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바라밀다심경에 남긴 간절한 마음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해인사 비로자나부처님 복장에서는 후령통을 비롯해 전적, 직물 등 다양한 복장유물이 발견되었다. 동형쌍불에서 발견된 유물은 그 종류와 형태가 거의 동일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형태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묵서墨書와 주서朱書로 쓰인《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은 전체가 4면인 절첩장折帖裝 형식으로 권미제卷尾題 아래에는 발원자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는 발원문發願文이 남아 있는데, 내용과 경전 형식으로 보아 동일한 시기에 같은 목적으로 인출하여 부처님께 복장腹藏한 것으로 보인다.
대적광전大寂光殿경전은 1면은 6행 16자, 2~4면은 5행 16자이며, 제첨과 발원문이 묵서로 쓰여 있는데, 법보전法寶殿경전은 6행 16자로 주서로 제첨과 발원문을 쓴 점은 다르다. 같은 경전의 발원문을 다른 색으로 쓴 점은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것과 돌아가신 분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적광전《반야바라밀다심경》권미제 아래에는‘특위친부무병장생지원인성정해구월일지제자국자학생사유직特爲親父無病長生之願印成丁亥九月日誌弟子國子學生史柔直’이라는 묵서가 쓰여 있는데, 기록을 보면 국자학생 사유직이 정해 9월에 부친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 경전을 인출하여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에 발원하였음을 알 수 있다.
법보전《반야바라밀다심경》권미제 아래에는‘복위선백부상서공부시랑사위왕생서방견伏爲先伯父尙書工部侍郞史褘往生西方見 불문법지원인성시정해구월일봉삼보제자국자진사사겸광지佛聞法之願印成時丁亥九月日奉三寶弟子國子進士史謙光誌’라는 주서가 쓰여 있다. 기록을 보면 정해 9월 국자진사 사겸광이 돌아가신 백부 상서공부시랑 사위의 (극락)왕생을 원하는 마음을 담아 법보전 비로자나불에 이 경전을 발원한 것을 알 수 있다.
발원문을 통해《반야바라밀다심경》은 사씨 집안에서 살아 있는 부친의 무병장수와 돌아가신 백부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기 위해 정해 9월에 해인사 대적광전·법보전 비로자나불에 각각 복장한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발원문에 언급된 상서공부시랑이라는 직책을 통해 발원문의 간행시기를 추정할 수도 있는데, 상서공부시랑이라는 직책은 고려高麗성종成宗14년(995)에 만들어져 공민왕恭愍王11년(1362)에 없어지는 관직명이며, 국자감은 현종顯宗 원년(1031)에 세워진 것으로 미루어 1031년에서 1362년 사이의 정해년인 1107년, 1167년, 1227년 중 한시기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천년 전 어떤 이의 염원을 담아 해인사 비로자나부처님께 복장한《반야바라밀다심경》에 담긴 간절한 마음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부모님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