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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보살의 마음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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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야기 - 황수경 2008년 06월 316호
해인사 성찰- 보살의 마음 되기
황수경 / 동국대 선학과 강사

어느새 올해도 절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참 빠르게 간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람이 있고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자신의 삶을 조용히 살펴보는 시간이나 참회하는 시간은 참으로 귀합니다. 특히 부처님법에 비추어 자신의 언행을 성찰하고 배우고 노력하는 마음과 실천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것이 아닐까 합니다.

“20년 후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하면서 저명한 작가 마크 트웨인은“앞으로 20년 후에 당신은 했던 일보다는 안한 일에 대해서 더 실망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호스피스를 하는 분들의 말씀을 들어도 누구나 예기치 않게 죽음이 닥칠 때 후회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고 싶었지만 막상 하지 못한 일, 해야하는 줄 알서도 못한 일이 가장 가
슴 아프게 한다고 합니다.

불자로서 해야 하는 일은 어떤 것일까요. 바로 나 중심의 중생심을 조복받아 보살의 마음, 부처님의 마음으로 바꾸어 가는 것입니다. 불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동체대비의 정신과 보현행원, 나에 집착하지 않는 아름답고 진실한 마음으로 타인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 바로 대승보살의 자비로운 마음과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교리와 경전 말씀으로는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인간관계의 문제도 결국은 내가 지어놓은 탓이니 나부터 돌아보고 참회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흔쾌하게 실천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완고하게 나 중심으로 살아온 습관을 바꾸고 아상을 놓는 일은 어렵습니다. 타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사랑을 나누는 노력은 미루곤 합니다. 핑계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여유가 없어서 나중에 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나만 생각하기도 힘들다, 좀더 여유가 생기면 그때 남들도 생각해보자, 대화할 시간을 내보자, 내일, 내년에 하지 뭐, 노후에 하지, 그때 가서이야기 해야지, 사과해야지, 용서해 주어야지, 사랑한다고 말해주어야지---.

그러나 그 내일은 영원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을 하기에는 안타깝게도 너무 늦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편이었는데 내가 암이라 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직장 생활이 전부인 것처럼 살았는데, 얼마못 산다고 생각하니 이제야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못 보낸 것이 한이 됩니다--.”

한 사십대 거사님의 눈물 어린 고백입니다. 우리는 어떤 고통이나 아픔이 닥친 후에야 혼자만 살 수 없음을 실감하며 사람 귀한 줄을 알고 참 된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 남에 대해 무관심하다가 내가 이렇게 힘드니 다른 사람도 그렇겠구나 하고 비로소 타인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 일을 겪고 나서 제가 정말 사람 되었지요”하는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도 있지만 사실 문제와 고통이 오히려 인생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는 사람들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우리 불자들은 꼭 역경계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외로울 때까지, 고통과 문제가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혹은 더 나이 들어 힘이 없을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세상에는 너무 뼈아픈 일들이 많고, 후회했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아 함께 피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교도소 상담을 하는 저로서는 마음의 정진을 게을리 하거나 업장을 녹이지 않는 대가가 때로 너무나 가혹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이분들이 미리 중생심을 조복받아 진실한 보살행을 하여 이 끔찍한 일을 줄이거나 방지할 수 있었다면 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번쩍 듭니다. 나에 집착하고 나만을 생각하는 마음은 결국 자신에게 해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부지런히 자신의 이기심을 돌아보면서 타인의 마음을 이해해 보고 배려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상대성 이론을 발견하여 과학의 역사를 바꾸어놓은 천재 아인슈타인은 불교에 심취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사실은 인간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내적, 외적인 생활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 위에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깨닫는다. 그리고 내가 받은 만큼 돌려주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가를 알게 된다.”
우리는 어떻게 받은 공덕을 돌려주고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겠습니다.
세상은 이미 지구촌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감성지능(EQ)이 나오더니 사회지능(SQ)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사회지능은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더불어 살며 타인들과 공감하고 협동하는 능력입니다. 그것이 사회에서도 인정받고 평가받는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불자들이 지향해야 할 대승보살의 마음은 이제 21세기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 동안 어떤 마음으로 타인들을 대해 왔는지 한번 깊이 성찰해 봅시다. 그리고 혹시 미처 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점이 있다면 더 이상 기다리지 말고 한번 나라는 상을 내려놓아 봅시다. 연말까지 기다리지 말고, 혹은 너무 늦어 후회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오늘 나의 아집을 버리고 이야기해 봅시다.

“사랑합니다.”“미안합니다.”“당신을 용서합니다.”어느 108참회문에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비가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감사한 마음으로 절 올립니다”라고요.

보살의 마음이 되고 보살행을 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원효 스님의 경책 말씀이 가슴을 때립니다. “몇 생이나 닦지 않았거 늘 헛되이 하루하루를 보내며, 얼마나 허망한 몸으로 살았거늘 일생을 닦지 아니하는가. 황급하지 아니하며 황급하지 아니한가.”부처님처럼 살고자 하는 불자의 진실한 뜻과 행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강력한 힘입니다.

해인과 인연 되신 여러분, 모두 성불하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