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대중공양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해우소 - 종현 2010년 03월 337호

선원이든 강원이든 대중이 모여 정진하고 공부하는 곳엔 신도들이 올린 대중공양이 올라온다. 부처님 시대 탁발 걸식에서 시작된 공양은 정진하는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림으로 해서 눈 밝은 수행자가 나와 사바세계를 밝혀주라는 시주들의 기원이 담겨있다.
그러다보니 대중공양에는 내용물이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이 과일공양이다. 생전 처음 보던 망고, 한라봉등을 선원에서 처음 맛보았다. 이상한 향을 억지로 참으며 먹었던 두리안도 처음 맛본 것이 선원 대중 공양물 이었다.
절에서는 떡을 많이 먹지만 요즘은 피자와 빵등이 자주 올라온다.
공양 올리는 분들은 수행자가 먹을 음식이라며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스님들은 그 공양물을 자양삼아 열심히 정진한다.

대중공양에는 음식만 올라오는 것이 아니다. 옷을 비롯한 스님들의 의식주에 관련된 공양물이 올라온다.
여름에는 부채, 겨울에는 내복, 사각 팬티, 런닝구 그리고 스님들로 인해 유행이 퍼진 발가락 양말 등등의 공양물이 있다.
한번은 이상한 공양물이 올라와서 놀란 적이 있다.
직지사 선원에서의 일이다. 사각박스에 잘 포장된 선물이 각자의 좌복위에 노여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풀어보던 스님들은 모두가 놀라 황당한 표정이었다. 박스 안에 들은 것은 화려한 색상의 얄시시한 여성 팬티였다. 그것도 엉덩이 쪽에 무시무시한 12지신상이 띠별로 하나씩 그려져 있는 처음 보는 모양의 팬티에 스님들은 호기심 가득 찬 눈빛으로 이리저리 살피기도 하고 어떤 분은 아이에 눈조차 마주치지 않고 불쾌해하는 스님도 있었다.
여성 속옷이 공양물로 오게 된 사연은 평상시 괴각으로 이름난 HG 스님과 인연 있는 어느 불자가 팬티 디자인을 했고 엉덩이 부분에 12지신상을 새김으로 해서 평소 보지 못하는 디자인으로 파격미를 살렸으며 남성들로 하여금 여자 친구를 보호하고 있다는 안심마음이 들게 하여 충동구매를 유발하고, 하여 대중에 선보이기 전에 스님들께서 지극한 기도를 해줘서 12지신 팬티가 잘 팔릴 수 있게끔 하기 위해 대중공양을 올렸다고 하였다.
스님들은 이야기를 듣고 어쨌든 여자 친구가 있는 남자들은 좋아할 팬티라며 잘되게 기도하였고 공양물로 올라온 팬티는 어부지리로 직지사 종무소 아가씨들 차지가 되었다.
이런 많은 대중공양과 시주의 은혜에 답하기 위해 공양물을 약으로 삼아 스님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오늘도 용맹정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