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는 특별하다.’ 2010년 여름, 그 날의 그 도량에서 난 출가 승려로서 포교를 담당하는 소임을 다하며 불자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염불을 하고 기도를 하며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 감사한 마음은 이미 내 호흡 하나 하나, 촉수 하나까지를 채우고도 남음이 있으니 진정한 ‘답례’는 본분을 거스르지 않는 출가승으로서의 성성한 의식과 그를 뒷받침하는 실천이 항상해야 함을 찰나에도 잊지 않고 있다.
바로 그러한 실천의 장이 일반인들에게로 전이되는 기회가 있으니 그것이 여름마다 개최되는 여름 수련 법회 이다. 불과 며칠 밖에 주어지지 않는 짧은 일정이긴 하여도 수련 법회 참가를 위해 비장한 각오로 산문을 들어서는 참가자들의 의욕 역시 내 출가 전의 그 마음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잠에서 눈을 뜨면 일탈을 꿈꾸는 생활인들에게 며칠의 수련회는 외출일 수도 있을 것이며 또 어떤 수련생들에게는 일생을 바꿀 절체절명의 기회를 제공받게 되기도 할 테니 이 값진 기간이 주는 행복을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
통도사의 이번 여름 수련 법회의 주제는 ‘별빛이 머무는 산사’이다. 이는 총 9차에 걸쳐 실시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통도사에 적을 둔 신행단체 임원들의 수련회다. 이는 통도사의 신도로서 각 단체의 신행 활동과 봉사 활동을 하는 임원들로 구성되며 1박 2일의 여정으로 발우공양, 사물관람, 스님과의 대화, 삼보일배 등의 프로그램 속에서 진행된다. 그리고 2차의 경우는 ‘리마인드 수련회’라는 제목 하에 108배와 도량운력, 좌선, 외부 강사 특강, 선체조, 암자순례, 연꽃밭 나들이 등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만나는 3박 4일의 시간을 갖게 된다. 그리고 2차에 걸친 어린이 수련법회는 사찰 예절을 배우는 시간과 사물관람, 부모님께 편지쓰기, 반야심경 독송, 컵등 만들기, 캠프파이어 등을 통해 사찰이 어떤 곳인지를 몸소 배우고 익히는 시간으로 꾸려진다.
또한 중·고등학생을 위한 각각 3박 4일간의 수련법회가 있는데 태극권 배우기, 숲길명상, 사찰예절 습의 등을 통해 자칫 공부에 찌든 학생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긴장감을 완화시켜줄 프로그램으로 계획돼 있다 하겠다.
그런 한편, 일반인들을 위한 수련회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데 이 역시 108배와 금강경 독송, 금강경 강의, 발우공양, 참선 실참, 도량 운력, 연꽃밭 나들이 순서로 이어지며 3박 4일의 일정으로 꾸려진다.
그리고, 예년에 선보이지 않았던 가족수련법회는 올 해 통도사가 처음 선보이는 수련회로서 부부간, 고부간, 부자간, 부녀간, 혹은 형제, 자매, 모자, 모녀간이 참석할 수 있는 가족 수련회로 가족 간의 소통의 시간을 갖게 가는 값진 3박 4일의 수련회가 될 예정이다.
이는 대화가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가를 알게 해 줄 열린 가족의 마당이 될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일반인들을 맞을 만반의 준비가 돼 있는 통도사 여름 수련법회는 오는 7월 10일부터 8월 31일까지 총 9차에 걸쳐 실시될 계획이다.
위에서 설명한 프로그램 외에 통도사에서는 천년 고찰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몇 몇의 특선 프로그램이 선보이게 된다. 불교 박물관 가운데 최고의 규모와 시설을 자랑하는 통도사성보박물관과 도량을 관통하는 냇물, 잘 보존된 구석구석의 성보와 전각들이 수련생들에게는 최상의 소재가 될 것이며 영축산 곳곳에 자리 잡은 20여 개의 산내 암자는 수련회의 일정과는 별개로 특별코스로 수련생들의 눈을 만족시켜 줄 것이다.
첨언으로 소개하자면 통도사 수련회는 ‘수련동문회’가 결성되어 회향 이후에도 통도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이어져 단순 일회성 참여가 아닌, ‘통도사 사람’으로 나아가는 도화선이 된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부산과 울산, 경주 등 어느 사찰보다 접근성이 뛰어난 우리 통도사의 지리적 여건은 이제 시대의 변화에 걸맞는 수행, 전법도량으로서의 기능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으니 출가사문인 나에게나 단기간의 수련회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혹은 사찰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최적의 도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숲과 바람, 별빛을 언제나 만날 수 있는 곳, 이 향기로운 도량에서 나는 이 여름날의 향연을 준비하는 승가로서 본분을 다할 것이며 도량을 찾는 이들에게는 최상의 체험을 하고 돌아가게끔 마음을 담은 최선의 선물을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