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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정진 2 - 그래, 한마디 일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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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 - 종현 2010년 02월 336호
1997년 방장스님도 용맹정진에 동참 하셨다. 방장 취임 후 첫해에 정진에 동참하신 것이다. 보통은 오전, 오후에 들어오셔서 잠시 경책만 하고 내려 가셨는데 그해는 일주일을 함께 대중과 정진하셨다. 모든 대중들도 긴장 했다. 그리고 기대감 또한 컸다. 평소 절구통 수좌로 불리던 분이라서 일주일동안 어떤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실까 하는 기대였다. 용맹정진이 시작되고 하루, 이틀이 지나갔다. 방장스님의 정진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한번은 조시겠지, 아니면 목이라도 까딱이시겠지 하며 나의 정진은 어디 가고 방장스님만 살폈다. 그러다 내가 졸고…. 그리 시간이 흘러 일주일이 지났다. 결국 방장스님의 흐트러진 모습은 전혀 찾을 수 없었고 절구통수좌의 진면목을 눈앞에서 느낀 해였다. 그해 용맹정진을 마치고 일상에 복귀하면서 용맹정진의 무용담으로 지대방 이야기는 꽃을 피웠다.

그해 용맹정진이었다. 3일째 되는 날. 이때는 몸도 힘들고 졸음이 가장 많이 찾아온다. 그리고 가장 공포를 느끼는 이빨 전체가 쑥 빠질 것 같은 아픔을 느낄 때도 이때인 것 갔다. 50분 정진을 마치고 죽비소리에 맞춰 대중들은 포행을 돈다. 포행을 돌면서 경직된 몸도 풀고 졸음도 쫒는다. 스님들은 줄을 맞춰 10분 동안 포행을 돈다. 바깥쪽 두 줄은 주행선이고 가운데 줄은 추월선이다. 발걸음이 빠른 스님들은 거의 뛰듯이 가운데 줄을 주름잡는다. 돌다보니 어느덧 10분이 되어갔고 열중스님은 죽비를 들고 입선죽비를 쳤다. 대중스님들은 포행을 멈추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않는다. 그런데 그때 내 옆에 있어야할 도반 하나가 안보였다. 살펴보니 내 반대편에서 자기 자리를 못 찾아 비몽사몽 우물쭈물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대중들이 모두 자리에 않자 당황한 나머지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않아버렸다.

스님이 앉았던 그 자리는 하필 방장스님, 수좌스님, 열중스님 등 어른스님들이 앉아 있던 어간석 맞은편이다. 그러니 방장스님과 마주 않은 격이 된 것이다. 순간 모든 대중들은 긴장했다. 당연히 맞은편 어른스님들도 긴장하신 듯 했다. 대중들은 저 강원 초짜중이 무슨 경계가 찾아 왔나 싶어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궁금해 했다.

맞은편 바닥에 않아서 어리둥절해 하던 스님께 수좌스님이 한 말씀 하셨다.
“그래, 한마디 일러라!”
“.....”
“앉았으면 한마디 일러봐!”
“......”
이 스님이 아무 대꾸도 없자 수좌스님이 말씀하셨다.
“빨리 부축해서 자기 자리에 앉히세요.”
결국 스님들이 부축해서 자기자리를 찾아 앉았고 다시 정진을 계속 할 수 있었다. 소리 내어 웃진 못했지만 그 시간 정진은 아무 고통 없이 빨리도 지나갔다.

한바탕 해프닝을 하며 대중들에게 큰 긴장과 웃음을 줬던 스님은 지금 해인사 전각을 맡아 열심히 기도정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