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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情景(새봄 해인사海印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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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 이인구 2009년 06월 328호
드디어 바람이
사슬 풀린 흙을 헤치고
낮은 데서 일어나
웅크린 고양이 배를
겨우내 침묵한 가야산伽倻山 아랫배를
살살 간질이면
양지쪽 고양이 가르릉거리듯
게으른 햇살의 가없는 하품과 함께
산이 천천히 몸을 턴다
마른 나무들에 업혀 자던
어린 초록들 포르르 깨어
곁눈질하며 머리 내미니
산은 이미 자기들 차지
한 점 바람 박拍 되어
연두색 웃음이
연두색 합창이
나무 끝에서 하늘로
뿜어진 수액이
생명의 약동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명랑하게 오르고
시내도 소리 내며 다시 흘러
온 산이
온 세상이 종횡으로 화음和音하여
지루했던 라르게토를 벗어던지고
검은 상처의 헌데를 다 떼어 던지고
발랄한 알레그로로 넘어드는 순간
밤새 잔기침 하시던 노스님
방문 활짝 여시고
묵은 가래침 하나
탁
하고 뱉는
해인사海印寺
그게 목 길게 빠져 있던
나의 올 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