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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아야 할 이명박 정부의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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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해인 편집실 2008년 03월 313호
축복받아야 할 이명박 정부의 출범

2월 25일 대한민국의 제17대 대통령으로 이명박 당선인이 공식 취임했다.
이와 함께 새 정부도 출범했다. 그런데 불안하다. 정부조직법 개정이 늦어지면서 정부부처를 이끄는 장관을 임명하지 못한 채 출범했다. 국회의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새 정부 출범 후 한 달 정도는 전직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들이 현 정부의 정책을 서명해야 하는 기형적인 정부가 불가피하다. 98년 김대중 정부가 출범할 때 당시 김종필 총리의 임명동의안의 처리가 늦어지면서 내각 출범이 1주일 정도 늦어진 전례는 있지만, 이처럼 사실상의 내각 공백 상태가 긴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새 정부의 첫 걸음이 뒤뚱대는 것이 이후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어떻게 작용할까. 새 정부 발목잡기라며 야당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나오기도 한다. 선거를 통해 당선됐고, 정권을 맡았으니 정부의 틀을 짜고 운영하는 것을 새 정부에 맡기고 잘 하도록 비판하는 것이 야당의 역할인데, 의회의 다수의석을 활용해 딴죽거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야당을 비판하는 논리이다. 그러나 정부조직을 개편하면서 야당을 설득하지 못한 책임은 이명박 대통령의 몫이다. 통일부, 국가인권위, 여성부 등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산물인데, 국민들도 거부감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통일과 인권을 위한 진전된 개편이라고 본 것이다.
그런데 이를 과거로 되돌리려고 하니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작은 정부를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조직 축소의 취지인데, 미래지향적 가치를 구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정부조직 개편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 작은 정부가 최선은 아니다.
기형적인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국민들을 불안케 하는 것은 여럿 있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관내정자들의 도덕성의 문제이다. 한승수 총리지명자의 경우 경력 논란과 이어 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국회청문회에서 한지명자의 해명이 있었지만, 통합민주당은 인준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부동산 투기는 물론, 논문 표절 및 중복 게재, 자녀의 미국 국적취득 등 종류도 다양하다. 부산일보는 2월 22일‘전국에 땅 땅 땅 … 국민은 뭐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가뜩이나 새 정부에 대해‘가진 자들의 정권’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터에 구성원들의 평균 보유 재산이 39억원에 이른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한나라당 내에서 조차‘이러다 청문회가 지뢰밭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전 정부 때에는 부동산 투기, 자녀의 미국국적 취득 등의 사유로 인해 국무총리 지명자와 장관,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임명인준을 받지 못했거나 중도에 사퇴했다. 통합민주당은“한나라당이 낙마시켰던 수많은 총리, 장관 후보자에게 적용했던 기준을 이번 인사청문회에 적용하라”고 이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돈을 많이 가졌다 해서 결코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떻게 부를 축적했느냐는 검증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바람이며, 정상적인 사회의 기본원리이다. 혹 부동산 투기 등의 방법을 동원했다면 국무총리, 장관, 청와대 수석에 앉기에는 적절치 않다. 지난 30여 년 동안 우리 사회의 대다수는 부동산으로 인해 큰 고통을 겪어왔다. 평생토록 열심히 일했어도 가족들이 편하게 몸을 누일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설움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는 원인이 되었다. 이명박 정부의 장관 후보자 중에 40채의 집을 가진 사람도 있다고 한다. 정상적으로 볼 수 있을까. 수십 채의 집을 재산축적의 용도로 구입했다는 것이 정상적일까.
혹 차익을 노린 투기는 아닐까. 이런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정부의 도덕성은 정책 입안과 집행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정부는 국민의 위임을 받아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기구이다. 도덕성을 확보하지 못한 정부의 정책은 그것이 아무리 뛰어난 것인들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힌다. 설령 정책으로 만들어졌다 해도 추진이 순조롭지 못할 수도 있다. 결국 모든 부담은 국민들이 짊어지게 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중고등학교 영어 몰입교육 등도 국민들을 불안케 했다. 영어 과목은 물론 과학 등 일부 과목도 영어로 강의하도록 하겠다는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영어몰입교육은 애초 사교육 감소와 영어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인수위에서 영어몰입교육 방침을 발표하자마자 사교육시장이 요동을 쳤다. 서울 강남의 한 영어학원은 3개월간의 어학코스를 긴급히 편성했고, 급기야 조바심난 학부모를 위한 학부모반까지 만들어서 운영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반대로 아이들을 학원에 보낼 형편이 되지 못하는 서민들은‘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영어몰입교육은 이 당선인의 대선공약이다. 인수위가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영어몰입교육안을 취소했지만,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19일 열린 국무위원 내정자 워크숍에서 영어몰입교육 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잠시 수그러들었지만, 영어몰입교육은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른다.

이런 일련의 사태 때문이었을까. 이 대통령과 인수위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차갑게 나타났다. 지난 2월 19일 국민일보가 여론조사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수위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응답이 47.6%로 나타났다. 만족스럽지 않다(38.7%)는 응답보다 많기는 했으나,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인수위에 대한 평가로는 매우 낮은 수치이다. 5년 전 노무현 정부 인수위의 지지율이 84%였던 것과 비교하면 그 수준이 얼마나 낮은지를 알 수 있다.
국민일보는“이 당선인과 인수위가 영어몰입교육, 숭례문 복원대책, 정부조직 개편안 문제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고 오해라고 둘러댄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축복받아야 할 새 정부의 출범이 불안하다. 특히 도덕성을 의심 받고, 국민들의 처지를 반영하지 못한 정책의 수립은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다. 특히 오는 4월의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국은 요동칠 것이다. 자칫 새 정부가 더 뒤뚱거릴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온다. 이러한 때 불교계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국민들의 소리를 정권측에 전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해야 함은 물론 도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쓴 소리를 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와 국민을 위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