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황벽스님 이야기입니다. 황벽스님은 정진을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러나 한 이십년 가량 이절 저 절 다니면서 그렇게 정진하여도 진취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황벽스님은 그 대의강 나룻터로 가게 되었습니다.
지나가다 보니 어떤 스님의 발을 노모가 씻겨 주고 있었습니다. 스님이 된 아들을 그리다 눈이 먼 어머니, 멀리서 봐도 분명 어머니였습니다. 눈물이 막 비 오듯 하였습니다.
갈까 말까, 갈까 말까 하다가 그냥 끌려서 한 걸음 두 걸음 가다 보니 어느새 어머니 가까이 가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인기척을 알고 “스님이십니까? 스님께서도 발을 내놓으시지요” 하였습니다.
그냥 끌리듯이 발을 내어 드렸는데 노모는 발을 아주 깨끗하게 씻어 드렸습니다.
오른 발을 다 씻고는 “왼발도 주시지요” 하자 그제야 황벽스님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는 “왼발에는 종기가 나서 씻을 수가 없습니다” 하였습니다.
그러고는 자기 어머니 손을 꼭 잡고는 어머니한테 인과법문을 해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잘 사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얼른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 어머니는 그렇게 아들 스님의 발을 씻어 보내드리고 있으니 조금 뒤에 마을 사람들이 우우 몰려와 “아이구, 아들 스님 잘 보셨지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뭐라구요?” 하면서 놀라 벌떡 일어났습니다.
“조금 전에 간 스님이 황벽 스님입니다” 하니 노모는 “황벽아! 황벽아!” 하면서 문을 박차고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황벽 스님이 간 그 나룻터를 향해 막 뒹굴면서 뛰어갔습니다. 그러나 이미 황벽 스님의 배는 나룻터를 떠나버렸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막 물로 들어가면서 아들 이름을 계속 불렀습니다.
그러다가는 물살 센 곳까지 들어가서 그만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
황벽스님은 배를 타고 가면서 그 어머니 상황을 보고는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부처님, 한 사람이 출가하면 삼족三族이 생천生天한다고 하는데 한사람이라도 피해가면 부처님께서 절 속인 말씀입니다” 하면서 고함을 쳤습니다. 그러고는 나룻터로 돌아와서는 자기 어머니 그 화장을 잘 해 드리고는 게송을 읊었습니다.
(태어)나는 것도 본래 (태어)남이 없고
멸하는 것도 본래는 멸함이 없다 .
생멸이 본래 비었으니
실상은 항상 머문다.
황벽 스님이 게송을 읊자마자 막 오색서광이 비쳤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면서 아들한테 “고맙구나, 너의 법력으로 내가 극락세계에 간다”하면서 합장을 하였습니다.
후세 사람들이 그를 복천福川이라 했으며 그 후 황벽 스님은 더 발심을 하여 당시 유명한 백장스님의 회상에서 용맹정진 하였습니다.
황벽스님이 훗날 왜 그때 어머니에게 아들노릇을 좀 하시고 그렇게 잘 모시고 오지 않으셨느냐 물으니 내 공부가 그렇게 까지는 못 됐고 어머니를 보면 볼수록 마음이 흔들릴 것 같아서 냉정하게 떠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어쨌든 출가인은 그런 아주 냉정함이 있어야 합니다.
*“아들 발을 씯어주는 어머니” 벽화는 보경당 내부 천정에 그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