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보경당에서 삼천배를 시작한다. 출가 전에 절을 많이 해본 분들은 삼천배는 무리 없이 진행한다. 특별히 지켜보거나 감시하는 행자가 없기 때문에 삼천배는 스스로 알아서 해야하는 것이다. 한해 어떤 속복은 스님들의 묘한 모습을 보았다. 한참 절을 하고 있는데 스님 두 분이 가사 장삼을 수하고 들어오더니 뒤에 가만히 않아있는 것이었다. 스님들은 절을 하는 나에게 친절히 가르쳐 주기까지 했다.
“속복님, 너무 빨리 하지 마세요. 잘못하면 무릅 나갑니다. 쉬엄 쉬엄 하세요.”
뒤에 않아 있던 스님들은 조언도 해주고 자기들 끼리 심각한 이야기도 주고받으며 그렇게 보경당에 장시간 않아 있었다. 그때는 이 스님들이 뭐 하러 이유 없이 보경당에 않아있는지 알지 못했다. 속복이 절하는 것을 감시하는 줄 알았다. 훗날 강원에 들어가서야 진실을 알게 됐다. “아! 그때 그 스님들이 윗반 스님들께 지적을 받고 참회(벌)를 받고 있었구나” 라는것을.
삼천배 하는 데는 여섯 시간에서 10시간이 결린다. 삼천배 이후 일주일간의 속복생활을 통해 인내의 끝을 보여주는 극한의 체험을 한다. 삼천배 마치면 어려운 것은 다 끝난 줄 알았는데 6일간을 계속 벽보고 세워 놓는 것이다. 소임시간에 행자들은 소임을 보고 속복행자는 벽을 보고 두 시간이건 세 시간이건 세워논다. 이 벽보고 있는 시간이 오히려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출가의지도 바로 세우고 행자들의 절도 있는 생활을 엿보며 이후 해나갈 행자생활이 만만치 않겠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한다. 이 속복기간에 많은 행자들이 버티지 못하고 하산을 한다. 출가수행자가 된다는 것은 책 읽고 학문을 많이 본다고 되는 것이 아닌것이다.
속복때 가장 즐거웠던 것은 행자들이 축구 운력을 할 때인것 갔다. 이때는 차수도 풀고 속복도 공을 차는데 끼워주어 오랜만에 뛰어다닐 수 있었다. 대부분 자기들이 하기 실은 골키퍼를 시키지만 …그것만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