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이 진리일지나, 진리의 이치를 보고도 알지 못하고, 듣고도 알지 못하는 것이 또한 중생의 미혹함이다. 시방삼세十方三世 무량한 부처님의 팔만사천 법문이 어리석은 중생의 그릇에는 채워지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루나존자富樓那尊者는 석가의 십대제자 가운데 설법을 가장 잘하는 아라한으로서 처음 출가하여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證한 뒤, 법화法華인 연주因緣周의 설법을 듣고 대승으로 회향하였다. 법화경오백제자품法華經五五白弟子品에서는 석가세존이 존자를 가리켜 설법하는 자 가운데에 제일이라 하였으며, 미래에 성불할 것을 수기 받아 법명여래法明如來라 하였다.
법명法明이라 함은 법을 밝게 밝히는 것을 말하니, 눈앞의 진주를 알아보지 못하는 중생을 위하여 이를 알게 하여 주는 것이 보살의 방편이다. 부처님의 법과 진리가 아무리 수승하여도 미혹함이 이를 가려 깨닫지 못하므로 중생의 언어로 알게 하는 것이 보살의 셜법說法이다.
보살의 설법은 큰 그릇을 가진 이에게 작은 음식을 주지 않고, 작은 그릇을 가진 이에게 많은 음식을 주지 않는다. 보살의 설법은 큰길로 기려는 이에게 작은 길을 안내하지 않으며, 큰 길을 두려워하는 자에게는 작은 길을 인도한다. 또한 큰 바다를 소 발자국 안에 가두지 않으며 수미산을 져자씨 안에 넣으려고 하지 않는다. 보살의 설법은 유리와 수정을 혼동하지 아니하며 중생의 근기를 가려 그대로 설해진다.
법을 설說하는 것은 진리의 직역이 될 수 없으며 진리를 위한 방편이다. 석가세존의 깨달음이 위 없는 것 이겠으나 이를 중생에게 설하여 전한 부루나존자의 공덕이 그 깨달음에 미치지 못할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