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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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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대 - 범진 2009년 06월 328호
내 방엔 좋은 시계가 있었다.그래서 시간이 항상 내 곁에 존재했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시간에 밥을 먹으며, 같은 시간에 사람을 만나고 같은 시간에 잠을 잤었다. 눈을 뜨고 있어도 시간만 보였기에 눈앞에 반짝 반짝이는 삶을 볼 수 없었고 밥을 먹고 있어도 시간만 생각했기에 산해진미를 못 느끼고 시간의 고통만을 느꼈으며, 사람을 만날 때에도, 잠을 잘 때에도 하루 종일 시간을 보며 생각을 만들었기에 눈앞에 펼쳐진 삶을 보지 못하고 오직 고통스런 생각만을 보며 허망하다고 살았을 뿐이었다.
내 방엔 거울이 있었다. 항상 거울에 비친 나를 보았기에 내가 있었다.
거울 속 내가 있어서 화를 내었고 자존심을 높였으며, 남에게 상처를 주며 살았다.
이렇게 거울에 비친 나를 항상 생각하였기에 매 순간 아무리 행복하고자 해도 생각의 고통만 거울을 통해 볼 뿐이었다.
내방엔 달력이 있었다. 달력을 보고 살아서 내겐 세월이 있었다.
달력을 볼 때 허송 세월을 생각하며 후회하고 막막한 다음날을 보고 걱정하고, 쉬는 날을 생각하며 좋아했다가 월요일을 생각하면 괴로웠다.
달력이 있었기에 어느새 세월이 생겨났고 그 세월을 생각하며 살다보니 매 순간 세월의 생각의 고통만을 보며 행복하지 못했다.
그후 4년....
나에게 이젠 시계가 없다. 시계가 없기에 나에겐 시간이 없다.
매 순간 생각하는 시간이 없어져 눈앞에 밥을 먹을땐 밥을 맛잇게 먹고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구름, 하늘, 나무, 꽃, 사람도 이젠 잘 볼 수 있다.
그 보는 매 순간 순간이 내 모든 시간이 되어버렸다. 내가 시간이 되어버린 듯하다.
이젠 나에게 거울이 없다. 거울이 없기에 내가 없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더 이상 보지 않기에 나란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매일 매순간 나라는 생각의 고통만 보고 살았던 날들이 이젠 생각의 고통을 보지 않고 순간 순간 있는 그대로 볼 수있게 해준다.
나에게 이젠 달력이 없다. 달력이 없기에 세월이 없다.
달력을 보며 세월을 생각하지 않기에 그 세월의 고통스러운 생각을 더 이상 보지 않는다. 오직 순간 순간이 세월의 전부가 되어버린 듯하다.
순간, 이게 내가 아는 삶의 전부이리라.
이제 나는 더 이상 어떠한 상황에서도 순간에서 생각의 고통을 바라보느라 눈앞의 행복을 놓치지 않는다. 순간 순간 생생하게 살아서 깊이 볼 뿐이다.
이 글을 쓰는 순간 난 흰 종이에 검은 글씨를 보는 걸까, 아님 이 순간 생각을 보는 걸까?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조금씩 내딛어 가는 걸음 걸음마다 난 점점 더 고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