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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부처님 말씀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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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이야기 - 연화행/해인사수련회 동문회 2009년 12월 334호
기억하고 싶은 말씀들을 다이어리에 기록해두고, 답답하고 속상할 때는 메모해두었던 말씀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탁하고 먹먹했던 마음이 시원하게 내려갈 때가 많다. 이처럼 부처님께서는 일상의 크고 작은 고민의 해답을 쉽고 자상하게 일러주시고, 지친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고 다독여주신다.
올 한해 내 다이어리에, 내 가슴에 새겨둔 부처님 말씀 중에는 유난히 참회에 대한 글이나 법문이 많다. 참회! 잘못에 대하여 깊이 뉘우쳐 마음을 고치는 행위, 부처님 앞에서 자기의 허물을 회개하고 용서를 비는 행위를 뜻한다는데 과연 나에게 참회란 무엇이었을까?
지금까지는 남에게 피해 안주고 크게 죄를 짓지도 또 지을 일도 없다는 짧은 생각에 참회를 그저 천수경을 독송하면서 절차상 읽어 내려가는 정도로만 여기고, 108참회문을 하는 것도 단순히 108배를 하기 위한 방편으로만 삼지 않았나 싶다. 어리석게도 참회를 ‘이렇게 참회기도를 하고 용서를 구했으니 이제 복을 주세요.’ 라는 정도로만 받아들여서일까, 스스로도 이런 공식은 양심에 걸리며 진정한 불법에 어긋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진심으로 온힘을 다해 참회에 내 몸을 내맡길 수 없었던 것 같다.
혜인스님의 ‘원력’에 보면 “‘참회에 있어서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인과응보를 믿는 것이다’, ‘내가 지었기에 내가 받는다.’는 이 간단한 법칙을 온전히 받아들일 때 ‘나’의 죄업은 치유되기 시작한다.”고 말씀하신다.
인과응보! ‘내가 지었기에 내가 받는다.’ 이렇게 간단명료하고 합리적인 법칙이 또 있을까. 내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과보를 내가 받는다는데 누구를 원망하고 탓할 수 있을까. 내게 돌아오는 과보를 피하지 말고 내 삶의 몫이라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그 매듭을 풀어나가야 한다. 내가 지은 잘못을 진심으로 참회하고, 나로 인해 상처받은 이가 있다면 용서를 구하고, 그들의 행복을 위해 기도해주어야 한다.

스스로를 정화하는 기도문
만일 내가 내 가족이 내 피붙이가 내 조상이
당신과 당신가족 당신의 피붙이 당신의 조상에게
예부터 지금까지 생각으로 말로 행동으로
상처와 고통을 주었다면 부디 용서를 바랍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마음이 안 잡힌다. 마음만 먹으면 되는데 쉽지 않다.’ 이런 말들이다. 실상도 없는 그 마음이 왜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일까.
 어릴 적 엄마를 따라 절에 가서 삼배를 드리고 부처님께 기도를 드렸다. ‘부처님 저 공부도 잘하고, 착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되도록 해주세요.’ (그때나 지금이나 게으름 때문에 고민이 많았나보다.) 부지런히 살고, 공부 열심히 해야 하는 건 나인데 그걸 부처님께 그렇게 만들어 달라고 기도를 드렸으니……. 언제나 나를 지켜줄 것만 같았던 단주를 꼭 차고 다니며 엄마 따라 절에 가는 게 마냥 좋았던 시절이었으니 그나마 귀엽다고 봐 줄 수밖에. 
그런데 문제는 지금도 인연이 되어 경전을 배우고, 책을 읽으며 수행을 하면서도 어릴 적의 나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말수를 줄이고 모든 일을 다 이해하고 다 용서한다는 듯 미소를 짓고 있지만, 과연 내 마음으로도 온전히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큼이나 이해하고 용서하고 있는 상태일까? 매일 매일 부처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 길일까, 어떻게 행하는 것이 진정한 실천일까를 고민하고 또 다짐을 하지만 아직은 그 말씀을 흉내만 내고 살아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보니 지치고 힘이 들 때면 늘 변함없이 덜 익은 \"내 마음\" 탓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달라져야 하리라. 말로만, 마음으로만, 생각으로만 그치던 것들을 진정한 행으로 보여야 된다고 생각한다. 부처님께 나를 어떻게 변화시켜 달라고, 나를 위해 행복의 장을 마련해 달라고 떼쓰고 매달리기보다는 부처님께,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고 그걸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갈 것이다.
한 장 밖에 남지 않은 달력을 바라보면서 나는 지난날들을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며 살아왔는지,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행복과 거꾸로 난 길을 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 물어 본다. 잘한 일보다는 후회되는 일이 더 많은 지금의 나이지만, 남은 한 달 만큼은 후회 없도록 부처님께 부끄럽지 않게 보낼 것이다. 또한 나의 말과 행동으로 상처받은 이는 없는지, 내 욕심과 행복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는지, 타인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뻐해 주었는지, 모든 이를 차별 없이 진심으로 대하였는지, 필요이상의 것을 취하지는 않았는지. 나 스스로를 그리고 주위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허울 좋은 참회가 아니라 진정한 참회의 연못 안으로 나를 적셔가야겠다.
참회로서 묵을 허물을 훌훌 털어버리고 감사로서 깨끗하고 맑아진 내가 되어 올 한해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하루하루 새로워지기를, 진실만을 말하고, 사람들 속에서 오직 선한 것만을 볼 수 있기를, 내 안이 내 주위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진심으로 발원한다.
남은 한 달, 이 원을 담아 나의 최고의 도반인 엄마 옆에 나란히 앉아 매일 매일 참회기도를 드려야겠다.

내 앞에 행복
내 뒤에 행복
내 아래에 행복
내 주위 모든 것에 행복
-인디언 나바호족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