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용맹정진이었다. 3일째 되는 날. 이때는 몸도 힘들고 졸음이 가장 많이 찾아온다. 그리고 가장 공포를 느끼는 이빨 전체가 쑥 빠질 것 같은 아픔을 느낄 때도 이때인 것 갔다. 50분 정진을 마치고 죽비소리에 맞춰 대중들은 포행을 돈다. 포행을 돌면서 경직된 몸도 풀고 졸음도 쫒는다. 스님들은 줄을 맞춰 10분 동안 포행을 돈다. 바깥쪽 두 줄은 주행선이고 가운데 줄은 추월선이다. 발걸음이 빠른 스님들은 거의 뛰듯이 가운데 줄을 주름잡는다. 돌다보니 어느덧 10분이 되어갔고 열중스님은 죽비를 들고 입선죽비를 쳤다. 대중스님들은 포행을 멈추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않는다. 그런데 그때 내 옆에 있어야할 도반 하나가 안보였다. 살펴보니 내 반대편에서 자기 자리를 못 찾아 비몽사몽 우물쭈물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대중들이 모두 자리에 않자 당황한 나머지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않아버렸다.
스님이 앉았던 그 자리는 하필 방장스님, 수좌스님, 열중스님 등 어른스님들이 앉아 있던 어간석 맞은편이다. 그러니 방장스님과 마주 않은 격이 된 것이다. 순간 모든 대중들은 긴장했다. 당연히 맞은편 어른스님들도 긴장하신 듯 했다. 대중들은 저 강원 초짜중이 무슨 경계가 찾아 왔나 싶어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궁금해 했다.
맞은편 바닥에 않아서 어리둥절해 하던 스님께 수좌스님이 한 말씀 하셨다.
“그래, 한마디 일러라!”
“.....”
“앉았으면 한마디 일러봐!”
“......”
이 스님이 아무 대꾸도 없자 수좌스님이 말씀하셨다.
“빨리 부축해서 자기 자리에 앉히세요.”
결국 스님들이 부축해서 자기자리를 찾아 앉았고 다시 정진을 계속 할 수 있었다. 소리 내어 웃진 못했지만 그 시간 정진은 아무 고통 없이 빨리도 지나갔다.
한바탕 해프닝을 하며 대중들에게 큰 긴장과 웃음을 줬던 스님은 지금 해인사 전각을 맡아 열심히 기도정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