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흘리며 부모곁에서 온갖 보살핌을 받을 시기 열 네살에 스님은 도의 문에 들어 가람에 들어와 수행자로 향상해나가는데 이는 선세의 깊은 인연이 없이는 불가능한 복이기에 그를 감심인수甘心忍受하면서 공과를 이루어가게 된다. 성품이 박진朴眞하고 순수하여 한번 마음 먹은 길로 가고 한 번 마음을 정한 스승에게 온 정성을 다해 받드는 공경심이 바로 공부의 진척을 이루어갔다고 본다.
묵담黙潭, 만암曼庵, 동산東山,구산九山 스님 등 당대선지식을 친견하고 가르침과 법은法恩을 받으며 일생의 스승 성철性澈선사를 만나 스님은 오로지 깨달음의 길로 매진하는 일념밖에 없었기에 만난고초를 겪고도 참아낼 수 있었다.
수행자가 수행을 하여 무르익으면 그 극점에서 견성하여 활연경계에서 대환희경을 맛보게된다고 한다. 견성오도見性悟道한 다음 구경원각究竟圓覺을 향해 끊임없이 수도修道하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진중塵中에도 찰찰刹刹이 되고 망식忘食에도 광만光滿이 되는 것을 느끼며 시시부절時時不絶 여여입대해如如入大海로 되는 것이다
스님께서는 생사를 내걸고 잠을 잊은 채 방바닥에 눈 내린 듯 먼지가 쌓여도 아랑곳 않고 일념으로 정진하다가 홀연히 깨달음의 게송을 읊게 된다
경경상호조 鏡鏡相互照 거울과 거울이 서로 비추어
조무어영상 照無於影像 비추나 형상은 없구나
차시역하물 此時亦何物 아하! 이게 무엇인가
청산백운리 靑山白雲裏 청산이 백운 속에 있거늘
스님은 이렇게 오도송悟道頌을 읊고 일생의 스승 성철스님으로부터 인가를 받게 된다
이때까지 스님은 신명을 바쳐 위법망구의 자세를 정진을 해온 것이다. 발심의 게송을 늘 되새기며 촌음을 헛되이 않고 매진해온 것이다.
태백산에서 농사를 지으며 철저히 고독경에 능히 산하대지 삼라만상과 일체가 되어 부동심으로 한산閑山과 습득拾得 도인처럼 시를 읊고 법락法樂을 만끽했다. 보림 회향의 시기가 10년.
스님의 노심초사의 일구一句 ‘누구없는가?’는 후인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후생가외後生可畏 후생가대後生可待라 할 수 있다. 후인들이 더 출중하기를 고대하며 또 그렇게 기다리고 계신 것이다 .장부출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참된 법을 전하여 자각각타自覺覺他 증대각證大覺하여 널리 법륜을 펼 큰 일꾼을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온 세상에 향기를 드리울 ‘누구’ 그 누구는 사실 누구나 될 수 있다.
다만 시절인연이 다를 수 있고 지질遲疾의 차가 있을 뿐이다.
근세 한국불교의 중흥조 경허성우鏡虛惺牛선사도 후인들에 대한 걱정을 오도송에서 보여준다. 도인들의 경계는 비슷한 것 같다
의발수전衣鉢誰傳 이 의발을 누구에게 전하리
사고무친四顧無親 거 누구 없는가?
사고무친四顧無親 게 누구 없는가?
의발수전衣鉢誰傳 의발을 누구에게 전하랴
법전종정스님의 수행과정을 감동적으로 살펴보면서 불교의 방향이 그려진다. 2분법사고와 무한경쟁 분별심이 만연한 세상에서 진정 평화를 얻을 수 없는 현대인의 최종 귀의처는 어디인가? 그것은 안심하고 자재할 수 있는 발고여락 구경열반이다. 유심정토의 구현이요 극락정토의 구현이요 시시현전 왕생이다. 불생불멸의 진여열반이다. 그 세계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 그리운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울부짖고 있는 오늘의 이웃들을 본다. 밝고 지혜로운 길을 제시할 ‘누구’는 바로 누구인가?
