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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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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불심 - 정창숙 1990년 12월 106호
꿈
진실을 말해주는 친구 !
며칠 동안이나 저는 선택의 가름길에서 서성거렸습니다. 제겐 보물보다 더 소중한 선택이었습니다. 선택은 자유지만, 제겐 자유로 통하지 않는 문제랍니다. 선택. 그건 말이죠, 꿈이예요. 꿈. 문제가 된 계기를 말할께요. 쉿! 저와 친구만의 비밀이예요. 아주 작은 비밀이지만 제겐 이 지구보다 무겁게 느껴지는 비밀입니다. 자, 그럼 말해드리지요.
며칠 전에 제가 알고 있는 국군아저씨로부터 편지가 왔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ꡐ너도 귀중한 꿈을 가져보렴. 네 자신만이 알고 꿈꾸는 장래 희망이랄까. 나는 네가 ꡐ여류 소설가ꡑ가 되어 많은 사람들을 울릴 만한 그런 소설을 썼음 한다. 네 의견은 어떠할지 의문이구나.ꡑ
아저씨께선 군대에 입대하시기 전 중학교 국어선생님이셨대요. 아저씨께선 수계도 받으셨대요. 법명은 ꡐ정도ꡑ. 바른 길을 걷고, 타인들도 바른 길로 인도하라는 뜻이래요. 이것으로 아저씨에 대한 호기심이랄까, 의문이 조금 사라졌나요?
저는 그 편지글을 읽고 귀가 솔깃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겐 특별한 꿈이 없었거든요. 담임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꿈이 뭐냐고 물으면 저는 웃음을 풀풀 날리면서 바라지도 않는 꿈을 말합니다. 그때는 제가 수다쟁이마냥 조잘대는 시간이 되곤 합니다. 여류 소설가. 며칠 내내 이 생각에 잠겨 있었습니다. 시험볼 때 어려운 문제 하나에 얽매여 안절부절 못하는 그런 곤경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제게 닥쳐온 고민이었어요.
친구, 제가 이런 말을 한다면 모두들 기가 막힌다는 듯 연거푸 웃어댈거예요 담임 선생님은 아마 눈만 말똥거리실 겁니다. 그나마 저는 친구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어 고맙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제 가슴을 억누르던 감정들을 털어놓을 수 있어 제게는 큰 위안이 됩니다.
찬구, 제가 새삼스레 느끼게 되는 것은 ꡐ꿈ꡑ에 대한 호기심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공부벌레가 되다시피 공부만 한 것 같습니다. 그런 제 자신의 모습이 어렴풋이 생각납니다. 지금까지의 제 모습이 얼마나 바보스러웠던가를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며칠 동안 생각해온 꿈에 대한 것을 아저씨께 보내는 편지에 실었습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ꡐ제게 여류 소설가라는 꿈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새롭고 진실된 꿈을 안고 사뭇 달라진 제 모습을 보면서 열심히 생활하겠습니다.ꡑ
그동안 쌓이고 쌓였던 고민이 사라지고 온화해진 제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뭇합니다. 친구, 제가 ꡐ선택의 가름길ꡑ에서 여류 소설가라는 꿈을 선택하게 되어 더할 나위없이 기쁩니다. 친구, 제가 을바른 선택의 길을 걷게 되는 건가요? 자, 친구도 같이 걸어가주세요. 어서, 출발해요.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