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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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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타 - 박재은 2007년 9월 307호
디저트 이야기 공양을먹고나면, 마지막 물 한 모금으로 게워낸 밥풀만 후룩 삼켜도 개운하다. 절밥은 양념으로 범벅하지 않은 맛이라 입에 잔 맛이 남지 않아서다. 생활 중에 먹는 밥은 갖은 양념이 들어가서 식후에 입이 개운치 못하다. 그래서 커피를 마시고 단것을 찾는다. 식후에 산뜻한 먹을거리를 찾는 것은 만국의 공통. 나라마다, 문화마다 식후에 먹는 디저트 메뉴가 다양하다.

한국

한국 음식은 디저트 메뉴가 별로 없다는 불평을 종종 듣지만, 사실 토종 디저트는 종류가 아주 많다. 다만, 세대가 바뀌면서 점점 그 매력이 홍보 수단을 잃고 있을 뿐. 일단 종
류가 많은 차 종류가 온, 냉으로 있다. 입 안이 화사해지는 오미자차나 단 맛이 부드러운 모과차는 이름만 들어도 입 안이 개운하다. 잔칫집 메뉴에서는 식후에 떡이 빠질 수 없는데, 그 종류를 말하자면 끝이 없다.
유자랑 대추를 잘게 썰어 덮은, 단호박을 삼삼하게 올린, 쑥을 왕창 갈아 넣은 반죽으로 만든, 꿀에 섞은 깨가 숨어 있는, 고소한 콩이 통째로 씹히는… 떡. 한국식 디저트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율란이나 대추초와 같이 과실 한 알을 통째로 먹게 만든 숙실과 종류도 있다. 잘 익은
밤을 익히고 으깨서 다시 밤 모양으로 빚은 다음 꿀이나 으깬 견과류를 덧 입혀 만드는 율란, 설탕물에 조린 대추에 잣을 씨처럼 박아 또르르 말아낸 대추초는 프랑스 정찬에 따라 나온다 해도 손색이 없겠다.

프랑스

프랑스식 최고의 디저트는 디저트 와인. 특수한 포도종과 공정으로 인해 당도가 무척 높아진 와인을 말한다. 화이트 와인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꿀처럼 진한 호박색을 띠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당도가 높아서 입 안에 남아 있던 고기나 생선, 야채 맛이 한 모금에 싹 잊혀진다. 그래도 프랑스의 남녀노소가 가장 사랑하는 디저트는 초콜릿. 사치스럽던 왕정 시대부터 상류층을 위주로 소중히 여겨져 온 초콜릿은 프랑스인들에게‘먹을 수 있는 보석’과 같은 것. 순도가 높은 초콜릿을 중탕으로 녹여 우유를 부어 희석시켜가며 먹는 핫 초콜릿은 그 높은 열량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사랑받고 있다.
녹인 초콜릿에 크림과 바닐라 빈으로 향을 더하는 초콜릿 무스도 전형적인 프랑스식 디저트. 자장면 곱빼기를 먹은 사람처럼 입술이 까매져도 행복하기만 한 맛이다. 낙엽처럼 바삭 부서지는 프랑스식 파이나 빵 중간에 생과일을 조려 바르고 신선한 크림으로 겉을 장식한 케이크는 서양 음식의 디저트에 관한 교본이나 다름없다.

기타

일전에 터키식 식사에 초대되었을 때는 후식으로 먹은 피스타치오 과자가 기억에 남았었다. 색이 선명한 피스타치오를 듬뿍 으깨서 떡처럼 말랑하게 만든 과자로, 매우 달아서 한두 개만 먹어도 쓴맛으로 유명한 터키식 커피를 찾게 되더이다. 서울 모처의 이란인 사장님이 만드는 카레집에 가면 꼭 먹어야 하는 디저트가 있는데 묘한 꽃 향이 나는 달콤한 주스에 계란으로 만든 노오란 빵을 넣은 것이다. 바닐라 향과 계란으로 밤톨만하게 반죽한 빵을 향기로운 주스에 적셔 먹으면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 그래서 맵기로 유명한 그 집의 카레를 먹고 나면 딱 어울린다.
미국 사람들은 얇고 딱딱한 파이껍질 속을 체리나 호두 등으로 가득채워 굽는 홈 메이드를 좋아한다. 식사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이들은 큼직하게 자른 파이 한 조각에 아이스크림을 곁들이기도 한다.
이탈리아인들의 거주 역사가 오랜 뉴욕은 그들의 영향을 받은‘뉴욕식 치즈 케이크’로 유명하기도. 디저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이 일본 사람들. 차마시는 습관이 생활화 되어 그런지
차와 곁들여 내는 다과류가 끝없이많다. 한천으로 굳혀 만드는 녹도 양갱, 팥 양갱, 고구마 양갱 등은 그 역사가 백 년이 된 집이 아직도 동경 시내에 있을 정도. 쫄깃한 찹쌀떡도 그 크기가 손톱만한 것부터 시작되고, 쌉쌀한 녹차에 어울리도록 단맛을 강조하여 만든 과자도 그 모양과
종류가 셀 수 없이 많다. 평범한 식사라도 그 후에 산뜻하고 보기에도 예쁜 디저트가 나오면 특별해진다.
또, 아무리 과식을 했어도 정말 입에 맞는 디저트가 나오면 남길 수 없는 법이다. 얼마 전, 제주도에 갔다가 어느 일식당에서 정성이 가득한 식사를 먹을 수 있었다. 요리사의 솜씨와 배려가 가득한 맛으로 한 그릇 한그릇을 싹싹 비워가며 먹은 후. 디저트로 파인애플 샤베트가 나왔다.
작은 크기의 파인애플을 반 갈라 속을 파내고, 그 과육으로 샤베트를 만들어 다시 과일의 속을 채운 요리였다. 정말 배가 불렀는데 다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일 샤베트를 다 먹고 나니 야채, 두부, 해산물이 어울렸던 한 판의 식사가 매듭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숭늉 한 잔이든, 떡 한 조각이든, 훌륭한 수제 아이스크림이든 식사의 마침표를 찍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