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정화하는 기도문
만일 내가 내 가족이 내 피붙이가 내 조상이
당신과 당신가족 당신의 피붙이 당신의 조상에게
예부터 지금까지 생각으로 말로 행동으로
상처와 고통을 주었다면 부디 용서를 바랍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마음이 안 잡힌다. 마음만 먹으면 되는데 쉽지 않다.’ 이런 말들이다. 실상도 없는 그 마음이 왜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일까.
어릴 적 엄마를 따라 절에 가서 삼배를 드리고 부처님께 기도를 드렸다. ‘부처님 저 공부도 잘하고, 착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되도록 해주세요.’ (그때나 지금이나 게으름 때문에 고민이 많았나보다.) 부지런히 살고, 공부 열심히 해야 하는 건 나인데 그걸 부처님께 그렇게 만들어 달라고 기도를 드렸으니……. 언제나 나를 지켜줄 것만 같았던 단주를 꼭 차고 다니며 엄마 따라 절에 가는 게 마냥 좋았던 시절이었으니 그나마 귀엽다고 봐 줄 수밖에.
그런데 문제는 지금도 인연이 되어 경전을 배우고, 책을 읽으며 수행을 하면서도 어릴 적의 나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말수를 줄이고 모든 일을 다 이해하고 다 용서한다는 듯 미소를 짓고 있지만, 과연 내 마음으로도 온전히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큼이나 이해하고 용서하고 있는 상태일까? 매일 매일 부처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 길일까, 어떻게 행하는 것이 진정한 실천일까를 고민하고 또 다짐을 하지만 아직은 그 말씀을 흉내만 내고 살아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보니 지치고 힘이 들 때면 늘 변함없이 덜 익은 \"내 마음\" 탓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달라져야 하리라. 말로만, 마음으로만, 생각으로만 그치던 것들을 진정한 행으로 보여야 된다고 생각한다. 부처님께 나를 어떻게 변화시켜 달라고, 나를 위해 행복의 장을 마련해 달라고 떼쓰고 매달리기보다는 부처님께,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고 그걸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갈 것이다.
한 장 밖에 남지 않은 달력을 바라보면서 나는 지난날들을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며 살아왔는지,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행복과 거꾸로 난 길을 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 물어 본다. 잘한 일보다는 후회되는 일이 더 많은 지금의 나이지만, 남은 한 달 만큼은 후회 없도록 부처님께 부끄럽지 않게 보낼 것이다. 또한 나의 말과 행동으로 상처받은 이는 없는지, 내 욕심과 행복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는지, 타인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뻐해 주었는지, 모든 이를 차별 없이 진심으로 대하였는지, 필요이상의 것을 취하지는 않았는지. 나 스스로를 그리고 주위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허울 좋은 참회가 아니라 진정한 참회의 연못 안으로 나를 적셔가야겠다.
참회로서 묵을 허물을 훌훌 털어버리고 감사로서 깨끗하고 맑아진 내가 되어 올 한해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하루하루 새로워지기를, 진실만을 말하고, 사람들 속에서 오직 선한 것만을 볼 수 있기를, 내 안이 내 주위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진심으로 발원한다.
남은 한 달, 이 원을 담아 나의 최고의 도반인 엄마 옆에 나란히 앉아 매일 매일 참회기도를 드려야겠다.
내 앞에 행복
내 뒤에 행복
내 아래에 행복
내 주위 모든 것에 행복
-인디언 나바호족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