은 위법 이전에 종교인으로서의 도덕성과 소양을 의심케 하는 씁쓸함을 남긴다. 불교계의 신중하되 단호한 대응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