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유산 문화재 보호에 거꾸러 가는 시민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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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해인사 법사단
2007년 08월 306호
시민단체 중 일부에서는 문화재를 관람할 의사가 없는데 사찰 땅을 지나간다는 이유로 문화재관람료를 내라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을 하면서 최근 신흥사와 법주사 앞에서‘문화재관람료 징수 거부 운동’을 했다. 지난 7월 22일에는 해인사에 와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사찰에서 문화재관람료를 받는 것은 문화재보호법에 의한 지극히 합법적인 행위이다. 이법 제44조에서는 국가지정문화재의 소유자, 보유자 또는 관리 단체는 그 문화재를 공개하는 경우 관람자로부터 관람료를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관람료는 해당 문화재의 소유자, 보유자 또는 관리단체가 정하도록 되어있다.
지난 3월 9일‘아름다운산하(공동대표 노○○. 경민대 자치행정과 교수)는 총무원장스님과 희방사, 천은사 주지스님을 도로법, 문화재보호법, 시도문화재보호조례 위반 및 묵인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담당 검사 강○○)이 수사했으나 무혐의로(범죄 인정 안됨) 고발자에게 통보된바 있다.
(아름다운산하 공지게시판 2007-05-23) 부당한 문화재관람료 징수가 아님이 수사기관에 의해 확인된 것이다. 부당징수가 아님이 증명된 것이다.
산에 가는 것이지 관람할 의사가 없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문화재는 점적인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사찰에 있는 문화재도 역사·문화·공간 등이 어우러져서 비로소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어느 석탑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고 보자.
그런데 석탑을 둘러싼 당우와 산 등 가시적인 공간적 배경, 그리고 석탑에 공양을 올리는 의식과 마음을 뺀다면 석탑은 잘 다듬어 쌓은 돌덩이에 불과하다. 숭례문이 국보 제1호인데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흥을 주지 못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소음과 자동차, 고층건물에 본래의 배경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문화유산이 숭례문과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 그나마 사찰의 문화유산은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찰에 살며 수행하는 스님들과 그 스님들을 뒷받침한 신심 깊은 불자들의 노력 덕분이다. 따라서 오히려 고마움을 표 해야하지 않을까.
시민들이 내는 년간 315억원 정도의 문화재관람료는 문화유산을 유지하고 가꾸는 데 쓰여지고 있다.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연간 150억원 정도를 사찰문화재를 보수하는 데 지원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도 부족하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800억원이 넘는 기회비용이 든다. 문화재관람료와 정부의 보수비를 합해도 문화유산을 보수하고 유지하는 비용의 절반 정도에 머문다.
나머지는 사찰에서 충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재관람료를 내지 않겠다는 것은 시민들에게 부여된 문화유산의 유지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이기도 하다. 문화재의 소유자와 보유자에게만 그 유지를 맡기는 처사로써, 퇴행적이고 후진적인 문화인식이다.
이번 기회에 문화재관람료 징수 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반론을 제출한다. 시민단체들이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국립공원의 자연유산을 지키는 데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길 당부하는 마음에 서이다.
지난 7월 10일 환경운동연합 등 5개 단체는 조계사 앞에서‘문화재관람료 징수 거부 시민행동 지침’이란 것을 발표했다.
시민단체들의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생각해 일일이 반론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으나, 지금처럼 막무가내식으로 진행된다면 우리의 문화유산 유지에도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이다.
시민단체들은 지침에서 개별보다는 단체로 입장하여 관람료 징수 거부운동을 전개하겠다고 했다. 이는 입장객의 군중심리를 이용해 관철하자는 것이다. 단체들의 주장대로 부당한 징수라면 법치국가에서 법에 의하면 될 것이다. 법에 보장된 것을 다중의 힘으로 밀고 들어가려 한다면 법치를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다.
대안의 제시 없이 다중의 힘을 이용한 것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단체들이 할 짓이 아니다. 환경운동이나 문화재 보호운동 자체가 이처럼 폭력적이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문화의 파괴다.
문화재관람료를 징수 당했을 때는 해당문화재(불화, 범종, 천연기념물)의 공개를 즉각 요구한다는 지침도 있다. 이 또한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입장 시 수장고의 유물까지 관람을 요구하지 않는다. 사찰에서 불상이나 범종은 상시 외부에 공개하고 천연기념물은 자연의 것으로 이를 누가 어떻게 은닉했단 말인지 이해가 어려운바 합당한 주장을 해야할 것이다.
국립공원 내 사찰의 임대업(주차장, 각 종 식당 및 매점)에 대한 세무신고를 요구한다는 지침도 있다. 다분히 감정적이고 편파적인 주장이다. 종교시설인 전통사찰의 수입에 대한 징수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국의 사찰, 교회, 성당의 수입을 세무조사하자는 것에 다름 아니다. 종교와 종교시설의 사회적 역할과 그 기여도를 외면하는 너무 단편적인 인식이다.
사찰 소유의 토지소유는 역사적으로 국가에서 이용권을 부여한 것이지 소유권을 부여한 것이 아님을 알린다는 내용도 지침에 포함되어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망각한 역시 해괴한 주장이다. 각 사찰의 소유 토지나 건물들이 현재 조계종 사찰의 재산으로 관련 공부대장에 등재되었음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이를 언제 어느 왕이나 대통령 재직시 이용권을 부여했다는 것인지 해괴한 주장으로 설사 그렇게 했다 해도 법적으로나 어떠한 제도로도 소유나 관리를 주
장할 수 없다. 이 주장은 언제라도 정부가 사찰의 토지나 건물을 회수조치해도 된다는, 불교재산을 강제 몰수할 수 있다는, 봉건왕조 시대적 발상이다. 불교를 감정적으로 훼손하자는 것인지 어쩌자는 것인지 저의가 의심스럽다.
다른 박물관이나 관람료와 비교해서 비싸다는 주장도 있다. 억지 지침이라 할 것이다. 문화재 보호를 주장하는 단체들의 한계성이 엿보인다. 관람료가 비싼지 아닌지는 전문가들에 의한 다방면의 표본색출과 조사에 근거 해야한다.
지금 우리의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은 각종 개발로 인해 신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립공원 내 사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지키는 첨병의 역할을 하고 있다. 수백년에서 천년이 넘도록 사찰은 문화유산을 가꿔왔으며, 자연유산 또한 사찰이 지켜왔다. 사찰이 문화재관람료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일부 시민단체들은 관람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이는 시민들을 호도하는 행위이다. 단체들 스스로가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상황을 불러들이는 꼴이다. 시민단체들이 국립공원의 자연환경과 문화재를 아끼는 마음이 있다면, 시급히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보호하려는 의지를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