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막대기를 마음껏 물어뜯어라
일퇴시상일존불 一堆屎上一尊佛이여
방출호광조천지 放出豪光照天地로다
확탕노탄리생련 湯爐炭裏生蓮하고
지인세면모착비 只因洗面摸着鼻니라
한똥더미위에 거룩하신 부처님 백호광명이 천지에 빛나도다.
확탕노탄 지옥에서 연꽃이 피고 얼굴을 씻을 때마다 코끝이 만져진다.
운문선사께서 해제 후 만행을 하는 납자에게 물었습니다.
“어디에서 오느냐?”
“임주땅에서 왔습니다.”
“여름 결제 때에는 어디에 있었느냐?”
“형주의 남쪽에서 금金을 나누었습니다.”
“얼마나 나누어 가졌느냐?”
납자가 양손을 펴 보이자 말씀했습니다,
“기와 조각이구나.”
“스님께선 별 것이라도 가지고 계십니까?”
“마른 똥막대기 즉 간시궐乾屎橛을 마음대로 물어뜯어라.”
이 납자는 결제 동안 열심히 정진하여 공부좀 한 것이 금덩어리인 줄 알고 지니고 다녔던 것입니다. 만행길에 운문산에 들러 자랑스럽게 운문 선사에게 내보였는데 그것이 기와조각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공부하는 방법을 물었더니‘마른 똥막대기를 물어뜯어라’는 대답을 듣게 됩니다.
간시궐乾屎은 선가의 유명한 화두입니다. 운문선사 뿐만 아니라 백장 선사 임제 선사등 종문의 기라성 같은 대종장들이 간시궐로써 후학들의 안목을 열어준 까닭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운문선사는 이‘간시궐乾屎橛’로써 선문을 지탱하였고 또 선가를 떠받치고 있었습니다.
선사의 가풍은 청빈가풍이라 공양 한 끼 갖추어 제대로 대접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바빠서 할 말을 초서로 휘갈겼는데 이를 정서할 여유조차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배고픈 자를 위해서 그 자리에서 소찬이지만 번개같이 만들어 허기를 면하게 해 주었고, 또 법을 묻는 질문에는 절대로 말을 꾸미지 않고 그 자리에서 거친말이지만 바로 해결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부처가 무엇인가하는 질문에‘똥막대기’라고 대답한 운문의 지혜는 그야말로 번갯불과 같고 섬광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문이 말한 똥막대기에 대하여 혹 이론적으로 사량분별하는 납자가 있다면 그 순간에 운문의 뜻과는 십만팔천리 멀어져버리는 것인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선사는《운문광록》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요즘 여러곳에서 세상에 나와 이론적으로 불법을 주장하는 자들이 너무나 많다. 그런데 그대들은 왜 그곳으로 가지 않고 이리로 왔는가? 여기서 무슨 마른 똥막대기를 구하려고 하는가? 또 악업의 중생들이 모두 여기에서 무슨 마른 똥막대기를 찾아서 씹으려고 하는가?”라고 대갈일성을 하였던 것입니다.
백장선사에게 어떤 납자가 물었습니다.
“20년 동안 항상‘똥을 치우라’고 했는데 이게 무슨 뜻입니까?”
“유有라고 하거나 무無라고 하는 유무有無의 모든 지견을 쉬고, 또 모든 탐욕을 쉬고서, 낱낱이
3구三句 밖으로 뚫고 지나간다면 이것을‘똥을 치웠다’라고 하는 것이다.
부처와 보리를 구하며,‘ 있다’‘없다’는 등의 모든법을 구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똥을 퍼 들여오는 것이지 똥을 퍼낸다고 하지는 않는다.
부처라는 견해를 지어, 보아야 할 것이나 구해야 할 것 그리고 또 집착할 것이 있다고 한다면 이것이 바로‘희론의 똥’인 것이다.
이것을 일러‘거친말’이라고 할 것이며 또‘죽은말’이 되는 것이다.
부질없이 지껄이는 말만‘희론’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청탁淸濁을 분별한다면 그것이 바로‘희론’이 되는 것이다.”
똥은 하찮은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하찮은 것인 줄 모를때는 그것이 금인 줄 압니다.
똥도 누렇고 금도 누렇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금인 줄 알았는데 똥인 경우가 많습니다.
법은 금이지만 법에 대한 집착은 똥입니다.
그러나 안목이 열리지 않는 범부승은‘법’과‘법에 대한 집착’을 구별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똥과 금을 착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똥과 금은 둘이 아닙니다.
번뇌의 똥을 치우면 보리의 금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임제 선사는“어떤 것이 무위진인無位眞人이냐?”라는 질문에 “무위진인이라니? 무슨 똥막대기 같은 소리냐?”라고 도리어 크게 호통을 쳤던 것입니다.
운문선사에게 어떤 납자가 물었습니다.
“여하시불如何是佛이니꼬? 어떤것이 부처입니까?”
“간시궐乾屎이니라. 마른 똥막대기이니라.”
간시궐은 밭두둑 산자락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똥덩어리, 똥닦는 나무막대기, 또 화장실에서 똥을 휘젓는 나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어쨌거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냄새나고 더럽고 모두가 보기 싫어하는 하찮은 물건을 가리키는것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끗함도 더러움도 없는 경지를 얻은 운문선사는‘간시궐’법문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운문간시궐’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똥막대기를 불법’이라고 말한 운문의 지혜로운 안목에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제대로 알아차릴 수 있는 법안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면 아무리‘똥막대기’란 말을 수백번 들어도, 그리고 또 거름치는 곳에 가서 똥막대기를 수백번 쳐다보더라도 그 도리를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총림의 해제대중들은 만행길에 선지식을 만나거든 내가 지난 결제 동안 공부한 것이 금인지 똥인지를 제대로 점검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해제길이 또 다른 결제길이 되는 것입니다.
살시살뇨혼한사 撒屎撒尿渾閑事라
호호수분후여향 浩浩誰分嗅與香고
똥오줌 뿌리는 짓거리는 모두가 부질 없는 일이로다. 이는 끝이 없거늘 누가 향기와 악취를 구별해 내겠는가.□
불기 2552(2008)년 하안거 해제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