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선재동자 구도의 길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화엄삼매華嚴三昧 - 최옥자 2008년 09월 319호
구원의 손길은 죄인에게도 선재동자 구도의 길
(39) 대원정진력 구호일체중생 주야신 - 구원의 손길은 죄인에게도

선재동자는, 세존의 설법장소에 와 있다는 대원정진력 구호일체중생 주야신(큰 서원의 정진하는 힘으로 모든 중생을 구호하는 밤 맡은 신)을 찾았다. 야신은 모든 중생의 궁전을 나타내는 마니􄤋 장 사자좌에 앉았는데, 머리위에는시자가든부사의(不思議생각하고 논할 수 없는)한천개天蓋가늘어져 있었다. 야신의 모습은 마니 보배 그물로 덮여 있기 때문인지, 희미한 빛 속에 해와 달과 별의 그림자가 나타나고, 법계의 진실을 나타내는 것처럼 육신은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나타냈다. 때로는 중생 자신의 모습으로 보이게 하고, 때로는 광대무변한 숭고한 모습으로, 때로는 위의 바르게 사고하는 모습으로, 때로는 중생을 제도하려는 모습으로, 때로는 세존께예배하여 선근을 닦는 모습으로, 때로는 선근을 수지하여 결코 잊지 않으려는 모습으로, 때로는 등불의 광명을 시방에 비추어 중생의 어둠을 멸하려는 모습으로, 참으로 변화자재한 모습으로 환영처럼 몸을 나투었다.

선재동자가 이같이 차별한 야신의 모습을 보며 바짝 엎드려 절하고 야신을 우러러 보았다. 이때, 갑자기 선재동자는 선지식과 서로 통하는 열 가지의 마음을 얻었다. 이 열 가지 마음이란, (1) 일체 지혜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려는 마음, (2) 선지식을 공경하고 선근을 키우려는 업과의 마음, (3) 서원을 세워 보살행을 실천하려는 보살행 장엄의 마음, (4) 선지식이 권하는 도를 실천하려는 불법의 완성의 마음, (5) 부처님의 경계인 무상법을 나타내려는 선지식과 서로 통하는 마음, (6) 보현보살의 행과원을 닦아 벗어나려는 마음, (7) 모든 선법을 분별하려는 복지혜의 마음, (8) 일체 지혜를 위대한 것으로 하려는 선법의 증대의 마음, (9) 중생의 소원을 성취시키려는 선근을 갖추려는 마음, (10) 모든 보살의 법에 편안히 머물게 하려는 성취의 마음이다. 선재동자가 이 열 가지의 깨끗한 마음을 얻자, 각지, 예지, 청정, 경계, 수순, 무외, 정진, 변재, 애어, 묘음, 범행, 대자, 대비, 신업, 어업, 의업, 장엄, 공양, 교화, 광영, 삼매. 신변, 오입, 분별과 같은, 보살들에게 서로 통하는 마음을 한량 없이 성취하였다. 동자는 바로 몸과 마음이 청정하게 되어야 신에게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이 해탈문의 이름은 무엇이며, 위없는 깨달음을 구하기 위해 발심한 지는 얼마나 되었습니까?”
“착한이여, 이것은 중생을 교화하여 착한 뿌리를 내게하는 해탈이다. 나는 이 해탈문을 얻음으로써 모든 법에 자성이 평등함을 깨달았고, 모든 법의 본성에 들어가 의지함이 없는 법을 얻어 이미 세간을 여의었다. 그러면서도 한량없는 색신을 나타낸다. 내가 해탈에 들어, 법성이 차별 없음을 아나 한량없는 색신을 나타내 보이는 것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한 것이다.

착한 이여, 내가 해탈을 얻으려고 발심한 지 얼마만큼의 시간과 겁이 흘렀느냐고 물었느냐? 보살들의 지혜 바퀴는 모든 분별경계를 넘어서 있다. 거기에서는 윤회가 길어지는 일도 짧아지는 일도 없으며, 수백 천만 억겁이라는 아득한 시간의 겁이 줄어드는 일도 늘어나는 일도 없다. 윤회라든가 겁이라는 의식도 없으며, 그런 경지를 넘어서 있다.

착한 이여, 마치 뱃사공이 큰 배로써 강 가운데에서 이 언덕을 의지하지도 않고 저 언덕에 닿지도 않으면서 중생을 건네주기를 쉬지 않고 하는것처럼, 보살은 생사 윤회하는 중생을 바라밀이라는 배로 건네며 중생 제도하기를 쉬지 않는다.
보살은 한량없는 겁 동안에 보살행을 닦으면서 겁의 길고 짧음에 분별하지 않는다.

착한 이여, 아득한 과거세에 보광이라는 세계가 있고, 거기에는 법에 따라 백성을 통치하는 승광왕이 있었다. 그 왕궁의 감옥에는 갖가지 죄를 지은 수천 명의 죄수들이 감금되어 있었다. 어느날 선복 태자가 죄인들의 울부짖는 소리에 감옥으로 달려가 보니, 죄인들이 비참한 모습으로 혹독한 형벌을 받고 있었다. 태자는 왕에게 죄인들을 용서하고 풀어주도록 간원했으나 대신들은 오히려 태자를 죄수와 함께 사형시키라 했고, 왕은 대노하여 태자와 죄인들을 사형하려 했다. 그러나 왕자는 죄인들은 풀어주고 그들을 대신해서 모든 고통을 받을 수 있도록 간원했다. 왕자가 처형된다는 것을 알게 된 왕후는 한탄하고 슬퍼하며 적어도 보름 동안 왕자가 크게 보시를 베풀어 복을 닦은 뒤에 사형하기를 왕에게 간원했다. 왕자는 음식, 의복, 영락, 향료 등 모든 물품을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베풀었다. 이렇게 보름이 지나고 마지막 날이 되자 왕성의 광장에는 처형 준비가 갖춰졌고 모든 사람들이 모였다. 이때, 법륜음허공등왕여래께서 장엄한 신통으로써 많은 군중 앞에 나타나 보조인륜이라는 경을 설하셨다. 그러자, 그 자리에서 여래의 법을 들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났다. 어떤 자는 법을 보고 법안을 얻으며, 어떤 자는 이미 배울 필요가 없는 단계에 이르고, 어떤 자는 보현보살의 행원의 도에 들었다. 사형을 기다리던 선복태자도 여래의 말씀에 온몸이 환희하고, 중생을 교화하여 선근을 일으키게하는 해탈문을 얻었다.

착한 이여, 이때의 선복 태자는 과거세 나의 모습이었다. 선복 태자였던 다음 생은 전륜성왕으로, 그 뒤에는 제석천왕, 다음은 야마천왕, 다음은 도솔천왕, 어떤 때는 대신으로, 어떤 때는 수목신으로도 태어났으며, 가지가지 몸을 받을 때마다 여래께 공양하고 무량한 중생을 교화하여 갖가지 무량 방편문을 얻었다. 이렇게 해서 나의 육신은 무애자재하게 되어 모든곳에 편만하고 찰나마다 모든 중생의 번뇌의 불길을 끄고,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하여 성취하게 했다. 그렇지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다. 룸비니 숲에 여신이 있으니 가보면 좋을 것이다.”□


*마니 : 범어 mani의 음역, 주옥 珠玉의 총칭 . 악을 제거하고 탁수를 맑게하여 염화 炎禍를 없애주는 공덕이 있다는 보주

정리/ 최옥자 , 그림 / 오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