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동자구도의 길
선재동자는 적정음해주야신에게 권유받은 수호일체성증장위덕주야신(모든 성을 수호하는 밤의 신)의 처소로 향했다. 가까이 가니, 용모 괴이한 야신(밤의 신)이 머리를 곤두세우고 노려보듯 사자 연화좌에 앉아 있었다. 야신을 둘러싼 다른 신들도 날카로운 눈매로 곧 공격할 것 같은 태세를 취하고 있고, 연화좌의 사자도 금방이라도 으르렁거릴 것 같다.
‘이 야신에게 보살행을 물으면 과연 가르쳐줄 수 있을까?’
선재동자는 합장하고 야신을 우러러보며 보살행에 대해 여쭈었다.
“착한 이여, 나는 보살의 매우 깊고 자유자재한 묘한 음성 해탈을 얻었다. 큰 법사가 되어 걸린 바 없이 법을 설하는 것도 여래의 법장을 중생들에게 열어 보이기 위함이고, 서원을 세워 큰 자비의 힘을 얻은 것도 일체 중생을 보리심에 머물게 하기 위함이고, 일체 세간에서 법 구름이나 태양이 되어 나타나는 것도 널리 세간을 비추어 중생에게 착한 뿌리를 내기 위함이다. 또 가지가지 경계에서 마음의 청정을 생각하는 것도 모든 착하지 못한 업을 없애기 위함이며, 여러 선지식을 섬기는 것도 중생을 부처님의 가르침에 안주시키기 위함이다.
착한 이여, 나는 모든 중생에게 이러한 법을 베풀어, 금강역사와 같은 부처님의 큰 힘으로써 모든 번뇌와 업의 산을 깨뜨렸다. 이때, 나는 열 가지 관찰에 의해 법계에 통달할 수 있었는데, 그 열 가지란 (1)광대한 지혜광명을 얻기 위해 법계가 한량없는 것을 알고, (2)모든 여래의 신변을 보기 위해 법계가 가이없음을 알고, (3)모든 불국토에 들어가 여래에게 공양하기 위해 법계가 무한한 것을 알고, (4)모든 세계 바다에서 보살행을 나타내기 위해 법계가 무한계인 것을 알고, (5)끊이지 않는 여래의 지혜 바퀴에 들어가기 위해 법계가 끊임없는 것을 알고, (6)어떠한 중생의 원에도 각각으로 응하여 여래의 음성 바퀴에 들어가기 위해 법계가 한 성품인 것을 알고,
(7)여래의 서원이 모든 중생을 두루 교화하기 위해 법계의 성품이 깨끗한 것을 알고, (8)보현의 묘한 행을 두루하기 위해 세계가 모든 중생에게 두루함을 알고, (9)보현의 묘한 행을 장엄하기 위해 법계가 한 가지로 장엄되어 있는 것을 알고, (10)모든 지혜의 착한 뿌리가 법계에 가득하여 때묻지 않고 멸하지 않기 위해 법계가 멸하지 않는 것을 알았다
나는 이러한 열 가지로 법계를 관찰하여 착한 뿌리를 모으고, 부처님들의 위대한 덕을 알고, 여래의 부사의한 경계에 들어갔다. 이렇게 얻은 열 가지의 큰 위덕다라니 바퀴로 중생들에게 묘한 법을 설한다. 듣는 지혜법, 생각하는 지혜법, 닦는 지혜법을 설하고, 하나 있는 법을 설하고, 일체 있는 법을 설하고, 일승에 여의는 법과 일체승에 여의는 법을 설한다. 이와 같이 불가설 법문으로써 중생을 위하여 법을 설한다.
착한 이여, 나는 이러한 셀 수 없는 방편 법문으로 중생에게 법을 설하고, 그로 인해 여래의 차별 없는 법계 바다에 들어가서, 위없는 법을 말하여 중생들을 법계의 진리바다에 들게 한다. 그 뿐이 아니다. 내가 얻은 보살의 깊고 자유자재한 묘한 음성 해탈은 생각에 방편문을 증장하고, 생각 생각에 온갖 법계에 충만하다.”
선재동자는 야신이 설명하는 보살의 해탈을 듣는 사이, 보살의 매우 깊고 자유자재한 묘한 음성 해탈을 얻어, 그지 없는 삼매문의 바다에 들고, 광대한 다라니 바다에 들고, 보살의 큰 신통과 광희를 얻어, 온몸이 환희로 넘쳐흐르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