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소나무 숲길을 지나 해인사 입구에 들어섰다. 초봄의 화사한 햇볕…. 그리고 뺨을 스치는 바람이 상쾌하다. 일상적인 사회생활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스님과 함께 행선行禪을 한다니… 더욱이 불교신자가 아닌 나에겐 너무나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산과 사찰이 좋고 불교방송을 통해 우연히 들었던 부처님의 가르침이 마음에 와 닿아 템플스테이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사찰행사를 찾아 다녔던 보람이 있었다. 마음 한 구석에서 출렁이는 기대감을 감출 길이 없다. 또, 한편에선‘잘 따라할 수있을까?’하는 근심도 살펴진다.점심공양 후 12시부터 시작되는 자비행선에는 3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했다. 혼자 오신 분도 있고, 부부가 또는 가족들이 함께 온 분들도 보인다.
해인사 주지 현응 스님의 법문을 듣고, 마당의 해인도를 먼저 돌았다. 그리고 스님을 따라 나선 길, 어느덧 솔숲 오솔길이 나타났다.
‘봄과 나’에 대해 생각하면서 걸어보라는 주지스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초봄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오솔길이다. 처음에는 주위 경관에 심취되어 그저 좋기만 할 뿐,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모르게 자연과 한 몸이 되어 호흡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속의 잡다한 상념들이 말끔히 씻어지는 듯 했다. 그리고 수많은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50대 중반이 된 나, 무엇이 그리소중했던가? 또 무엇을 위해 그렇게 살아왔던가? 앞으로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만물을 소생시키는, 이리도 좋은‘봄’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고 또 어디로 가는가?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또 어디로 가는 것인가? 과거,현재, 미래가다르지도않은데…. 물음표만 가득하다.
출발한 지 30여분이 되었을까? 지족암이다. 현응 스님이 지족知足의 뜻을 설명했다. “자기의 만족이 타인의 불행이나 불만이 되어서는 안된다. 자기의 분수를 지켜 만족할 줄 아는 것이‘지족’이며, 이웃과 다 함께 만족을 공유하는 것이 지족의 진정한 뜻이다. 이는 자비慈悲의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된다”는 말씀이었다.
난 진정한 지족知足을 하였던가? 어떻게 만족하며 살아왔던가? 자신을 되돌아 봤다.
삼선암과 금선암에 이르는 계곡길에 들어섰다. 억겁의 세월 동안 물에 깎여 부드러워진 곡선의 바위를 타고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와 새소리, 바람소리에 흠뻑 취해 좀 전前의 복잡한 상념想念은 사라지고 나자신도 잃어버린 채 그냥 좋아서 스님의 족적足跡을 따라 걸어본다.
아름다운 자연의 경관에 빠져 자기 살핌도 잊어버리고 마는 나를 발견하고“어리석고 순진한 중생”이란 단어로 스스로를 위로 해본다.
‘해인사 1번지’와 같은 상징적인 암자인 원당암願堂庵에 다다랐다. 신라시대 해인사 창건을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오늘날의 공사감독 사무실과 같은 역할을 겸했다는데, 절 뒤편 봉황의 날개가 병풍처림 둘러싼 산세가 풍수지리적으로 금계포란형의 명당이며 스님과 함께 일반인들도 참선을 할 수 있는 참선수행도량이 있다는 주지스님의 말씀이다.
‘공부하다 죽어라.’
큰 비석에 음각陰刻으로 새겨진 글귀에 흠칫 놀랐다. 여기서 입적하신 혜암 스님께서 남기신 법문法門이라는데, 보는 순간 마음이 얼어붙는 듯 했다. 무엇을 깨닫고 공부해야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열심히만 산다고 잘 사는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명 대사가 입적하시고 그 시호를 따서 명명되어졌다는 홍제암에서는 해인사가 고려말의 팔만대장경과 조선 임진왜란 때의 사명 대사로 이어지는 호국불교의 대표적인 사찰이라는 스님의 말씀을 들었다.
