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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꽃이 피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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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이야기 - 김창규 2008년 03월 313호
... 세상사! 꽃이 피는 이유 - 김창규 / 사회복지법인 불교사회복지회 수성시니어클럽 관장


천상시인 천상병 님의‘행복’이라는 시입니다.
“나는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다 / 아내가 찻집을 경영해서 생활의 걱정이 없고 / 대학을 다녔으니 배움의 부족도 없고/ 시인이니 명예욕도 충분하고 / 이쁜 아내니 여자생각도 없고 / 아이가 없으니 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 집도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

나 또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입니다. 부모님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하고, 직장이 있어 끼니 걱정 없고, 또한 직장이 사회복지기관 이어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기에 더욱 복되고 즐겁고, 가르치기도 하고 배우기도 하니 사제동행의 즐거움도 명예도 가지고, 내 몸뚱이 건강하여 어디든 갈 수 있고, 멀리 있어도 찾아갈 수 있는 벗이 있고, 적당한 재주가 있으니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고, 특히나 나에게는 꽃이 피는 진리를 가르쳐주는 부처님의 법을 가까이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내가 존재한다는 이 사실을, 내가 누리고 있는 이 모든 행복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금세 고마움이 느껴지며 연이어 다‘덕분에’라는 것입니다. 지난 시간 되돌아보고 현재에 살아 있는 나의 존재를 살펴보니, 하나하나 고맙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내가 현재 이렇게 행복한 것은, 내 심신을 건강하게 낳아주고 키워준 부모님 덕분이고, 세월 덕분이고, 직장과 직원 덕분이고, 친구들 덕분이고, 세월 가운데 인연 맺은 지인들 덕분이고, 자연과 존재하는 모든것들 덕분입니다.

더욱이 지난날 비틀거리고 넘어지고 한 덕분에 조금씩이나마 나 자신을 알게도 되었고, 그 만큼 지족知足할 줄 알게 되었으니, 과거에 상처준 사람이나 그 경험들이 현재의 나를 있게 한 것이기에, 오히려 그 사람이 고맙고 그 경험이 값집니다. 순간‘그 사람 덕분이다’생각하니, 오히려 내가 상처 준 것이 아닌가 하며 미워한 것이 부끄러워지고 미안해집니다.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한편 내가 무지하여 나에게 베풀어주시고, 이끌어주신 은혜를 망각하여 모르고 있었던 것이 있다면 용서 바랍니다. 여러분 덕분에 오늘의 제가 존재합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봐도 나의 존재와 인연 닿지 않은 것이 없고, 덕분에 아닌 것은 이 세상엔 한가지도 없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덕분에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살아가면서‘덕분’이라는 마음을 내는 가운데, 남의 것을 탐하기 전에 내 것을 내어주고, 배척하기보다는 배려하고 이끌어주고, 질투하고 미워하기보다는 용서하고 축복해주고, 권위를 내세우거나 군림하기보다는 하심下心하게 되고, 너와 나를 구분하지 않게 되고, 싸우기보다는 화합하고 도모하는 마음을 갖게 되므로 처처處處에서 관계의 꽃이 피는 것을 봅니다. 세상사 100% 긍정이면 천안天眼이 열린다고 했습니다. 그 열려진 세상 참으로 궁금합니다. 입춘立春, 우수雨水가 지났습니다. 봄이 오고 꽃이 피는 것도‘덕분’진리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