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동자구도의 길 선재동자는 창녀 바수밀다를 여러 번 뒤돌아보면서 험난국을 떠나, 다음 목적지인 선도성으로 향했다. 도성에 도착한 선재는 서둘러 거사의 집으로 갔다. 그 집에는 훌륭한 보탑이 있고, 거사는 그 보탑 옆의 의자에 앉아 명상에 잠겨 계셨다. 나이는 고희쯤 될까. 거사는 합장하며 서 있는 선재동자를 알아차리고,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착한 이여, 잘 왔구나. 나는 불열반의 끝이라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다. 여래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아무리 많은 생을 윤회하더라도, 중생을 조복하기 위한 방편이 아니라면, 열반에 드시는 일이 없다. 나는 전단좌부처님의 탑문을 열 때에, 부처님의 종자가 다함없음을 아는 삼매를 얻었다. 그것은 일념삼매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나는 생각마다 삼매에 들고, 생각마다 모든 한량 없는 수승한 일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 삼매의 경계는 어떠합니까?”
“착한 이여, 내가 이 삼매에 들면, 차례차례로 이 세계의 모든 부처님을 만날 수 있다. 가섭불을 비롯하여 구나함불, 구류손불, 시기불, 비바시불, 무상승불, 무상연화불이 잠깐 동안에 나타나시고, 또한 백부처님, 천부처님, 억만 부처님, 천만억 부처님, 내지 말할 수 없이 많은 부처님의 세계를 잠깐 동안에 다 본다. 그것도 단지 부처님만 보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들이 처음으로 마음을 내고, 그것으로 훌륭한 신통을 얻고, 큰 서원을 구족하고, 보살지를 성취하고, 인내에 의한 청정심을 성취하고, 마군들을 항복 받고, 정등각을 이루어 국토를 청정히 하고, 신통을 나타내는 가지가지 차별을, 일념에 다 볼 수 있다. 미래의 미륵불과, 현재의 비로자나불도 그 와 같다.
그러나 내가 너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다. 여기서 남쪽으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보타락가산이라는 산이 있고, 거기에 관자재보살이 계신다. 이 보살은 세간 중생을 위해서라면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시는 자유자재한 큰 신통력을 갖추신 분이다. 큰 진리에의 길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가거라, 착한이여. 성스러운 바다위에 산이 있는 보타락가산으로.
맑은 샘물이 흐르고, 보배로 된 꽃과 과일나무들이 우거진 곳.
용맹하고 장부이신 관자재보살이
중생을 인도하고, 자비를 베풀기 위해 계신곳.
가서 공덕이 어떤 것인지를 물어라.
너에게 큰 진리의 길을 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