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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 - 종현 2007년 10월 308호
한 달 있으면 해인사 큰 불사인 무생계 수계법회가 있다.
수계식 하면 계율에 의한 속박이라는 생각보다는 법명 하나 받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또한 연비 한 방에 삼세업장이 다 녹는다 하니 어느 누가 수계를 거부하랴!
법명을 받고 뜻을 새기며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이름 따라 닮아가게 된다.

법명 중에는 재미있으면서 심오한 뜻을 가진 이름들이 많다.
그중 몇 명을 소개하자면
석두石頭스님, 돌머리 스님은 진짜 이름과 잘 맞는 스님이다. 개인의 명예가 있어 더 이상은 말 못하겠다.
지금 광주에서 무던히 주지 소임을 잘 보고 있다.
초제招提스님, 재를 지낼 때 첫 번째 재를 초재라 하는데 이 스님 대적광전에서 3년째 열심히 목탁을 치며 재를 지내고 있다.
만우卍雨스님, 얼마 전까지 기획국장 소임을 봤던 스님인데 스님 절에 가실 때면 언제나“만우절에 가자”하신다.

도반스님중에 무명스님이 있었다.
이름‘무명無名’. 범상치 않은 이름. 뭔가 있어 보일것 같은 이름. 이 이름의 사연은 이렇다.
행자생활을 여법히 마치고 은사스님도 훌륭한 스님으로 모셨으나 어찌된 일인지 행자교육일이 다가올 때까지 법명(이름)을 받지 못했다. 할 수 없이 급한대로 행자 교육원에 입교하여 첫날 갈마(면접)를 받게 되었다.
“행자는 이름이 뭔고?”
“예, 아직 은사스님께 이름을 못 받았습니다.”
“어허, 이름이 없어? 이름을 못 받고 행자교육을 어떻게 들어오누. 이런.”
골똘히 생각하시던 갈마스님께서 말씀을 이었다.
“이름이 없다…그럼 오늘부터 너를‘무명無名’이라 해라.”
이때부터 스님 법명이‘무명’이 되었다.

이 스님 처음 만날때가 기억난다.
“저는 종현스님입니다. 스님 법명은 어떻게 되십니까?”
“예, 저는 이름이 없습니다.”
“예? ~ 아니, 스님 이름이 어떻게 되냐니까요!”
“예, 저는 이름이 없습니다.”
“이 시님이…지금 나 상당히 무시하시네….”
....

그날 뒤통수 지대루 맞았다.□
해우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