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 수행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자 필수적인 요건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면 자비慈悲와 지혜智慧와 그리고 원력願力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세 가지 요소를 꽃에 비유하자면 자비는 그 아름다움일 것이고, 지혜는 화사하게 빛이 나는 색깔이나 그윽한 향기에 견줄 수 있을 것이며, 원력은 싱싱하고 생생한 생명력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것은 화려한 자태나 미모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존중하는 자비로운 마음을 지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비로운 마음을 지니고 표현하지 않는다면 꽃보다 아름답다는 사람의 가치를 드러내지 못하는 일인 것이다. 꽃보다 아름답다는 것은 자비로 증명되는 것이며, 자비로움만이 존재의 의미와 이유를 드러내고 확대하는 것이다. 『觀無量壽經관무량수경』에서 불심佛心이란 대자비大慈悲이며 무한無限한 자비심을 가지고 모든 중생을 거두고 살피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마음이라고 설명하는 것과 같이, 자비는 불도佛道 수행상의 근본정신이며 고뇌하는 모든 사람들을 구제하고자하는 부처의 마음 그 자체인 것이다. 『숫타니파타』의 주註에 의하면 자慈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고(여락, 與樂) 비悲는 고통을 제거하는 것이라고(발고, 拔苦) 하였으며, 『대지도론(大智度論)』에서도 대자大慈란 모든 중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며, 대비大悲는 모든 중생들의 고통을 제거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우중충한 색깔이나 빛깔의 꽃이거나 그윽한 향기를 품어내지 않는 꽃이라면 꽃으로서의 진정한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처럼, 사람다운 모습과 사람다운 향내는 지혜로 완성된다. 지혜는 바로 자기개발自己啓發이며 자기수련自己修練이며 자기완성自己完成과 자아성취自我成就를 위해 부단히 정진하고 노력하는 것을 가리킨다. 평생교육이나 인생교육이라는 것 역시 지혜의 완성을 위한 전반적인 심성心性의 계발과 수련에는 시절이나 시기가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력이란 꿈이며 소망이며 희망이며 소원을 말한다. 꿈과 희망은 활발발活潑潑한 삶의 역동성과 활기참을 낳게 한다. 꿈이나 희망이 없는 삶이란 절망과 좌절로 꺾여버린 무의미하고 참담한 생활을 하루하루 이어나가는 것으로, 희망차고 활발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꿈과 소망과 희망을 품고서 그것의 실현을 위해서 가일층 매진하는 성실한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자비와 지혜와 원력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으며, 동시에 상호간의 완성을 이루는 데에 근간이 되는 필수적인 조건으로 세 가지가 일체가 되는 삼위일체로 이해되어야 한다.
문聞 〮 사思 〮 수修의 삼혜三慧 가운데 수修는 자비와 원력으로 실현되는 지혜를 의미하는 것이다. 만약 지혜가 없다면 자비와 원력은 절대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지혜가 자기완성을 추구하는 부단한 정진이라면 자비는 정진을 통해 이루어진 자기완성을 보편적으로 실천하고 실현하는 방편이다. 실현되지 않는 완성이란 무의미하고 가치를 상실한 것이며 생명력을 잃은 존재와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는 자비를 통해서 그 가치와 의미와 생명을 확대하고 완성하게 된다. 자비의 실천이 없다면 지혜는 영원히 궁극적인 완성을 이룩할 수 없고 만다. 또한 지혜와 자비의 역동적이고 활발한 생명력은 원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만약 원력이 없다면 지혜와 자비는 활발발하고 성성적적惺惺漃漃한 생동감과 활력을 잃게 될 것이다. 원력의 활기찬 기운이 결여缺如된 지혜와 자비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완성과 실현이 아니라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마지못해서 어쩔 수 없이 시행하는 것으로 진실하고 참다운 수행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활기차고 성성한 기운이 넘쳐나는 지혜와 자비를 위해서는 고통과 괴로움에 허덕이는 모든 중생들을 구제하겠노라는 맹세와 서원을 거듭 거듭 다지면서 의지와 각오를 새롭게 해야만 한다.
아름다움과 향기와 색깔과 생생함으로 완성되는 꽃처럼, 자비와 지혜와 원력으로 비로소 불자의 수행과 불도가 완성되는 것이다. 무한한 자비로움으로 자아성취를 위한 지혜의 연마鍊磨를 쉬지 않으면서, 자비와 지혜를 수행하는 궁극적인 목표인 원력을 가슴에 새기면서 유념하는 자세가 바로 불교의 삼위일체를 확실하게 인식하고 실현하는 것인 동시에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