‘이 다리를 지나가면 모든 업장業障이 소멸된다.’
자비행선의 막바지에 만난 외나무다리, 그 앞의 조그만 안내팻말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업장이 무엇인지? 어떤 삶을 살아야 업장이 소멸되는 것인지? 미래의 나는… ? 또 다시 답도 없는 생각이 꼬리를 문다.
“now here”
갑자기 집사람이 한 말이 뇌리를 때린다. 이십여 년간 다른 종교를 믿고 있었으나 불교의 철학과 진리가 좋아 불교대학에 다니고 있는 내자內子가 일러준 말이다.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초석이 될 이 말의 참 뜻을 생각해봤다.
다시 해인도를 돈다. 뜻도 모른채 안내문에 적힌 법문을 읽으며 정성껏 걸어본다. 출발할 때와는 분명 달라진 마음으로 무엇인가를 기도하면서….
‘지족知足’,‘ 도솔’,‘ 자비慈悲’를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다. 글의 형태는 다르지만 그 의미는 같았다. ‘공부하다가 죽어라’는 선사의 가르침 또한 가슴에 선명히 남아 있다. 처음의 설레는 마음은 어딜 가고 이젠 많은 숙제를 안고 가는 느낌이다. ‘살찐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라’는 말이 있는데, 너무 일상적인 생활에만 얽매여‘자기 살핌’도 없이 껍데기로만 살아온 것은 아닐까?
3월 9일 초봄의 해인사 자비행선 慈悲行禪은 나에게 회한과 반성 또 다른 행복감을 줬다. 여태‘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잊고 살았던 나를 깨우친 하루였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님의 가피일까?
행사를 이끌어주신 현응 주지스님에게 감사드리며 해인사의 맑은 물과 바람을 뒤로 한 채 처음의 솔숲길을 다시 운전해 본다. 조만간 또 다시 올 것을 다짐하면서….□
해인사수련동문회 제 136회 정기법회
만일 어떤 사람이 무거운 죄를 지었지만
짓고는 깊이 스스로 꾸짖으며 뉘우치고,
다시는 짓지 않으면
능히 그 근본업을 뽑을 수 있느니라
- 불위수가장자설업보차별경-
2008년 4월 26일(토) 17:00 해인사보경당
팔만대장경강설대법회(자율적참여)
접수- 저녁공양- 저녁예불- 입재식- 스님법문(가정제사및차례) - 도반들의시간- 용맹정진- 새벽 예불- 아침공양- 회향
지산큰스님법문: 가정제사 및 차례 의미와 순서
용맹정진(22시~03시) : 자비수참 용맹정진(상,중, 하), 108예참
3월법회에서는
·부처님 열반재일에 육법공양을 여법하게 올리고 지산 큰스님의 부처님 열반재일에 대한 법문을 청해 들었습니다. 내용은《열반경》의 사구게 제행무상, 시생멸법, 생멸멸이, 적멸위락과《법화경》의 사구게인 제법종본래, 상자적멸상, 불자행도리, 내세득자멸과《대열반경》에서 곽씨 상부의 의미를 경청하였습니다.
·3월 생일을 맞이하신 법우님(청정행, 삼덕화,선정심, 수미화, 반야지)들을 위한 축원에 이어 자비수참(상, 중, 하) 철야 용맹정진을 끝으로 회향 하였습니다.
보시바라밀(2월 공양하셨습니다)
·보장(회장) 20만원, 원명심 10만원, 진현 10만원, 대경10만원
·육법공양; 향(공덕림), 등(무상화), 꽃(서경),미(떡)(성보행, 삼덕화), 과일(효광, 동운심)
☎ 문의: 사무국 011-548-8576.
홍보국 010-3690-4896, 016-332-8239
다음카페: 해인사수련동문회검색
·회비: 농협843174-51-005678 <예금주 박병도>
(법회미참석송금시10,000원)
·보현행원보시함: 농협785-01-078767 <예금주김현조>
(불우이웃. 재난금지원시사용)
해인사수련동문회장 보장 전완중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