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淨甁이란 범어梵語로 kundikida라하며 정淨한 물을 담는 가늘고 긴 목을 가진 물그릇이다. 본래는 승려가 지니는 18지물 중 하나이던것이 차츰 부처님 앞에 정수를 바치는 공양구供養具로서 그 용도가 확대 되었다.해인사성보박물관 소장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정병은 전형적인 고려시대 정병의 형식을 따르고 있는 유물로 귀때는 손상되었으나 나머지 부분은 완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 제92호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정병과 유사한 형태로서 매우 격조가 높은 작품이다. 당대에 이르러 크게 발달한 은사기법銀絲技法의 정교함이나 은입사銀入絲된 문양의 형태에서는 세련미와 우아함이 돋보인다.
풍만한 몸체와 매끈하게 빠진 긴 목 위로 뚜껑형태의 둥근테가 보이고 그 위로 다시 대롱형의 첨대尖臺가 솟아 있다. 정병은 전체적으로 비례감각이 뛰어나고 목과 어깨의 곡선이 유연하여
여성적인 인상을 풍긴다. 첨대尖臺에는 뇌문대雷紋帶와 당초문唐草紋을 은입사銀入絲하여 돌리고 병목甁目과 어깨부분에는 봉황문鳳凰紋과 여의두문如意頭文등이 은입사銀入絲되어있다. 여의두문如意頭文은 포류수금문과 함께 고려시대 정병에서 널리 사용된 문양이다.
동체에는 강변의 언덕 섬 위에 굽어진 큰 버드나무가 있고 주위에는 무성한 갈대와 수초 등이 솟은 크고 작은 섬과 그 사이를 여러 마리의 물오리가 날아가고 있다. 또한 잔잔한 물 위에는 한가로이 노니는 물오리와 고기잡이배, 낚시꾼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동체상단에는 하늘을 나는 기러기의 모습이 서정적인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
이문양紋樣은 도안화되었다기보다는 매우 회화적繪畵的이고 사생적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처럼 원근법과 필요없는 부분을 과감히 생략한 구도의 묘미가 생동감을 준다.
이처럼 형태가 안정되고 긴 목이 알맞게 줄어든 점과 회화성이 높은 문양의 배치로 보아 고려문화高麗文化의 전성기에 제작 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