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찬 공기에 실려 가느다란 소리가 들려온다. 창문을 여니 고양이의 울음소리. 어린 녀석의 울음소리는 잠을 청하지 못하게 할 만큼 처절한 것이었다. 측은지심이들기 시작하여, 나는 아내와 함께 소리를 따라 가기 시작한다. 한 손엔 랜턴을 한 손엔 생선조각을 들고 걸었다.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설상가상으로 울음조차 낼 수 없고, 도저히 어찌할 수도 없는 더 큰 두려움에 직면하면 기존의 것들은 의미를 잃고 만다. 연기가 공기 중에 흩어지듯 흔적조차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본인의 힘으론 어찌할 수 없는 상태에 도달했을 때, 본인과 타인의 의지가 전혀 미치지 못하게 되는 상태이다. 이 순간이 바로 바닥이다. 더 이상의 바닥이 없을 때 그러한 상태에 놓일 때 비로소 갈림길이 나타난다. 의지나 생각, 마음이 작용하지 못하는 순간에 어느 길을 가게 된다. 갈림길을 인식하지 못한 채 우린 이미 어떤 길을 걷게 된다. 이것은 훈련된 의지에서 나온 선택이 아니다. 시간을 지내며 체험을 하는 동안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도달한 그 바닥이 생생하게 남게 된다. 나는 이때부터가 공부의 시작이라고 본다. 진리는 무엇인가? 어디에 있는가? 난 지금 한 세상 살면서 진리를 갈구하지 않았던 시간들을 돌이킨다.
낭떠러지 난간에서 울고만 있었던 때를 떠올린다. 평소 내가 존경하던 이도, 혹여 나를 증오했던 이도, 나와 피가 섞인 가족도, 막역한 지인도, 그 누구도 이와 같은 상태로 나를 데려다 놓지 못했다. 오직 스스로 어떤 상태에 도달하게 되며, 함께 그 상태에 있을 수도 없다. 참으로 냉정하고 엄연하다. 바람에 촛불이 꺼지듯 한 순간, 초에 빛이 당겨지듯 한 순간이다.
어둠에서 만난 고양이와 내 처지가 참으로 같다. 고양이를 보고 또 한 번 배운다. 생각이 멈출 때, 마음이 없을때, 나는 길 위에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 길에 대해 탐구探究하게 되었다. 현재 나는 글자에서 찾지 않고, 음성에서 찾지 않는다. 이것들을 보이게 한 그것을 보려 할 뿐이다. 진리란 무엇인가? 고통은 무엇인가? 보이는 고통보다 보이지 않는 고통이 깊다. 그러나 그 또한 새로운 시작이며, 정면으로 맞서, 보고 또 보고 샅샅이 질리도록 보아야 한다. 또 다시 낭떠러지에 웅크린 채 울지 않기 위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