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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수련대회 그 새로운 장(場)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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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 능도 1990년 12월 106호
머리말
해마다 여름과 겨울이 되면 방학 및 휴가기간을 이용하여 대본사를 중심으로 각 사찰 둥지에서 신행단체, 어린이, 중․고등부, 대학생, 청년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수련대회를 시행하고 있으며, 때로는 사찰 주변의 야영장에서 수련대회를 운영하기도 한다.
이러한 맑은 물과 신선한 공기 등 조화로운 자연환경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의 참다운 가르침을 통하여 심신을 정화하고 자기의 새로운 모습과 단체 속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재발견하고 타인과의 인간관계를 개선하여 각자의 삶의 영역로혹 되돌아가서 좀 더 새롭고 유익하게 변모된 자신의 삶의 터전을 이루어왔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수련대회를 계기로 더욱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원동력을 부여할 것이라 믿는다.
이러한 중요한 분야에 기여해 온 수련대회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볼 때 지금까지 제반 문제해결에 대한 역할면에서 일부분을 감당해 왔지만 앞으로 더욱 급증하는 과학물질문명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인간의 정신적 문제 및 가정, 사회 등 기타 분야에 대한 문제해결을 위하여 그 일익을 담당한다는 측면에서 갈수록 그 비중이 커갈 것이라고 본다.
또한 나아가서 이러한 입장에서 불교 신행단체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직장단체까지도 흡수하여 그들에 대한 제반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실시되어 오고 있는 수련대회의 내용을 재분석하고 문제점들을 색출하여 좀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리고 현 불교단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수련대회의 내용면에서 뿐만 아니라 지도자의 부족과 자질문제, 프로그램의 개발문제 등 여러 가지 당면한 문제를 극복해 나가지 않으면 수련대회의 의의가 점차 생기를 잃어 갈 것이다.
이러한 시급한 문제를 타결해 나가는 데 있어서 불교 수련대회가 좀더 원활하고 체계적이며 유익한 수련기간이 될 수 있도록 필자가 그동안 경험하고 생각해 온 것을 토대로 제반 내용분석과 문제점을 보완 내지 개선시킬 수 있는 해결방안을 필자 나름대로 제시해보고자 한다.

수련대회의 내용분석
대․소규모의 인원으로 행해지는 수련대회의 내용을 먼저 살펴보면 주로 예불, 기도, 정근, 참회, 참선, 설법, 강의 등이 수련 일정에서 전체의 2/3정도 차지하고 있다.
그외 만남의 시간, 분임토의 및 분과토론, 촌극발표, 공동체놀이, 탈춤체조, 레크레이션, 비디오 상영, 암자순례, 촛불의식 등의 다양한 내용도 다소 배정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수련대회를 유형별로 나누어 보면 두 가지 형태로 볼 수 있다.
대본사에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정해진 참여인원을 신청받아 어린이, 중․고등부, 대학생, 청년․일반부로 나누어 실시하는 것과 또 하나는 일반 각 소규모 사찰단위 및 신행단체에서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장소만 제공받아 실시하는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또 수련대회의 성격별에 있어서도 기도, 참회, 정근을 위주로 한다든지 좌선시간을 많이 배정한다든지 설법과 강의 내지는 어떤 한 경전을 주제로 연구․토의하는 등, 수련방법에 있어서 승단의 수행법을 모델로 한 수련법 중에서 일부 내지 그것을 종합해서 시행하는 것이 주를 이루고, 그외 일반적인 단일 주제를 가지고 실시하는 것으로 살펴볼 수 있다.
수련대회를 개최하는 근본적인 입장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입각한 이와 같은 전통적 수련내용이 사실 가장 중요하다. 수련대회는 신앙심을 고취시키고 신앙체험을 토대로 각자의 삶을 개선하고 잘못된 현실과 사회의 모순적인 요소를 극복하여, 나아가서는 궁극의 깨달음과 불국토 건설을 지향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신앙체험의 중요성에 입각하여 최근 개선되고 있는 수련대회의 내용을 보면 기도, 정근, 참회, 좌선 등의 수행법 외에 사경법회, 포살․자자법회, 생활화할 수 있는 기도법 등 다른 차원의 신앙법에 대한 적용도 이루어지고 있다.
