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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사 靈源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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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 피플 - 이겸 2009년 12월 334호
산을 따라 이어진 길이 오르막길로 접어들더니 정상까지라도 이어지려는지 가파르다. 절집을 여러 곳 다녀 보았으나, 영원사의 길은 참으로 인상적인 것 중 하나이다. 낙엽이 뒹구는 초겨울의 따뜻한 기온을 벗 삼아 길을 오른다. 만약 비나 눈이라도 온다면 그 어떤 종류의 차라도 이 길을 오 갈수 는 없을 것이다. 가파른 길이 길게 이어지는가 하면 급격하게 구불대는 통에 주변의 절경을 감상하기 힘들다. 주지 소임을 맡고 있는 대일스님은 ‘상무주암’에서 10년간 머물다 이곳에 내려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가 1971년. 당시 법당으로 쓸 만한 전각은 없었으며, 허름한 흙집이 한 채 있었다고 한다. 그 후 1981년 대일스님이 불사를 일으켜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두류선림”이라고 쓰인 법당 한 채와 요사 채, 공양간 한 채가 현재의 모습이다. 정남향의 양지 바른 자리에 지어진 법당의 풍모가 빼어난 곳이다. 두류는 지리산을 뜻하고, 선림은 선원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두류선림은 사람이 거주할 수 있게 만든 인법당으로 구들이 깔려있어서 언제든 아궁이에 불을 지필 수가 있다. 산중 절집의 면모를 잘 갖추고 있는 샘이다. “스님들의 법명은 모두 다 다르지만 근원은 마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절의 명칭 또한 마음자리를 뜻하는 것이지요. 영원사라는 이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노장의 음성이 느리고 우렁차다. 영원사는 소리가 없는 절이다. 이웃들이나 주변 마을의 소리가 일체 들리지 않는 곳이다. 가파른 위치 탓에 아랫마을과의 거리도 다른 절에 비해 멀다. 절집으로 오르지 못하는 세속의 소리는 산 아래에서만 머물다 사라진다. 하여 오직 공부에만 전념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전체적인 느낌은 매우 넓은 시야와 따듯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다. 고요하면서도 밝은 곳이다.

영원사 靈源寺는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에 있는 사찰로 지리산을 끼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의 말사로 신라 진덕여왕(재위 647∼645) 때 영원靈源스님이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조선시대에는 수행처로 이름나 고승 109명이 안거하였으며, 이 사찰의 역대 조실들을 기록한 조실안록祖室安錄에는 영관(靈觀:1485∼1571)과 휴정(休靜:1520∼1604) 인오(印悟:1548∼1623) 유정(惟政:1544∼1610) 상언(尙彦:1707∼1791) 등의 큰스님이 열거되어 있다. 영원사에는 두개의 창건 설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영원스님이 범어사에서 수행하다가 욕심 많은 스승을 떠나 지리산으로 들어갔다가 10년 후에 다시 돌아와 보니 스승은 흑 구렁이로 변해 있었다고 한다. 스님은 불쌍한 스승의 영혼을 인도하여 지리산으로 돌아가다가 만난 한 부부에게 “열 달 후 아들이 태어날 것이니 7세가 되거든 이곳으로 데려오라”고 하였다. 그 후 절을 짓기 시작하여 7년 만에 완성하였고, 그곳으로 찾아온 동자를 제자로 삼았다. 영원스님은 동자를 방 안에 가두고 문에 작은 구멍을 낸 후 그 구멍으로 황소가 들어올 때까지 열심히 수행하라고 하였다. 훗날 동자는 문구멍으로 황소가 뛰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크게 깨달았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영원스님이 이곳에서 8년간이나 수도하였으나 깨달음을 얻지 못하여 다른 곳으로 가려고 산을 내려가는데, 한 노인이 물도 없는 산에서 낚시를 하면서 영원을 향하여 혼잣말로 “8년간 낚시를 했는데 아직 고기를 낚지 못하였다. 그러나 2년만 있으면 큰 고기를 낚을 것이다”이라고 말하고는 사라졌다고 한다. 스님이 이 말을 듣고 다시 2년간 더 수도하여 큰 깨달음을 얻고 절을 지었는데, 그것이 영원사였다고 한다. 후세 사람들은 그 노인을 문수보살의 화신이라고 생각하였다고 한다. 암자는 도솔암과 상무주암(上無住庵)·문수암 등이 남아 있다. 이중 도솔암은 인오가 수도하던 곳이고, 상무주암은 지눌知訥과 혜심慧諶 등이 머무르던 암자이다. 문수암 뒤편에는 임진왜란 때 마을 사람 1000명이 피난하였다고 전하는 천인굴千人窟이 있다. 유물로 영암靈巖과 상언·중봉中峰·청계淸溪·벽허碧虛·인오의 부도 6기가 전해진다. 법당 옆 숲엔 ‘청매조사탑’으로 추측되는 부도가 있다. 아담한 2층 부도로 별다른 장식 없이 조용한 모양을 하고 있다. 조릿대 흔드는 바람 소리 들으며 양명한 모습으로 앉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