종정스님께서는 일반대중들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지를 실제 몸소 실천하면서 보여주고 있다
“승속을 막론하고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부처다(209쪽)”
“세상에 부지런한 사람은 많다. 그러나 부지런하되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드물다”며 “돈놀이를 말고 헛돈을 탐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도인들의 참삶을 비추어 봄으로써 고통을 여의고 진정한 행복의 길을 찾아 가는 길을 안내하게 되는 그 나침반으로서 이 책의 가치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민족이 이 땅에 와서 생활하고 다양한 사상과 종교 철학이 공존하고 세계의 중심문제를 가장 변두리땅 한반도에서 안고 있다. 진정한 행복을 찾고 이웃에게 그 행복을 전하고 세상이 모두 공존하고 상생하고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길은 무엇이고 어디인가? 지상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살아갈 우리다.
“나와 남을 하나로 보는 사람이 참눈을 가진 사람이다”
“나보다 못한 사람은 돕고 나보다 잘난 사람에게 기탄없이 배우는 것 그것이 자비롭고 지혜로운 생활이다”
“남을 위한 삶이 곧 자기를 위한 삶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 불교다(211쪽)”
큰스님께서 즐겨 읽으시는 채근담菜根譚구절을 통해서 오늘의 우리의 삶의 방향을 바로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어도 성현을 보지 못한다면 글이나 베껴대는 사람이 될 것이고, 벼슬자리에 있으면서도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관을 쓴 도둑이 될것이다. 학문을 가르치되 몸소 실천하지 않는다면 구두선이 될 것이고, 사업을 하면서 은덕을 베풀기를 생각하지 않으면(덕을 심으려 하지 않는다면) 금방 시드는 꽃(눈 앞의 한때 피는 꽃)이 되리라 .”
종정스님이 던지는 화두. 자신을 깨닫고 모든 이들을 깨닫게 하는 그리하여 온누리 평화와 행복을 나누며 살아갈 ‘누구’ 있는가?
이 책은 수행자를 위한 책이다. 세속에 있든 산중에 있든 우리는 필경 모두 수행자로 되어간다. 순서의 차이다. 그러므로 언젠가 가야할 길에서 만날 스승의 말씀이다. 이 책은 모든 생명이 추구하는 행복을 안내하는 책이다. 고해苦海임을 깨닫는 이들이 그 고해를 벗어날 용기가 생기듯 고통의 바다에서 진정한 행복을 제시한다. 세간에서 출세간의 법을 전한다. 장부의 길(선지식을 가까이하고, 바른 법을 들으며, 그 뜻을 생각하고, 그 말대로 실천하는 것)을 안내한다.
종정 큰스님께서는 8순 중반에도 어김없이 새벽에 일어나 108배, 일체중생을 위해 발원문을 암독송하고 경전을 독송하는 일상을 거르지 않고 평생을 화두수행으로 일관하며 역설하신다.
“ 행복에 이르는 길이 있는데 사람이 걷지 않을 뿐이다.
행복은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에 있으며 그것은 수행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수행이라는 길을 꾸준히 걸어보라.
오래 하다보면 틀림없이 들어가는 곳이 있다.
반드시 깨칠 수 있으며 깨치면 부처가 되는 것이다.“(273쪽)
다구를 펴놓고 한가로이 차를 마시지도 않고 평생을 살아오신 법전큰스님!
법을 전하고자 간절히 말씀하신다.
“진정한 신심이 있어야 한다.
적게 자고 잡담하지 말고 오직 부지런함이 공부를 이룬다. 게으르지 말고 정진하라. 영원한 진리만이 행복이다. 바보처럼 꾸준히 가라!“(285쪽)
과거와 현재 미래의 삼세三世 모든 부처님과 대중들을 연결할 다리역할 할 수 있는
누구 없는가? 참사람 없는가?
너무도 아름다운 삶, 고결한 삶을 후인들에게 감히 자비심으로 보여주신 법전 종정스님께
공경 합장 드리며 졸시로 공양드린다
수순진성현隨順眞聖賢 진리와 성현의 길을 따라
감수제고경甘受諸苦境 온갖 고난을 달게 이겨왔네
정제일평생淨齊一平生 맑고 가지런한 삶 어긋나지 않아
정로직심행正路直心行 우직하게 바른 길로만 곧게 달려왔나니
장부일대사 丈夫一大事 대장부 일대사는
지재탈생사 只在脫生死 생사를 초탈함에 있나니
멸고수연처 滅苦隨緣處 고통을 여의고 법락을 얻는 중중연기 따르는 수행처엔
화중생련화 火中生蓮華 불구덩이 세상에도 연꽃이 피어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