그외 건조한 교리강좌 및 경전해설보다 경전을 체계적이며 흥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조별 불경연구 및 발표와 현실과 연관성 있는, 살아있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기 위한 교양강좌도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수련대회의 운영을 원활히 하고 일체감을 줄 수 있는 레크레이션, 탈춤, 촌극, 공동체놀이 등 문화․예술방면에 대한 프로그램도 하나 둘 개발되어 수련대회의 일정에 일부 배정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수련대회 문제점
지금까지 앞에서 수련대회의 내용을 분석해 보았듯이 나열식 형태로 구성된 전통적 수도 내용을 피상적으로나마 경험해 볼 수 있고, 약간의 고행경험도 곁들여진 수련내용과 강의식 교육 내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거기에 대한 세부적인 문제점을 살펴보면, 첫째, 기도․정근․108배 내지 3000배 등의 참회․좌선 등이 수련대회 일정의 주된 수련법으로 각각 골고루 섞여 배정되어 있는 점을 들어 살펴보면, 불교 수행법을 조금씩이나마 접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는 있으나 실질적인 면에서 일괄성 내지 전문성이 부족하여 짧은 수련기간 동안 얼마만한 자극과 변화를 줄 수 있을까 재고해 봐야겠고, 불가의 전통적 수행법이 수행의 의미가 정확히 이해되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하게 종교적 의미로만 전달되어지고, 자발적이고 창의성을 불러 일으킬 수 없는 입장에서 일방적인 주입식 지도방법으로 전달되어졌을 때, 불교 수행법 내지 불교 교리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느낌을 주고 일상생활과 밀접하지 못하여 거리감을 주고 있는 면이 없지 않은데 오히려 더욱 더 혼란과 거리감을 던져주고, 힘들고 어려움을 느껴 퇴굴심마저 일으키게 하지 않을까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리고 불가의 전통적 수행법은 수행과 신앙적 차원에서 오랜 시간을 두고 일상생활 속에서 깨달음을 성취할 때까지 꾸준히 닦아가야 할 과제이므로 일회적인 면에서 끝나서는 되지 않고 단계적이며 지속적인 수련방법을 연구하여 계속해서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깊이 연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수련대회의 내용에 있어서 신자들에게만 적용될 수 있지 일반인이나 타종교인에게 적용되기 힘든 면이 있어 일반성과 대중성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둘째, 경전해설 내지 교리강좌 등의 강의식 내용도 재검토해봐야 한다.
체험 속에서 동시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는 내용을 전개해 나가지 않고 단순히 경구해설과 교리분석, 한자 문구풀이식 내용으로만 전달되어진다면 단지 종교적 지식 습득의 정도에서 머물게 되기 쉽다.
이러한 지식 전달식의 내용은 수동적인 입장의 주입식 교육이 될 우려성이 있다. 만약 이렇게 되어진다면 수련대회의 의의와 효과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수동적인 입장에서만 받아들여지는 교육은 배우는 사람 스스로 탐구하고 획득할 수 있는 자발성을 부여하지 못하고 잠재적 능력 혹은 가능성을 개발하거나 자극하거나 촉구하지 않으며 창의성을 저해한다.
그리고 주입식 교육은 권위주의 교육이 되기 마련이다. 권위주의 교육은 자율성 즉 독립적 판단력과 처리능력을 눌러버린다. 가르치는 사람의 지식과 판단에 따르기만 하고 일치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배우는 사람 자신의 판단력과 문제해결의 능력발휘가 요청되지 않는다.
그리고 양자택일 혹은 흑백논리 또는 획일주의적인 교육결과를 가져오고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에 의한 진리의 공동탐구가 아닌 일방통행이 있을 뿐이다.
셋째, 레크레이션․공동체놀이 등의 공동체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입각하여 각자의 불성을 자각하는 데에 근본 뜻이 있음을 이미 알고 있다. 이러한 근본 뜻이 결여된 공동체놀이 및 레크레이션 프로그램이 흥미를 위주로 실시되어졌을 때 불교의 근본 뜻과는 멀어진 흥미위주의 흐트러진 수련대회가 되기 쉽다.
불교 수련대회는 친목도모와 대인관계 증진만을 위하여 개최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각자의 참된 자기 성품을 발현시킬 수 있고 불교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입장에서 그와 연관성 있는 레크레이션 및 공동체놀이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할 과제가 남는다.
사실 불교는 자각(自覺)하는 종교이기 때문에 자아발견과 무한한 자기 가능성 개발에 중점을 둔 구체적이고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참여의식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이와같은 입장에서 참여자마다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하는 마음을 유발시킬 수 있는 전문적이며 심도 있는 수행법과 일반 문화, 예술 등 교양적인 측면에서 불교의 참뜻을 깨달을 수 있는 일반적 수련법회 및 전문적 심성(佛性)개발 수련회 등 여러 가지 차원에서 현재에 정체되어 있는 불교 수련대회의 새로운 장을 위한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일차적으로 여기에서는 개괄적인 면만 이야기하고 차후 세부적인 프로그램 내용은 더 연구하여 발표하고자 함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