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기쁨과 슬픔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이 달의 이야기 - 원오/대전거주 2009년 11월 333호
세상은 끝없이 나를 유혹하고 나는 어쩔 수 없이 끝없이 끌려 다닙니다. 아내는 남편 때문에 힘들고, 남편은 아내 때문에 힘이 듭니다. 공무원은 민원인 때문에 힘들고, 민원인은 공무원 때문에 힘이 듭니다. 부하는 상관 때문에 상관은 부하 때문에 힘이 듭니다.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다 힘든 것입니다.
인간이 괴로운 이유는 눈, 귀, 코, 입, 몸, 마음 때문입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입으로 말을 하고, 손으로 움켜쥐고, 발로 옮겨 다니면서 좋아하고 싫어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색성향미촉법에 걸려듭니다. 반드시 끌려갑니다. 욕심을 내고 화를 내고 어리석은 짓을 합니다. 모든 사람은 종일토록 좋고 나쁜 모양과 소리에 걸려들어서 흔들립니다. 그것이 매일 나를 기쁘거나 슬픈 인간으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나를 창조하고 나를 파괴하고 있는 것입니다. 육경에 끌려가면 중생이요. 자유로우면 부처입니다.
어제의 생각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고 오늘의 생각이 내일의 나를 만듭니다. 지금 이 모습도 나의 작품일 뿐입니다. 온갖 기쁜 일도 슬픈 일도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인생사를 이렇게 이해한다면 그 어떤 영광에도, 그 어떤 오욕에도 마음이 흔들릴 까닭이 없습니다. 깃털처럼 가볍고 편안하게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모두가 마음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즉 실재 그 자체라기보다 실재에 관한 우리의 개념槪念입니다. 일체유심조입니다.
관자재보살이란 안이비설신의와 색성향미촉법으로부터 자유로운 분입니다. 그러므로 괴로울 일이 없습니다. 슬플 일이 없습니다. 싸울 일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오로지 지혜와 밝은 빛과 향기만 나옵니다.
세상에는 어떤 환경에도, 어디에서도 복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반드시 복 받을 생각과 복 받을 짓을 합니다. 벌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반대로 삽니다. 업이 많은 사람은 색성향미촉법에 끌려감으로 언제나 싸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보이는 것마다 눈 꼴 사나우며 귀에 들리는 소리마다 거슬립니다. 그래서 대번 싸우려고 달려듭니다.
그래서 사람마다 매일 매 시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남은 알지 못하는 자기만의 슬프거나 기쁜 세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듯 꿈을 꾸듯 끝없이 새 세상을 만듭니다. 그러니 몸만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이 아닙니다. 안이비설신의가 고민거리를 들고 다닙니다. 아무리 무거운 짐도 내려놓으면 그만인 것을. 죽는 날까지 들고 다닙니다. 육경의 유혹에 빠져서 허우적거립니다. 모두가 본 마음이 아닙니다.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냅니다. 사람이 화를 내고 원수를 만드는 것도 모두 마음이 지어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행복을 얻는 지름길입니다.
나는 꿈을 꿉니다. 꿈은 내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 세상도 내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세상이 지긋지긋한가? 내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 세상이 행복한가? 내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것은 자꾸 꼬라지에 소리에 걸려들어서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앎에 갇혀버렸습니다. 우리의 앎에서 해방되려면 나의 앎이 망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세상이 행복하고 불행한 것은 내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내 생각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생각이 바로 꿈입니다. 이 꿈으로부터 생각으로부터 빠져 나와야 합니다.
화를 내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화를 냅니다. 화를 내는 그 생각으로부터 빠져나와보세요. 그러면 세상이 너무나 아름답고 좋습니다. 미워하다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생깁니다.
색에 걸려들지 않으면 아무 일이 없습니다. 공입니다. 색즉시공(色卽是空)입니다. 세상에 아무 일도 없습니다.
누가 나를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아무도 나를 속박한 적이 없습니다. 내 생각이 나를 묶어 왔던 것입니다. 그 생각으로부터 빠져 나와야 합니다. 한마음 돌리면 세상은 재미로 가득한 극락입니다. 재미로 꽉 차 있습니다.
수행이란 무엇인가? 말할 때 상대방을 관찰하지 말고 말하는 내 마음을 돌이켜 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앎에 갇혀있습니다. 우리의 앎에서 해방되는 유일한 길은 지혜를 가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