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年 11月 24日 해인사에서는 정면3칸, 측면3칸, 그리고 다포형식을 가진 대비로전大毘盧殿을 낙성하고 대적광전과 법보전의 ‘동형쌍불同形雙佛’ 인 두 비로자나 부처님을 나란히 안치하였다.
이 쌍둥이 비로자나 부처님은 2005년 7월 개금하는 과정에서 불상 내부의 묵서가 발견돼 833年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국내 최고의 불상임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국내 최고의 목조불상을 화재나 각종 재난으로부터 보호할 시스템 구축이 가장 큰 문제였고, 그 해결책으로 \'비상 하강 시스템\' 첨단 설비를 갖추게 되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불상 좌대 하강 장치이다. 불이 나면 대비로전 입구에 달려있는 화재자동감지 장치가 신호를 하강 시스템으로 보내는데 이 장치는 열이 아닌 신문지를 태우는 수준의 불꽃을 감지하지만, 불공을 드리기 위해 켜는 촛불 정도의 불꽃에는 센서가 반응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대비로전의 기본 구조는 어찌 보면 간단하다. 지하 6m 깊이에 사방이 30cm 두께의 콘크리트 벽으로 막힌 별실을 만들고 그 위에 목조로 법당을 지었다. 비로자나 부처님이 앉아 계시는 각각의 좌대座臺 아래에 있는 이 별실은 폭 2.6m, 길이 5.6m, 높이 3.7m 크기로 오로지 불상을 대피시키기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 졌고, 화재가 발생하면 유압식 기계장치를 타고 엘리베이터처럼 지하 별실로 사라지는 구조로 되어있다. 불상이 대피실 바닥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4분이고, 불상이 내려가면 지하 2.3m와 지하 4.3m 지점에 있는 이중 방화문이 차례로 닫힌다. 내화벽돌로 만들어진 1차 방화문은 불상이 내려가면 2분 30초 뒤에 닫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설계로 이틀정도 불이 계속돼도 불상은 안전하게 보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비상하강 시스템이 지금은 해인사에서 사찰 최초로 이루어졌지만, 점점 보편화 되어 이제는 매년 반복되는 피해가 없도록 우리 스스로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화재나 각종 재난으로 인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무분별한 사고방식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고, 한 국가, 한 기업, 한 개개인이 문화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각종 과학적인 방법을 고안해 내어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는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다.
만약, 문화재가 화재나 각종 재난으로부터 손실된다면 그 겉모습은 다시 찾을 수 있겠지만, 긴 역사를 가지고 있던 문화재 속의 정신과 역사가 없어진다는 것은 그 문화재의 주인인 우리 가슴의 못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못을 빼내도 상처는 지워지지 않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