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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종교편향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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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해인 편집실 2008년 07월 317호
이명박 대통령이 종교편향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이명박정부의 종교편향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지적이 불교계의 한 단체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총무원에서 내놓았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적지 않음을 짐작케 한다. 나아가 감사원장 인사에까지‘종교 코드’가 적용되고 있으며, 고의로 종교갈등을 유발시켜 종교간 대치 국면을 만든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장로 대통령’정부의 등장으로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간과할 수 없는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상황이다.

조계종총무원은 6월 24일 대변인인 기획실장 명의로‘이명박정부의 종교편향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조계종총무원이 정부를 향해 직설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총무원도 최근의 이명박정부의 종교편향적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총무원이논평을 낸 이유는 국토해양부가 관할하는 대중교통정보시스템‘알고 가’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지도에 사찰을 삭제시킨 황당한 사건 때문이다. 지도상에 버스노선과 그 주변에 있는 교회는 규모에 관계없이 빠짐없이 표기되어 있는데, 사찰은 조계사와 봉은사는 물론 적은 규모의 사찰까지 빠져 있다. 국토해양부와‘알고 가’를 운영하는 전국시내버스운송조합연합회는 부랴부랴 사찰을 명기하고, 프로그램을 수정해 다시 구현하는 과정에서 담당자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총무원이 온라인 지도에서 사찰이 삭제된 한 가지 일로써 논평을 내지는 않았다. 그 동안 몇 가지 사례가 있었다. 총무원은 논평에서“우리 종단은 청와대 및 내각 구성 시 종교코드 인사논란, 청와대정무직공무원 종교조사 사건, 청와대 경호차장의‘모든 정부부처 복음화가 나의 꿈’발언, 청와대 홍보기획수석의‘촛불집회 사탄’발언 등을 접하며…”라며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했다. 총무원이 지적한 사례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것들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첫 내각을 구성하고 청와대 수석을 임명할 때 나온 조어가‘고소영’이었다. 고려대와 소망교회, 영남 출신이 다수를 이뤄 특정학교, 특정종교, 특정지역에 편중된 인사라는 비판이었으며, 이로 인해 지지자들조차 등을 돌렸다.
그런데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도 이 대통령은 인사에서‘종교 코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김황식 대법관을 감사원장으로 내정한 일이다. 대법관 임기를 절반 이상 남겨놓고 있는 김 대법관은 법조계의 개신교인 모임인‘애중회’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4월 15일에는 이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조찬기도회에서‘대통령과 국가발전을 위해’라는 주제로 특별기도를 했다. 김대법관을 감사원장으로 내정한 것은 호남 배려라는 설명이지만, 이면에는‘종교
코드’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주대준 청와대 경호처 차장은“모든 정부 부처 복음화가 나의 꿈… 청와대 인근에 선교비전센터를 짓는 것이 남은 꿈”이라고 말했다.(국민일보 2008. 5. 1.)

국민일보는“그는 청와대 내에서 선교사로 통한다. 청와대에 기도와 찬송가가…”라고 보도했다. 주 차장의 발언은 놀라움을 넘어 무서울 정도이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것이다. 교회 장로인 주 차장은 작년 8월 당시 한국기독공직자선교연합회 회장이며, 이 단체는 지난해 4월“공직사회가 복음으로 가득 차게 하소서”라고 기도 하기도했다.
목사인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 수석은 한 개신교 모임에 참석해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사탄’이라고 불렀다. 양식있는 공직자는 시민들이 정부정책을 비판해도 사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개신교 목사이기 때문에 사탄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사탄’은 악마와 같이 매우 경멸적인 표현이다. 나아가 없어져야 할 대상에게나 쓰는, 그러므로 함부로 써서는 안 될 말이다.
장로인 주 차장과 목사인 추 전 수석의 발언은 개신교의 이분법적 사고의 산물이다. 우리 편이 아니면 적, 선교해야 할 대상과 그렇지 않은 대상으로 나누는 전형을 그대로 드러냈다. 개신교의 이런 사고방식 때문에 많은 국민들은 모든 종교를 싸잡아 편협증에 빠져 있다고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종교는 삶의 지침이 되기 때문에 신념화되며, 그 신념은 자칫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종교는 많은 사회적 기여와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때론 경계와 비판의 대상이 된다. 특히 많은 권한을 지닌 공직자와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편협한 종교관은 갈등을 불러와 국민들의 에너지를 허비하게 만든다. 지금 우리는 그 상황을 피부로 생생하게 겪고 있다.

갈등을 일으키는 수준에 그친다면 이것도 큰 불행이지만 그나마 다행이겠는데, 상황은 더 심각하고 중차대하다. 종교간 갈등을 유발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종교간의 갈등 국면을 조성해 이득을 보자는 계산인 것이다. 추 전 수석이 촛불시민들을 사탄이라고 말한 그 자리가 개신교의 행사장이었다. 촛불시민 대보수적 개신교의 갈등·대립 국면을 노린 것이라고 보인다. 혹 염두에 두지 않았을지라도 대립 국면이 만들어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추 전 수석은 또‘운하 전도사’다. 불교계는 대체로 운하 건설에 반대한다. 이에 따라 일부 언론에서는 운하를 놓고 개신교와 불교의 갈등 국면이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전하고 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교체한 인사 발표 후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6일 23일 발표한 논평에서“추부길 비서관을 외부에 배치하고, (운하 추진론자인) 박형준 홍보기획관을 청와대 내부에 배치하여(청와대 안팎에) 새롭게 운하 추진 세력을 구축하려는 계획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기 어렵다”고 경계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이 이 같이 경계한 것은 운하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이 대통령의 태도에서 기인한다. “국민이 반대한다면 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 말은 찬성론을 부추겨 추진하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추 목사가 그 역할을 맡아 이 대통령의 지지층인 개신교인들을 운하 찬성 측으로 몰고 갈지도 모른다는 우려인 것이다.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랐지만, 이미 공직사회는 선교의 장이 되었으며, 공직이 선교를 위한 방편이 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 대통령이 장로이고, 상당수 개신교인들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시절‘서울시 봉헌’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청계천 물길 공사를 마무리하며 공식 준공식을 하기도 전에 목사들을 불러 예배를 했다. 주 차장과 추 전 수석의 발언에는 이 대통령의 언행이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
면 이 대통령이 나서서 종교편향을 절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하며, 불교계는 이 대통령에게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해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