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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갈등, 6.2 지방선거, 불교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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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편집실 2010년 03월 337호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취임 2주년 이틀 앞둔 2월 23일 취임 3년차 화두로 교육비리와 토착비리 척결을 내세웠다. 우리 사회의 비리가 지속되는 한 선진 일류국가가 될 수 없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일선 교장과 교육청 비리, 공무원의 허위 유공자 등재 실태 등을 거론하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비리가 관행화되고 누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육계가 비리의 온상이 돼 가고 있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이 바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역사적 시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기회를 놓치면 국운이 융성할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라스베이거스 연설에서 정부와 민주당, 공화당이 힘을 합치지 않는다면 미국은 2등 국가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한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는 아마 미국보다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라고 이 대통령은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지 않으면 지금의 기회 또한 위기가 될 것이라며 국무위원은 시대적 소명을 깨닫고 우리 사회 기초와 근간을 확립하기 위한 헌신과 희생의 정신으로 국정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특히 민생개혁 법안이 하루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국회다. 세종시 문제로 여당 내에서는 물론 여야 간에도 갈등이 최고조에 올라있다. 2월 22일과 23일 이틀간 한나라당 내에서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서로 반대 입장만 확인했다. 접점의 여지를 발견할 수 없었다. 오히려 세종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더 심화된 것 같다는 관측이다.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하는 친이계는 행정 비효율을 지적한다. 즉 세종시로 행정부서가 옮겨가면 오히려 행정 능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다 2002년 대선 당시 충청지역 표를 의식한 지역주의 공약이기 때문에 폐기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친박계는 전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가 균형발전론이 핵심 요지다.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 발전하려면 행정부처 지방 이전이 불가피하고, 이것은 국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신뢰를 지킨다는 측면에서 세종시 이전 공약은 준수해야 한다는 논리다.
어느 쪽의 주장이 맞을까? 시각에 따라서 긍정과 부정의 스펙트럼은 다양할 것이다. 우선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한나라당 의원총회가 한창인 2월 22일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결과 원안 지지가 수정안 지지보다 많았다. 한길리서치와 모노리서치 등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계속 원안이 수정안을 앞섰다. 설 연휴 이후에 오히려 원안 지지로 급선회했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수정안 지지는 설 연휴 직후(16일)보다 3.1%포인트 줄어든 33.7%로 나타났다. 반면 원안 지지는 3%포인트 늘어난 35.1%를 보였다. 원안이 수정안을 1.4%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 지지층만 수정안 지지가 49.6%로 원안 지지 21.4%보다 크게 앞섰다. 이 또한 설 연휴 전인 지난 16일 조사의 65.1%와 비교하면 수정안 지지가 크게 줄어든 수치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원안 지지 의견이 58.8%로 여전히 수정안 22.2%보다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자체 조사한 여론 조사결과는 조금 다르다. 이 연구소에 따르면, 세종시 수정안이 충청권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49.0%로 나왔고, 세종시 원안이 충청권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40.2%였다. 원안보다 수정안에 무게가 실리는 조사결과다. 특히 서울의 경우 63.0%, 인천-경기에서는 55.6%가 세종시 수정안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여론조사는 한나라당 의원총회를 앞두고 세종시 수정파, 즉 친이계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친이계 주류측은 3월 초까지 세종시 의원총회 토론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로 넘어오는 대로, 원안을 수정안으로 당론을 변경하기 위한 찬반투표에 착수한다는 생각이다. 4월 말부터는 지방선거 경선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 이전에 세종시 논란에 대한 국회 논의과정을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친이계는 당내 120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안에 대한 표 계산 결과, 105명의 의원이 수정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보고 설득작업을 계속하면 표결 이전까지는 120표를 확보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친박계는 물론 반대다. 당론 변경을 위한 찬반투표가 진행되는 의원총회에 불참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다 친이계의 진수희 의원의 박근혜 대표를 겨냥한 막말 파문과 친박계 사정설 등으로 심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세종시 논란이 연쇄충돌(chain collision)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분당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갈등의 양상을 보면 여야 관계보다 더 험악하다. 주고받는 말을 보면 강도 발언에 이어 여성 비하언사에다 사정협박설까지 정치갈등의 종합세트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2지방선거를 백여 일 앞두고 각 당 내부에서는 공천경쟁이 치열하다. 세종시 갈등은 당내 공천 과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향후 이어지는 총선과 대선 일정에 지방선거는 기초 조직을 어느 쪽이 장악하느냐 하는 대결장이기 때문이다. 물론 여야간에도 세종시 문제는 6.2지방선거의 최대 이슈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투표 회부론도 나오는데, 이는 넌센스다. 정치의 실종을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여당 내, 여야 간 경쟁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정운찬 총리,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등 정부와 여당의 고위인사가 총무원을 찾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것이다. 자칫 종단이 특정 정치세력에 휘말리는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 관계자와 정치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국민들의 말 없는 말을 들어야 한다. 국토의 대재앙을 초래할지도 모르는 4대강 개발 문제는 세종시를 둘러싼 갈등에 묻혀 보도조차 되지 않고 있다.
특히 4대강 개발 문제는 생태․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편적인 가치인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10명 중 7명 가량은 4대강 사업에 대해 규모를 줄이거나,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보는 등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세계일보 1. 31) 또 경제정의실천연합이 2월 22일 이명박정부 출범 2년을 즈음하여 대학교수, 연구원, 변호사 등을 중심으로 한 전문가 집단 34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명박정부가 잘못한 대표적 정책으로 60.4%가 \'4대강 정비사업\'을 꼽았다.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청와대와 정부라고 해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우리 헌법은 제1조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며 민주주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권력의 오만함이며 국민의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세종시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 격화와 6.2지방선거를 앞둔 이즈음 불교계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안은 4대강 생태․환경 파괴 우려, 민주주의와 정치의 실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