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이름값을 해야겠다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이달의 이야기 - 황지현 2007년 10월 308호
삼세업장이 다 녹아진다 “자민고, 자민고, 대자민고.”
동이 채 터오지 않은 새벽의 법당에서 80여명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곧 지금까지의 죄를 사한다는 말과 함께 향불로 약간 팔을 지지는 의식이 행해졌다. 스님께서 향불로 팔을 살짝 태우실 때 여자는 오른쪽 팔, 남자는 왼쪽 팔을 태우시는 까닭에 나의 오른쪽 팔에는 자그마한 향불 자국이 남았다. 전에도 한 번 참가한 적이 있어 그다지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향불이 팔 바로 위에 있을 때 두려운 마음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향불로 팔을 지짐으로써 여태까지의 죄가 씻어진다고 생각하니 왠지 안도감이 들었다.

몇 가지 의식 뒤 드디어 계를 받을 차례가 왔다. 우리가 받을 계는 살생하지 말 것, 도둑질하지 말 것, 음행하지 말 것, 술에 취하지 말 것, 거짓말하지 말 것의 다섯 가지였다. 사실상 우리 나이 또래들에게는 그다지 와닿지 않는 내용이 많았지만 이 다섯 가지는 불교를 믿는 신도가 지켜야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사회인이 되어서도 꼭 지켜야 할 기본적인 덕목이기 때문에 성장하면서 머릿속에 새겨 두어야 할 조목들이라고 생각되었다.

살생하지말라, 도둑질하지말라, 음행하지 말라, 술에 취하지 말라, 거짓말 하지 말라는 것은 매우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실상 제대로 지키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특히 거짓말하지 않고 술 취하지 않는 것은 사회생활을 하는 중에 철저히 지키기는 어려운 것들일 것이다. 하지만 절제하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꼭 지켜야 할
것들이기에, 어기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기대하던 계첩을 받는 것은 거의 마지막 순서였다. 계첩에는 불명과 5계 등이 있었다. 나중에 확인해본 나의 불명은 ‘금강’이었다.

‘금강’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이름이다. 애니메이션의 여주인공 이름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다이아몬드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며 그 유명한 금강산의 이름이기도 하다. 솔직히 처음‘금강’이라는 이름을 보았을 때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금강이라는 단어가 실제 이름으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뜻이 별로 없는 단어라고 생각했던 것이 두 번째 이유였다. 이처럼 금강이 그저‘단단함’을 생각했던 나는 그 속에 담긴 숨은 뜻을 찾아본 후, 금강이라는 단어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음을 알고는 몹시 놀랐다. 금강은 다이아몬드가 모든 물체 중 가장 강한 것처럼, 최상의 지혜로 일체의 번뇌망상을 다 제거하여 최상의 경지에 도달함을 뜻하고, 비로자나불의 지덕을 비유함에 사용된다고 한다. \'금강\'이라는 불명에 좋은 뜻이 많은 것이 기쁘기도 했지만 그 이름은 나 자신을 부끄럽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금강의 지혜와 덕은 자신이 드러내지 아니하는 겸손과 하심 속에 밝게 스스로 드러남의 미덕을 갖추고 있다. 지혜가 무르익으면 송곳이 주머니 속에서 드러남과 같이 때가 되면 스스로 많은 이들에게 드러날 것이니 겸손하고 또 겸손할 때 금강의 아름답고 훌륭한 면모는 더욱 빛날 것이다’라는 구절 때문이었다. 이 구절을 읽어본 내 귀에는‘겸손하고 또 겸손할 때’라는 말이 메아리치는 것만 같았다.

조금 잘한 일이 있을 때는 우쭐거리고 다른 사람이 나보다 조금 뒤떨어진다고 여길 때 그의 손을 잡아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비웃던 나의 모습이 부끄럽게 여겨졌던 탓이었다. 별로 잘한 것도 없으면서 빳빳하게 자존심을 내세우던 나 자신을 고쳐나가 주머니 속에서도 예리함을 빛내는 송곳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금강’이라는 불명은 금강의 지혜와 덕을 성취하여 많은 이들의 고통을 제거하고 안락과 행복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세상을 밝히라는 뜻이라고 한다. 물론 그러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단단한 다이아몬드 원석을 가공하듯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세상을 밝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진실로 훌륭한 일이기에 그러한 노력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되었다.

말씀처럼, 나는 이름값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대승기신론> 강의
제7회 팔만대장경강설대법회

법보종찰 해인사에서는 지안 큰스님(은해사 승가대학원장)을 모시고 10월 27일 토요일 <대승기신론> 강의대법회(제7회팔만대장경강설대법회)를 봉행합니다.
<대승기신론> 은 현실생활 가운데에서 깨달음의 세계로 이끌어줄 대승불교의사상서중에서 가장 뛰어난 논서로서 우리의 본 마음을 살펴보고 본 마음의 근원으로 되돌아갈 방법을 드러내고 있는 수행서입니다. 일체 모든법이 펼쳐지는 방식에 대한 바른 이해와 온갖 번뇌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시간이 되실 것입니다.

일 시: 2007년 10월 27일 토요일 오후7시~9시
장 소: 해인사보경당
동참비: 1만원(1회)
문의처: 해인사포교국(055) 934-3110
※당일‘해인사비로자나무생계수계법회’관계로 법회 시간이 변경된 점 양해바랍니다.


<<법보시 하셨습니다(9월)>>

부산 변이숙 30,000원
부산 우복자 30,000원
김희진 10,000원
김병호 30,000원
제주양형진 5,000원
샌프란시스코류효인 30,000원
인천주혜련 3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